동남아에 위치한 미얀마의 7월은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창 우기 시즌이다. 보슬보슬 내리는 비부터, 추적추적, 폭포같이 쏟아지는 비까지 다양한 종류의 비를 볼 수 있다. 미얀마에서 비는 더운 날씨를 물러가게 할 만큼 시원하며, 농민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보물이다. 태국의 경우 스콜같이 한번 내렸다가 해가 뜨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미얀마는 해를 볼 수 없을 만큼 한르은 구름에 뒤덮이며, 뜨거운 태양을 가려주면서 비가 내린다. 이 때문에 미얀마의 우기에는 큰 규모의 행사가 별로 없었다. 또한 우기는 모두가 쉬어가는 시간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이러한 미얀마의 우기에 ‘2018 미얀마 국제초대작가전’이 코리아 센터에서 7월 19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됐다. 전시는 사단법인 한국커뮤니케이션디자인협회가 주최했다.
<전시회가 있는 코리아 센터 전경(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미얀마는 한류열풍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늘어가는 추세다. 문화예술 분야의 활발한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문화적 부흥의 시기에 놓인 이곳에서 이번 행사는 한국 디자인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문화 미래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평화(Peace in Creation)를 주제를 바탕으로 기획됐다. 19일 행사 당일의 행사장에서는 행사를 축하하는 한인회 관계자 외 미얀마 미술에 관심이 있는 관객들도 행사에 참석해 작품을 감상하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었으며, 한국 화가 작품 외 인도 및 태국 작가의 이름으로 보이는 화가의 작품들도 섞여 있었다. 행사장의 분위기는 웅장하지도, 가볍지도 않은 분위기였다. 관람객들은 바깥의 빗소리를 들으며 작품을 감상하는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미얀마에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류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시장이 한인 학교가 있는 건물이다 보니, 아이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부터 미얀마인 보모, 도우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관람했다. 더불어 전시장이 거주 단지 내에 위치한 덕분에, 축구를 하던 젊은 사람들도 한 번 와서 보고 갈 정도로 모두에게 열려있었다. 예술 작품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었겠지만, 작품을 감상하며 저마다 좋은 느낌을 받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수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콘서트나 행사장은 아니었지만, 조용한 분위기에서 비를 피하거나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온 관람객들에게 '휴식'을 제공하고 더불어 케이팝이나 K-Food뿐만 아니라 미술 전시를 통해 미얀마 사람들에게 지식의 깊이에 상관없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식이 심긴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얀마 코리아 센터에 전시된 작품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미얀마는 일도 일도 열심히 하지만, 휴식과 여유로움도 쉽게 발견할 있는 나라다. ‘빨리 빨리’를 추구하는 한국과는 정반대의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의 경우 교통체증 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반면 미얀마는 한국만큼 바쁘지 않고, 사람들도 교통체증으로 차가 막힐 때도 ‘그러려니’ 하는 태도를 보인다. ‘빨리 빨리’보다는 ‘쉽게 쉽게’ 생각하는 모습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한국의 다양한 예술적 자산과 경험을 공유하며 교감하고, 한국디자인이 가진 역량을 보여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미얀마 사람들이 시각적으로, 또 심적으로 위로가 된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한류라는 큰 틀에서 미술 분야의 뿌리가 조금씩 내려갈 것이란 기대감도 든다. 한국 사람들은 다양한 전시회의 개최 소식을 알고 있더라도 바쁜 일상 탓에 전시를 빈번하게 관람하지 못한다. 반면 미얀마 사람들은 전시회 개최 소식을 접하지 못해 관람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이러한 미술 전시회 개최도 잘 홍보되어 많은 사람들이 관람할 기회가 증가하길 희망한다. 한편으로는 바쁜 삶 가운데 사는 한국 사람들도 비오는 날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