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를 설치 중인 산 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 – 출처 : 엘 파이스>
뜨겁게 내리쬐던 한여름의 태양이 수그러지고 북적이던 관광객들이 잠잠해지는 가을, 스페인 해변의 도시들은 굵직한 영화제들로 다시 한번 전 세계 영화 팬들을 한데 모을 준비 중이다. 스페인 북쪽의 최고의 휴양지, 한국에는 미식의 도시라고도 알려진 ’산 세바스티안’에서는 21일 개최될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준비 막바지로 분주하다. 올해 66번째를 맞는 이 영화제는 세계영화제작자연명이 공인하는 A급 영화제로 스페인권에서 가장 오래되고 영향력 있는 국제 영화제로 알려져 있다. 한국의 작품들도 이곳에서 여러 번 수상하였는데, 최근에는 홍상수 감독이 영화 ‘당신 자신과 자신의 것’으로 2016년 최고의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10월 4일부터 시작하는 카탈루냐 지방 해변 휴양지에서 열리는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SF, 액션, 판타지, 공포 등의 장르의 영화를 소개하고 시상하는 영화제로 올해 51번째를 맞는다. 2016년 열린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특수효과상, 나홍진 감독의 ‘곡성이 ‘최우수촬영상, 포커스 아시아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에는 류승수 감독의 ‘군함도’가 오르비타 최우수 작품상, 이안규 감독의 ‘미옥’이 포커스 아시아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올해도 이들 영화제들에서 한국 영화의 활약은 계속될 예정이다.
먼저 올해 ‘산 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에서는 한국 영화 ‘인랑’이 경쟁 부분에 초청됐다. 혼돈의 2029년, 인간병기의 활약을 그린 이 영화는 화려한 출연진으로도 화제가 되었는데, 주연강동원과 감독 김지운 감독은 영화제가 직접 참석할 예정이라 현지의 한류 영화팬들이 들썩이고 있다. 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 위원장 ‘호세 루이스 레보르디노’는 ‘Cine asisa’와의 인터뷰에서 김지원 감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기자는 이번 영화제에 김지운 감독이 이 심사위원으로 초청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물었다. 위원장은 작년부터 영화 ‘인랑’으로 경쟁부분에 초대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심사위원설에는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 또 위원장은 영화제의 두위원들과 서울을 여행하면서 인랑을 볼 기회가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인랑’은 영화제 이후 스페인 현지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기도 하다.
시체스 영화제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 김용화 감독의 ‘신과 함께1,2’, 허종호 감독의 ‘물괴’ , 김의석 감독의‘죄 많은 소녀’등 무려 10편의 한국 영화가 소개될 예정이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과 허종호 감독의 ‘물괴’는 공식 경쟁 부분에 초청되었다. 영화 ‘버닝’과 ‘신과 함께1,2’는 영화제 이후 스페인 극장 개봉을 할 예정이다. 까사아시아가 진행한 '안헬 살라' 시체스 판타스틱 국제 영화제 위원장들과의 인터뷰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이 판타지물이 초대되는 이 영화제에 어울리지 않지 않으냐며 ‘버닝’이 공식경쟁부분에 오르는데 영화의 어떤 부분이 작용을 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안헬 살라 위원장은 최고의 한국 영화이자, 올해아시아 영화 중 최고인 영화라고 말문을 뗀 그는 영화는 충분한 판타지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대답했다. 사이코가나오고 어두운 배경이 주를 이루는 스릴러 영화라 덧붙였다.
'마이크' 위원장은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밀양이라고 밝히며 칸 영화제에서 버닝을 봤으며, 엄청 시체스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인터뷰했다. 또한 영화제에 초대된 신과 함께 1,2에 대해 하정우의 연기는 놀라웠고, 유머와 판타지적 요소등이 적절하게 잘 어우러진 영화라고 소개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영화를 보고, 이곳 사람들(스페인)에게도충분이 사랑 받을 수 있는 영화라고 칭찬했다. 또한 최근에 나온 한국 영화들과는 다른 영화라고도 평가했다.
올래 스페인에서 열리는 영화제에서의 한국 영화의 활약은 다른 때보다 돋보인다. 또한 한국 영화들이 스페인 극장 개봉도 잦아지고 있다. 이는 우리 한국 영화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동안의 한국의 문화예술과 관련된 여러 행사, 축제들을 통해 아시아 영화, 한국 영화에 가진 선입견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스페인 영화제에 소개된 우리 영화들이 스페인 관객들과 영화제를 찾는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길 바라며 경쟁부분에 출품한 영화들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돌아가길 바라본다.
<스페인에 소개되는 영화 '신과 함께' 포스터 – 출처 : 까사 아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