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및 중동시장에 케이팝과 K-드라마 등의 한류가 정점을 이루면서, 한국 스킨케어 제품이나 패션 소품, 액세서리에서부터 다양한 캐릭터와 생활용품까지, 이른바 전반적인 ‘Made in Korea’ 제품에 그 인기가 더해지고 있음은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특히 삼성이나 엘지 등 대기업의 전자제품이나 중동에도 이미 진출한 한국 코스메틱 제품은 중국의 저렴함을 앞세운 제품과 비교했을 때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며 ‘믿을만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이렇게 한류를 바탕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와 충성도가 높아지자, 중국이나 태국 등 아시아를 중심으로 이른바 ‘코리아 브랜드’임을 내세운 ‘짝퉁 한국 브랜드 생활 용품샵’ 브랜드가 하나둘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성공한 중저가 생활용품 샵 ‘다이소’의 컨셉에 ‘Made in Korea’ 제품이라는 점을 앞세워 한류가 뜨거운 아시아 및 중동시장을 중심으로 그 매장 수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무궁 생활’이라는 한글 이름과 함께 브랜드 네임에 한국을 의미하는 ‘KR’을 붙인 중국의 짝퉁 브랜드 ‘MUMUSO’는 2014년 상하이에 첫 매장을 낸 이래, 필리핀, 터키, 베트남 등 세계 10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UAE에도 짧은 기간에 7개의 매장을 오픈해 UAE 및 중동의 한류 열풍을 리딩하는 브랜드임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브랜드임을 강조하는 MUMUSO UAE 홈페이지 – 출처 : MUMUSO UAE>
<‘KR’이라 적힌 MUMUSO의 간판과 매장 내 판매 제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KOTRA에 따르면, 중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짝퉁 한국 브랜드 업체가 늘어가고 있는데, MUMUSO(무궁생활) 외에도 ‘코리안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표방하며 값싼 중국브랜드를 한국 브랜드로 속여 판매하고 있는 업체로는 중국의 ‘Ilahui(일라휘)’ ‘MINIGOOD(삼무)’, 태국의 ‘Arcova(이켄아기)’ 등이 있다. 이들 업체의 매장은 한국어로 된 간판뿐 아니라 매장 행사 시에는 한복을 입은 직원을 등장시켜 한국식 이벤트를 벌이기도 하는데, 한국 제품들을 그대로 복사한듯한 짝퉁 제품들이나 이들 제품에 적힌 가짜 한글 주소와 어법에도 맞지 않는 한국어를 게재한다. 이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임에 틀림 없다.
특히 최근 크고 작은 한류 행사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한류 붐이 불어오는 UAE에는 ‘MUMUSO’뿐 아니라, 두바이 및 샤자 지역에 각 1개의 매장을 오픈한 ‘Ilahui’, 두바이 Al Ghurair 센터에 곧 오픈하는 ‘Arcova’ 등의 짝퉁 브랜드까지 들어서고 있는데, 이는 중동시장의 한류 붐이 정점에 달했다는 신호임과 동시에,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업체들이 한국기업들보다 먼저 한류를 악용해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두바이에 첫 매장 오픈 예정인 Arcova(이켄아가) 매장. 태극기로 한국 브랜드임을 홍보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문제는 이렇게 한국 브랜드임을 내세운 짝퉁 브랜드들이 현지에서는 정말 한국 브랜드로 인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제품의 대다수가 저렴한 중국산 제품으로 한국의 제품을 그대로 모방했으나 그 퀄러티는 진품과 다를 밖에 없을 뿐더러, 엉망진창인 한국어로 표기된 제품 설명과 어설픈 한국 홍보 이벤트들은 한류를 좋아하는 팬들뿐 아니라, 한국 브랜드를 이들 업체를 통해 처음 접하게 될 외국인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쉽다.
<다이소와 무무소를 함께 ‘경제적 쇼핑을 위한 스팟’으로 홍보하고 있는 UAE의 미디어 – 출처 : Abu dhabi World>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렇게 짝퉁 한국 브랜드들이 UAE에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이곳에 뜨거운 한류의 파워를 입증해주는 증거일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보면, 중국업체들이 선수치고 있는 중동 한류의 활용 기회를 막상 한국인들과 한국 기업들은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짝퉁 한류 브랜드들에 대한 적절한 제재 및 소비자에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 한국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일이라면, 이렇게 한류를 이용해 앞서나가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어설픈 브랜드 대신 제대로 된 우리의 콘텐츠들을 활용할 수 있는 한국 업체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무엇보다 필요할 때이다.
※ 참고자료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7/09/0200000000AKR2018070912560000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