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과 더불어 한국 영화들의 인기가 싱가포르에서도 뜨겁다. 기존 한국에서 흥행을 한 영화를 원작 그대로 수출하여 해외에서도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고, 최근에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현지 영화 기업과 협업하여 영화를 제작하는 방식도 떠오르고 있다. 가장 최근, 원작 그대로 수출한 <신과 함께-죄와 벌>은 앞서 언급한 인기 한국 영화의 대표 사례다. 싱가포르에서는 해당 편의 속편인 <신과 함께-인과 연>을 소개하면서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1·2편 '쌍천만 영화'라는 타이틀을 품에 안은 기록을 주목했다. 싱가포르에서도 해당 영화의 실적은 기존의 싱가포르에서 개봉 후 큰 인기를 끈 <부산행>보다도 높았다.
<싱가포르에서 개봉한 ‘신과 함께’ 관련 뉴스 – 출처 : HallyuSG(좌), Newsis(우)>
해외 현지 영화 기업과 협업하여 영화를 제작하는 사례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CJ E&M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할리우드에서 영화제작과 배급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현지 제작사들과의 공동제작 방식으로, 50억~200억 원대의 중저가 예산 작품 10여 편을 선보이기 위한 논의를 현재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도 마찬가지다. OTT 시장의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가진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옥자>를 시작으로, 총 43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드라마 <미스터션샤인>도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이다. 12월엔 2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킹덤>이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자체제작 콘텐츠가 부족한 편이라, 이렇게 국제적으로 공개되는 한국 작품들이 큰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특히 싱가포르 넷플릭스에서 개봉하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들의 경우 각종 페이스북 등의 SNS를 통해서도 해당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평을 나누기도 한다.
<넷플릭스에서 최초 공개된 영화 ‘옥자’ - 출처 : 넷플릭스>
특히 2016년부터 2017년까지, 한류 콘텐츠들은 중국의 ‘한한령’ 이후 중국 진출의 어려움이 더해짐에 따라, 동남아시아가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른 바 있다. 동남아 주요 6개국의 콘텐츠 시장규모는 2016년 기준, 472억 달러에 이른다. CJ E&M의 경우, 싱가포르에 《tvN》 아시아 채널을 두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방송 한류 콘텐츠 서비스를 24시간 제공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tvN》 아시아 시청 가구는 최근 900만을 돌파했다. 2016년 650만, 2017년 850만, 올해 900만을 넘는 등 시청 가구가 지속 증가해 1000만 돌파도 무난할 전망이다. 이러한 빠른 증가는 CJ E&M으 다양한 콘텐츠에서 비롯됐다. 현지 시청자 취향을 반영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작 중이다. 또한 한류 콘텐츠를 수준 높은 자막과 함께 송출하다 보니, 더욱 한류 콘텐츠에 친숙해지기 마련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 영화의 인기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에 개봉한 ‘너의 결혼식’은 지극히 한국적인 첫사랑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 '우연'(김영광)과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첫사랑 '승희'(박보영)의 다사다난한 10년을 그린 작품이다. 고등학생 시절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엇갈리며 오해하고 또 화해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고등학교 모습과 결혼식 모습들이 담기면서, 한국의 연애와 결혼의 실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싱가포르 청춘들에게 큰 관심을 모았다.
<영화 ‘너의 결혼식’ 개봉 소식을 알린 싱가포르의 한류 전문 매체 – 출처 : HallyuSG>
한편, 한국에서는 9월 19일에 개봉했지만, 싱가포르에서 10월 4일에 개봉 예정인 영화 <협상>은 인질범과의 협상을 다룬 영화다. 협상전문가로 출연하는 손예진과 인질범으로 등장하는 현빈이 태국 방콕을 무대로 범죄조직의 무기 밀매 사건을 배경으로 협상하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싱가포르에서 개봉 전부터 영화 전문 커뮤니티에 기대되는 영화로 리스트된 바 있다. 추석을 기준으로 대작 영화들이 개봉하는 만큼 해외에서도 한국 영화들이 더욱 선전하기를 기대해본다.
<싱가포르 영화 전문 커뮤니티에서 꼽은 기대되는 영화 ‘협상’ - 출처 : cinemaonline.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