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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추절, 월병축제, 혹은 추석

2018-09-2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이곳 UAE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추석이자 한가위인 우리의 명절은 사실 UAE를 비롯한 외국에는 중국의 중추절, ‘Chinese Mid-Autume Festival’이나 중국인들이 중추절에 먹는 전통 과자인 월병(Moon Cake)을 따 월병 축제(Moon Cake Festival)’로 흔히 알려져 있다. 해외 어디를 가나 압도적인 중국인의 수나(현지 거주인을 비롯하여 관광객까지) 도시마다 형성된 거대한 차이나타운을 보면 동아시아권의 유사 문화가 마치 중국만의 문화인 듯, 혹은 중국이 다른 근접 국가들을 대변하듯 알려진 경우가 다반사다. 한국, 중국, 일본이 풍성한 보름달을 보며 한해의 풍요로운 수확을 비는 비슷한 풍습을 가진 추수감사절이 이렇게 중추절, 혹은 월병 축제로 대표되어 알려진 것은 어찌 보면 억울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이렇게 이러한 각 나라의 문화에 대해 기업들과 공공기관들이 얼마나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두바이 및 UAE 내 중식당, 특히 호텔 및 명소 부근에 위치해 어느 정도 명성을 가진 중식당들은 하나같이 중국의 중추절을 축하하는 특별 메뉴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두바이 내 중추절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구글링한 검색 결과 출처 : 구글 검색>




<두바이 내 중식당들의 중추절 기념 프로모션 메뉴 출처 : Choithram(), Whats on Dubai(아래)>

 

실제로 현지에서는 아시아 문화에 생소한 유럽인이나 인도인들이 동양적인 문화를 접하고 즐기기 위해 위와 같이 특별 메뉴를 홍보하는 레스토랑들을 방문하는 광경을 매우 흔히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이렇게 중추절처럼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이루어지는 경우엔 유명 중국 레스토랑의 경우 발을 디딜 수 없을 만큼 예약이 차는 경우가 많다. 이에 반해, 현지 한국 레스토랑들이 한국의 한가위, 추석, ‘Korean Thanksgiving day’를 홍보하거나 특별 메뉴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추석, 한가위 혹은 Korean Thanksgiving 이라는 단어조차 현지에서는 들어볼 수 없고, 대부분 현지에 거주하는 한국인들끼리의 잔치로 끝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추석(Korean Thanks Giving)을 구글링한 결과. 어떤 프로모션도 찾을 수 없다 출처 : 구글 검색>

 

두바이를 포함한 UAE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한국 레스토랑이자 가장 최고급 한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V Hotel(W Hotel DubaiHilton계열로 인수되며 V Hotel로 변경)의 한식 레스토랑 나무(Namu)’에서조차도 추석 특별 메뉴에 대한 어떤 언급도, 프로모션도 볼 수 없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최고급 한식당 나무소개 페이지 - 출처 : 나무 홈페이지>

 

스타일리쉬한 V호텔의 31층에 위치해 두바이의 아찔한 야경을 볼 수 있으면서 UAE 최초로 멋스러운 라운지까지 겸비한 이 레스토랑은 실제로 유러피안을 비롯해 두바이의 스타일리쉬한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한식은 물론 한국 문화를 멋스럽게 전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라마단(이슬람 문화에서 한달동안 진행되는 주중의 금식 기간)에는 UAE는 물론 중동 한식당 처음으로 이프타르(Iftar,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을 끝내고 해가 진 후에 먹는 첫 식사)를 한식으로 진행해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라마단에 진행된 나무의 이프타르 - 출처 : whatson Dubai>

 

이슬람의 중요 이벤트인 이프타르를 진행했던 레스토랑 나무가 막상 한국의 큰 명절인 한가위에 대한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중국의 중추절이 그들의 전통 음식 월병과 함께 알려졌듯이 우리의 한가위도 송편과 함께 한국 레스토랑들을 통해 프로모션 된다면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한국 음식의 저변을 확대하는 좋은 기회이기도 할 것이다. 특히 한국의 공기업들이나 공공기관에서 우리의 명절과 관련해 따로 진행하는 이벤트를 현지의 레스토랑들과 연계해 기획한다면, 현지의 한국인들이나 이미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따르는 일부 외국인들 이외에도 더 많은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한식을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아부다비 한국 문화원이 기획한 추석 관련 이벤트 홍보 페이지 - 출처 : UAE 한국 문화원>

 

아직까지 그 효과나 인지도가 크지 않다 할지라도, 해도 매년 조금씩 우리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사업장이 협력한다면, 언젠가 중동에도 중추절, 혹은 월병 축제와 함께 추석, 한가위를 기념할 날이 오리라 예상해본다.


  • 성명 : 이세희[아랍에미리트/두바이]
  • 약력 : 현) 두바이 연예에이전트 회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