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한국과의 문화 교류는 과학과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2017년 5월, 한국과 캐나다가 <과학 기술 혁신 협력 협정>을 맺음으로 양국 간의 과학 기술에 관련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과학 기술 전 분야의 연구자, 연구기관, 연구지원 기관 및 기술 정부 부처 그리고 관계자들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양국은 학술교류와 공동 연구 과제 등을 통해 다양한 과학 기술협력 플랫폼을 확대해 가는 중이다. 최근 캐나다 토론토 의과 대학 데니스 김(Dennis Kim)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이 의학계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실험을 주도 한 한국계 연구팀에 대한 조명도 이어지고 있다. 본 연구 결과는 혈액 종양학 분야의 저명한 학회지 ‘Blood’에 게재됐다.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법으로 급성 골수성 백혈병 재발을 가늠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차후 치료가 가능하다는 내용이다. 상기 내용을 소개하는 미디어들은 토론토 의과대학의 획기적인 성과라며 호평을 전했다. 이 연구의 책임 연구자인 데니스 김 교수를 만나 연구의 의의와 의료 부분에 있어서 캐나다와 한국 양국의 교류에 관하여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데니스 김 교수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이 이끈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토론토 대학 신문이 조명하고 있다. - 출처 : University of Toronto>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현재 토론토 대학 부교수이자, 프린세스 마가렛 병원(Princess Margaret Cancer Centre)에서 백혈병과 골수 이식을 연구하고 있는 데니스 김(Dennis Kim)이라고 합니다. 경북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혈액 종양 내과 트레이닝을 받고, 2005년에 프린세스 마가렛 병원 동종 골수 이식 프로그램에 2년 6개월 동안 전임의 과정으로 토론토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돌아가서 삼성병원에서 3년을 연구하고 다시 2011년 캐나다로 돌아왔습니다.
<데니스 김 교수 – 출처 : 통신원 촬영>
이번 연구 성과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환자의 경우, 이식 후 재발 가능성을 예측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저희 연구 팀은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 (new generation sequencing, NGS)이라는 새로운 DNA 시퀀싱 기술을 사용하여, 이식후 특정 환자의 재발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향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호나자들의 각 돌연변이(Mutation)에 따라 차세대 표적 치료를 통해 재발을 감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인 연구팀이라고 알려졌는데, 연구팀 구성원을 알려주십시오. 한국과 캐나다 내 여러 연구원들이 함께 지난 6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2012년 부터 함께 여러 논문을 발표했고, 현재 준비중인 연구 논문들도 있습니다. 이번 논문의 경우는 3년 정도 걸렸는데, 처음 연구 디자인부터 전체 연구를 제가 총괄적으로 감독했습니다. 샘플은 전남대학교 김형준 교수님이 제공해 주셨습니다. 또한 토론토 대학 자울레이 장(Zhaolei Zhang) 교수와 김태형 연구원이 실제 시퀀싱 자료를 분석하였으며, 방문 교수로 계시는 안재숙 교수님, 경북대학교로 복귀하신 문준호 교수님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전남대학 화순병원 안재숙 교수(도넬리 센터 방문연구원), 프린세스 마가렛 암센터의 데니스 김 교수, 토론토 대학 도넬리 센터 Donnelly center의 자우레이 장 교수, 도넬리 센터의 김태형 연구원 : 출처 - 토론토 대학 신문>
한국에서 샘플을 가져오신 이유가 있으신지요? 골수 이식에 관한 샘플의 경우, 한국에서 샘플을 얻고 이 곳에서 반복 실험을 해서 하나의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급성골수병의 돌연변이의 경우는 인종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고 발현되기 때문에 일반화가 가능하고, 아이디어를 빨리 도출해야 하는 분야이다 보니 골수 이식에 관한 샘플이 미리 확보되어 있는 기관의 샘플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데이터 수집이 쉬운 곳에서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캐나다 양국의 의료 시스템이나 연구 시스템 많이 다른지요? 한국과 캐나다 양국 모두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더이상 한국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차세대 염기 서열 분석만 해도 한국의 회사나 연구자들을 만나보면 뛰어난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연구에만 시간을 쏟을 수 없다는 점이 캐나다와 다른 부분인 것 같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많고, 한국에 비해서 좀 더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의료 기술을 가지고 캐나다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많으신지요? 현재 토론토 대학에 재직중인 교수님중에서 한국에서 의대를 졸업하신 분은 저를 포함해서 소아과 1분과 영상의학과 두분, 병리학과에도 한분 그리고 저까지 총 5명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한국에서 오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연구자들이 와서 한국에서 좋은 의료 기술과 연구 역량을 가지고 많이 와서 캐나다에서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활동하는데 장애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언어 문제나 신분, 문화적인 차이 등도 있을 수 있지만, 국가적인 지원과 펀딩도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중국의 경우, 재캐나다 중국 연구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연구지원이 상당히 커서, 많은 중국 연구자들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정부에서 재외한국 연구자에 대한 연구 지원이 많이 이루어진다면, 한국인의 과학적 우수성을 알릴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캐나다와 한국의 의학분야에 있어서 교류를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십니까? 의료가 의학 기술의 발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의료제도및 행정 체제가 같이 가야하는데, 한국이 캐나다 보다 앞서서 잘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병원 내에서는 전자의무기록 시스템 같은 부분은 한국이 훨씬 앞서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의 강점을 가지고 교류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향후 10년 뒤에 백혈병에 대한 치료는 지금보다 훨씬 진보하여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와같은 발전과 변화를 예측하면서,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관한 연구와 유전체학을 이용한 연구 등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
한국과 캐나다 양국의 교류는 문화와 더불어 정치, 경제, 기술 여러 영역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각 영역마다 저마다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이를 통해 양국 간 지속 가능한 교류 플랫폼이 조성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