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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시대, 정신 건강을 이야기 하다.

2018-08-2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아이돌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그들은 연예인이라는 이상적인 기준을 충족시켜야만 하고이는 어린 아이들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고 있습니다. 

 -Jeff Benjamin, 뉴욕타임지 및 빌보드차트 칼럼리스트

 

캐나다 내 K-Po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신곡 발매나 콘서트 소식 이외에도 스타의 주변 이야기가 기사화되곤 한다.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스타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을 기회도 많아지고 있으며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생중계된다. 팬들은 아이돌 스타의 건강을 넘어 심신의 건강까지 챙기지만, 한국 아이돌 가수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들릴 때마다 캐나다 미디어에서는 한국의 K-Pop 산업 시스템과 아이돌의 정신건강에 관한 기사들이 쏟아진다. 미디어에서의 화려한 모습과 실제 사이의 간극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이는 이민자들이 거주국에서 보이는 문화적 게토 현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한국의 국가 위상과 한류의 인기는 거주국 내 한류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여전히 이민 1세가 가지는 문화충돌은 거주국 커뮤니티 내에서 충분히 융합되지 못하고 있다. 1.5세나 2세 들의 정체성과 정신건강의 문제도 여타 다른 민족들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 내 아이돌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뉴스 출처 : CBC>

 

캐나다 토론토 내 아시안 이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챙기는 홍푹(Hong Fook) 정신건강협회는 지난 816, 한인들을 대상으로 바디 앤 마인드 특별 세션을 열었다. 춤을 통해 정신건강을 도모하기 위해 2014년 시작한 바디 앤 마인드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자발적 모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몸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에도, 몸을 움직여 춤을 추는 것에 대해서 여전히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한국문화를 극복하고자 한 달에 한 번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특별 세션에서 춤 테라피스트이자 심리운동 전문가 김윤수 씨를 섭외해 사랑하는 만큼 춤을 춰라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노스욕 사무실에서 약 20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행사는 이민자들이 가지는 긴장도를 해소하기 위한 이론 강의와 실제로 몸을 움직이며 긴장을 해소하는 시간으로 구성됐다. 참가자들은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강의가 지속될수록 함께 웃고 즐겼다. 긴장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손을 두드리기도 하고, 발바닥을 움직이기도 하고, 시선을 고정하고 몸을 움직여 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함께 해보기도 하였다. 한국 전통 음악에서부터, 트로트와 신나는 비트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빠르고 강한 음악이 배경이 되었고, 20대에서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몸을 움직였다. 참석자들은 시작할 때에 비해서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고, 행복해졌으며, 모두 하나가 된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이 굉장한 도전이었음에도 모두에게 따뜻함을 느끼는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홍푹정신건강협회의 '사랑하는 만큼 춤춰라' 프로그램 출처 : 통신원>

 

 


<몸을 움직여 마음의 긴장도를 풀고 있는 참가자들 출처 : 통신원 촬영>

 

올해로 창설 36년을 맞이한 홍푹정신건강협회는 토론토 내 여러 아시아 커뮤니티를 돕는 자선단체로, 정신건강에 대한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신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당사자와 가족뿐 아니라 커뮤니티 교육까지 담당한다. 홍푹정신건강협회는 한인 커뮤니티의 건강한 정착과 생활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협회 내의 다른 민족 그룹과 한인 그룹과의 교류를 묻는 통신원의 질문에 강소연 씨는 다른 민족 그룹에서는 한국문화를 알기 원하고 함께 공유하고자 하지만, 한인 클라이언트들은 앞에 드러나거나 시선을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여러 민족들이 자신의 문화를 지켜가면서도, 타민족과 건강하게 교류하는 것이 다문화를 이뤄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춤 테라피스트이자 심리전문가 김윤수() 씨와 토론토 사회 복지사로 활동하는 엠마 임() - 출처 : 통신원>

 

한류 시대와 정신건강. 통신원이 캐나다에서 8년을 거주하며 경험한 이 간극은 어쩌면, 캐나다 내 한인 문화의 지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디를 가나 극찬을 받고 환영받는 K-Pop과 한류 현상과 달리, 캐나다 내 한인 이민자들이 보이는 끼리끼리 문화는 캐나다 내 커뮤니티 내에서도 유독 눈에 띈다. 캐나다 내 주류 사회에 당당하게 진입한 많은 자랑스러운 한인들이 있는반면, 여전히 침묵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캐나다 커뮤니티 내에서 흡수되기보다 우리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문화 교류를 위해서는 거주국의 한인 커뮤니티가 건강하게 자리매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1세와 2세의 정신 건강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의 문화가 통합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최근 토론토에서는 이러한 한인 정신건강을 다루는 모임들과 단체들이 생겨나고 이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 되고 있다. 한류의 시대라 불리는 지금, 각광 받는 소수의 문화 산업뿐 아니라 거주국의 한인들도 커뮤니티 문화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숨 쉬며 건강하게 영글어 가기를 기대한다.


  • 성명 : 고한나[캐나다/토론토]
  • 약력 : 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