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언론분석] 'K-뷰티'에 대한 회의와 비판 - 완벽한 미의 기준에 저항하기 시작한 한국 여성들

2018-10-29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성형 수술의 천국 한국의 성형외과 광고 출처 : '텔레그래프' 1020일 자 공식 웹사이트>

 

세계에서 가장 큰 뷰티 산업 시장으로 정평이 난 한국. 그런데, 요즘 한국 여성들은 최근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미적 기준이 버겁다고 주장하며 저항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언론도 기사를 통해 상기 소식을 보도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1020일 자 기사에서 한국 여성들, 성형 수술 강요와 획일적인 미적 기준에 반발 시작'이란 기사를 게재했다. 보도의 주요 내용은 성형 수술의 메카로 손꼽히는 한국의 여성들은 이제 화장을 지우고 머리를 자르며 비현실적인 미적 기준에 저항하여 반항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브닝 스탠다드> 또한 1022일 자로 '정형화된 미의 기준에 대항하며 화장을 지우는 한국여성들의 저항 캠페인'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화장을 지우고 머리를 자르며 높은 미적 기준에 따르는 것을 멈추자고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류 문화에서 소비되는 여성적 이미지를 조직적으로 거부하며 투쟁하는 것에 더불어, 오랜 시간 동안 확고하게 뿌리내린 가부장 사회가 주입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이상적인 미적 기준을 비판하고, 또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 때문에 상기 두 매체는 최근의 저항이 운동수준에 이르렀다고 해석한다.



뷰티의 이상에 도전하는 모델, 김 비비안 지양 - 출처 : '이브닝 스탠다드' 공식 웹사이트>

 

플러스 사이즈 모델 김지양은 과거 미적 기준에 도전하기 위해 이 캠페인의 선봉에서 활동해 왔다. 일명 탈코르셋(코르셋 벗기)’ 운동이라 불리는 한국 내 최근 트렌드는 소셜 미디어에도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K-뷰티의 기준에 저항하는 포스트들은 아름다움과 관련된 기존의 인식에 도전한다. 또한, 높은 미적 기준이 사회 생활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반발한다. ‘탈코르셋운동은 소셜 미디어 전역에 걸쳐 스며들고 있다. <텔레그라프><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상기 운동에 사회적으로 역량을 갖춘 페미니스트들도 가담하며 주도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로, 뷰티 유투버 배리나가 게재한 동영상 나는 예쁘지 않다5백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동영상에서 배리나는 엉뚱하면서도 진한 눈 화장을 한 채로 등장하고, 이후 얼굴을 박박 문지르며 '나는 예쁘지 않지만 괜찮다. 너는 네가 존재하는 그대로 특별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는 가운데 손가락으로 립스틱과 아이라이너를 가리키며 '내가 왜 이 화학제품들을 내 얼굴에 바르고 있지?'라 자문하는 포스트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한 여성은 올해 초 콘텍트 렌즈 대신 둥근 테의 안경을 끼겠다는 결심을 하고 외모에 대한 비현실적인 요구에 대한 논쟁을 장려한 바 있다수개월 전에는 만여 명의 여성들이 공공장소의 여자 화장실에서 카메라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며 시위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동 시위는 1,000여 명의 관료들로 이루어진 순찰팀이 매일 서울에 있는 공중 화장실들의 안전을 체크하는 결말로 이어졌다한국에서 그동안 통용된 보편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과 인식은 당연히 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K-뷰티' 산업에 시선을 향하게 한다. 이에 <이브닝 스탠다드>창백하고 부드러운 피부와 핑크색 입술을 장려해 온 ‘K-뷰티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산업 중의 하나로 대략 200억 달러(한화 약 228,600억 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라프>20일 자 보도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이미정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하며 나잇대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여성들은 주름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과에 가야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그들이 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걱정해야 하는지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으며 외모에 대한 이 모든 압박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탈코르셋운동은 젊은 세대에 의해 추진되고 있으며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장기적인 효과를 얻게될 것이라 언급했다.

 

외모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투자해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성황을 이루는 대한민국. 산업적으로는 거대한 규모로 수익을 창출해내지만, 그 이면에는 비현실적인 미적 기준의 부정적 측면도 존재한다.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 여성들은 일하러 갈 때나 길거리에 나갈 때나 늘 파티에 가는 것 같은 차림을 하고 있는 듯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화장을 안 하면 예의가 없는 여성이란 평이 따르는 것도 흔한 경우다. 사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비판은 오래전부터 항시적으로 있어왔지만, '운동'으로까지 확산되지 못했다. 여성의 권력이 점점 강해지는 요즘의 경향을 비추어 볼 때, 최근의 '여성 운동'은 큰 파급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 독일 도르트문트 대학교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