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 토요일, 도쿄 요쓰야에 위치한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한마당 홀에서 번역 페스티벌 2018 ‘세계의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 행사가 열렸다. 동 행사는 한국문화원과 ‘쿠온’이 주최, 한국문학 번역원의 후원으로 개최됐다. 이날 첫 번째 토크 세션 ‘책이 태어나는 현장으로부터’에서는 해외 문학을 시리즈로 간행하고 있는 출판사의 편집자들이 어떠한 시선으로 작품을 선택하고 있는가, 번역가들을 어떻게 선정하며 번역가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등의 이슈가 다뤄졌다. 등단자는 2017년부터 한국의 현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발행한 ‘정문사’의 편집자 ‘사이토 노리타카’로, ‘문학의 선물’, ‘한국문학의 선물’의 편집나다. 또한 ‘신조사’의 편집자 ‘스가이 리에코’도 등단자에 선정됐다. 리에코가 소속된 ‘신조사’는 해외 소설, 수필, 자서전, 수필 등 가장 우수한 현대 작품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발간한다. 창설 이후 20년간 세계 각국에 알려진 작가들의 150개의 작품을 소개해 왔다. 또한 ‘백수사’의 ‘후지나미 켄’과 ‘쿠온’의 김승복도 포함됐다. ‘백수사’는 현대 세계문학 시리즈 ‘엑스 리브리스’를 간행, 2009년부터 지금까지 54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3년 연속 일본 번역 대상 수상작을 배출하기도 했다. ‘쿠온’은 한국에서 널리 읽히는 소설, 시, 수필부터 문학적으로 평가가 높은 현대 작가의 뛰어난 작품을 소개하는 ‘새로운 한국의 문학’ 시리즈를 발간했다. 동 시리즈는 2011년 창간 이후 ‘채식주의자’, ‘살인자의 기억법’ 등 수많은 화제작의 번역본을 세간에 내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쿠온’의 대표 김승복 씨는 2007년부터 스스로 출판사를 설립해 일본에 한국의 책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이번 행사의 토크 세션은 번역 페스티벌 2018 ‘세계의 언어를 다루는 사람들’을 기획 시 출판사 편집자들의 목소리를 듣길 희망하는 많은 번역가들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토크 세션에서는 우선 편집자들이 작품을 고를 때의 기준에 대해 다뤘다. 핵심은 작품을 고를 때 해외의 북 페어에서 찾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일본의 에이전트들의 소개나 번역가 및 연구자들의 소개, 자신이 직접 서점에서 찾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번역가들이 직접 선정하는 일도 드물지만 있다고 한다. 편집자들은 후보 작품의 원작 전부를 읽는 것은 아니므로 번역가들의 개요가 매우 중요하다는 맥락이다. 해당 도서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해당 서적이 출판되었을 때의 예상 평가도 중요하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번역가들의 그 책에 대한 파악 상태라는 의미다.
자신이 흥미롭다고 생각한 지점을 번역가와 함께 시간을 들여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은 각 편집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출판사로서는 작품이 판매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잘 팔리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좋은 번역가와 함께 좋은 제목을 붙여 좋은 장정 등을 조합해 결과를 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작품으로는 ‘백수사’ 간행 박민규의 ‘핑퐁(사이토 마리코 역)’이 언급되었다. 그 외 박민규의 작품은 ‘쿠온’이 출판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요시하라 이쿠코 역), ‘크레인’ 출판의 ‘카스텔라(사이토 마리코 역)’, ‘정문사’가 출판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사이토 마리코 역)’ 등이 있으며, 다양한 출판사의 다양한 작품이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첫 번째 토크 세션, ‘책이 태어나는 현장으로부터’가 진행 중인 행사장 모습>
두 번째 토크 세션 ‘번역의 최전선’에서는 제1선에서 활약 중인 번역자가들이 초대됐다. 이날 초대된 번역가들은 작품이 탄생하기까지 번역가로서의 고민이나 갈등, 기쁨을 나누기도 했고, 번역가가 되기까지의 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초청된 번역가들은 영문 번역가 ‘가네하라 미즈히토’, 독문 번역가 ‘마쓰나가 미호’, 중문 번역가 ‘아마노 겐타로’, 이탈리아 문학 번역가 ‘구리하라 도시히데’, 한국 문학 번역가 ‘후루카와 아야코’였다. 가네하라 미즈히토가 사회를 맡았다. 영문 번역가 가네하라 미즈히토는 호세이대학, 마쓰나가 미호는 와세다대학 교수다. 아마노 겐타로는 대만 전문 통역 및 간문당 LLC 대표다. 구리하라 도시히데는 번역 외에 통역 및 리딩 등을 역임하고 있다. 후루카와 아야코는 간다 외국어 대학 강사다. 이날 참석한 번역가들은 번역가만을 직업으로 두지 않는 점이 공통점이었다.
각 번역가들은 “번역이라는 일은 힘들기도 하지만, 모두 그 일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있다”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 문학 번역가 후루카와 아야코는 “최근엔 박민규, 한강 등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게다가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인지도가 낮은 작가들의 작품을 일본에 더욱 소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각 번역가들은 각각의 언어로 번역 시 힘든 부분이나 현 상황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해 회장에 모인 많은 미래의 번역가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초대된 번역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번역가가 되기를 소망하는 만큼, 번역은 전망이 보이는 분야’라 전하기도 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의 책 번역 콩쿠르’ 수상식이 진행됐다. 최우수상은 ‘마키노 미카’, 우수상 ‘고바야시 유키’, 우수상 ‘요코모토 마야’에게 돌아갔다. 이번 번역 콩쿠르는 한국문학의 일본어 번역 출판 확대를 도모하며 우수한 신인 번역가의 발굴을 목표로 하며, 주식회사 ‘쿠온’과 ‘K-BOOK 진흥회’가 주최를 맡았다. 이번 콩쿠르에는 212명의 후보가 있었다. 한국어 학습자 중에는 여성이 많기때문에 이번 콩쿠르의 응모도 92%를 여성이 점했다. 응모자의 거주지는 73%가 일본, 26%가 한국이었다. 20대부터 7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응모했으며, 연령대로는 40대가 27%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24%, 30대가 24%, 50대가 20%로 20대~50대까지 거의 같은 점유율을 보였다. 번역 경험자도 76%로 다수를 점했으며 한국어 전공, 한국유학 경험도 많았다. TOPIC 6급, 한글 검정 1급 등 한국어 상급자의 비율도 높았고 응모작품의 퀄리티도 매우 높았다.
<일본어로 읽고 싶은 한국의 책 번역 콩쿠르 시상식>
일본은 흔히 ‘번역 대국’이라 일컬어진다. 최근에는 북미,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권의 작품, 소수 언어의 작품들도 속속히 소개되는 등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날 회장에도 편집자나 번역가 혹은 이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나 해외 문학에 관심이 있는 300명이 모였다고 한다. 이러한 이벤트를 통해 해외 문학, 한국 문학에 향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기를 기대한다.
<회장에 전시된 책>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