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 시내 영화관 cine ideal에서 하루 개봉한 '신과 함께' 시리즈 – 출처 : 통신원 촬영>
개봉 당시 한국에서 1천 4백 만의 관객을 모았던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2017.12)과 두 번째 시리즈 ‘함께 –인과 연’(2018.8)이 스페인에서 18일 극장 상영했다. 이들 시리즈는 지난 초에 개막한 유명 영화제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비경쟁 부분 ‘오피셜 판타스틱 섹션’에 초청되어 스페인 현지 영화관계자들과 팬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영화제 당시, 관계자들에 의해 “한국의 판타지가 가질 수 있는 세계관을 담았고, 판타지에 적절한 코미디와 절제된 액션을 버무린 작품”이라고 평가되었다.
상기 영화제에서 신과 함께 시리즈를 직접 접한 한 영화 평론가는 “스토리 자체가 가지고 있는 판타지를 할리우드 기술에 못지않은 특수 영상으로 잘 표현한 것이 놀라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신과 함께 –죄와 벌’ 스토리의 전개와 그에 알맞은 리듬이 마음에 들었으며 그 두 번째 시리즈는 조금 늘어지기는 하지만 여전히 스토리에 흐르는 전설의 요소를 잊지 않음과 동시에 코믹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배급사 ‘다이아몬드 필름’은 영화제 이후 스페인 극장 ‘엘모 시네(yelmo cine)’와 손잡고 신과 함께 시리즈를 18일 스페인 전역 9개의 극장에서 동시 상영했다. 마드리드에서는 시내에 위치한 ‘시네 이데알(cine ideal)’에서 ‘신과 함께-죄와 벌’이 6시 30분, ‘신과 함께 –인과 연’이 9시에 연속 상영되었다.
‘신과 함께-인과 연’에 출연한 배우 마동석은 ‘신과 함께’ 시리즈의 여타 배우들보다 인기가 많았는데, 이는 스페인에서 극장에서 상영되었으며, 여러 영화제와 많은 한국 관련 행사들에서도 소개가 되었던 ‘부산행’에서 얼굴을 알렸기 때문이다. 한국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이들에게 다른 배우들은 생소한 얼굴이었던 것이다.
마드리드 개봉 영화관 ‘시네 이데알’은 1915년 첫 문을 연 마드리드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관 중 하나로, 솔 광장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한국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영화가 자막판으로 상영하는 것에 비해 스페인은 더빙판을 선호한다. ‘시네 이데알’은 외화들을 자막판으로 상영하는 마드리드의 몇 개 되지 않은 영화다. ‘신과 함께’ 시리즈도 자막판으로 상영되었다. 영화 상영관은 현지 관객들이 객석에 가득하지 않았지만, 해당 영화를 보러 온 이들은 한국영 화와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신과 함께 ‘연’ 시리즈를 연달아 보고 나왔다는 이들도 있었다. 그중 한명인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를 배운다는 ‘클라라’는 “오늘 하루밖에 상영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웃었다. 또 “박찬욱 감독이나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아닌 이상에야 스페인 영화관에서 한국 영화제가 개봉되는 일이 드문데, 좋은 기회”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1편을 보고 나온 다른 관객들은 한국의 저승의 개념과 염라대왕, 환생 등 한국적 사후 세계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며 영화가 조금 긴 편이지만 스토리가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시리즈 모두 천만 영화의 반열에 오르는 등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고 전하자 놀라워했다.
스페인 영화 대부분은 스페인에서 천만 관객을 넘기지 못했고, 천만이 훌쩍 넘는 영화들은 대부분 외국 영화들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에서는 비싼 입장료(7~9유로) 때문에 관객 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자국 제작 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높지 않다. 따라서 한국 영화 시장의 한국 영화 점유율과 인기는 스페인 현지인들에게 놀랍기도 할 것이다. “스페인 영화제작 시장이 사영 방송사의 전폭적이 지원이 있는 대작과 그렇지 못한 영화로 극단화되면서 점점 실력 있는 영화인들이 일할 수 있는 영화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게 현실”이라고 자신을 영화 매니아라고 소개한 ‘알바로’는 전했다.
‘신과 함께’ 시리즈는 하루 개봉으로 한국 영화의 스페인 성공과 실패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한국 자본에 의해 한국 배우들과 감독이 만들고 주제와 소재까지 한국적인 영화가 스페인의 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스페인의 여러 도시들에서 극장 상영이 가능했다는 것 자체가 박수받을 만 한 일이다. 19일에는 이창동 감독의 ‘버닝’도 스페인 9개의 도시에서 개봉하며 ‘신과 함께’ 시리즈보다는 더 다양한 시간대에 다양한 영화관에서 24일까지 상영된다. ‘이창동’ 감독은 스페인에서 잘 알려진 한국의 감독 중 하나이기도 하고 칸 영화제에 초청된 영화라는 이점을 가지고 있기에 좀 더 스페인 관객들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19일부터 5일 동안 스페인 극장들에서 개봉하는 이창동 감독 영화 버닝 – 출처 : 시네 프린세사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