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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이 경험한 한국에 대한 이집트 매체의 관심

2018-11-0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어느날 통신원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집트 DMC라는 방송국 작가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다음주에 'السفرة عزيزة' 라는 방송에 출연해서 한국인으로서 이집트에서 생활하는 것이 어떠한지와 한 국음식에 대해 소개해 줄 수 있냐는 요청이었다. 일주일도 안 되는 촉박한 준비 기간과 방송 출현 자체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DMC채널 및 해당 프로그램이 이집트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대중적으로 더 넓게 알리고 더 가까이 느끼게 해 줄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 끝에 승낙했다.

 


<토크쇼 프로그램 El Safira Aziza(السفرة عزيزة) - 출처: https://dmc.com.eg/el-safira-aziza/>

 

방송이 진행되는 곳은 6thof Octobor(106)라는 도시에 위치한 미디어 시티의 실내스튜디오였다. 정식명칭은 Egypt Media Production City(EMPC)3 백만m²(907500) 규모의 대부지에 실내 및 야외 세트장 등의 설비를 갖추고 뉴스, 스포츠, 쇼 프로그램, 드라마, 영화 등을 총망라해 모든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이다. 중동의 할리우드를 만든다는 목표로 촬영에 필요한 장비의 이동과 운반에 면세를 주는 등 정부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운영 중이다.

 

미디어 시티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어 있었다. 방송작가에게 미리 보낸 여권사본과 여권 정보를 체크하고 일행과 함께 입구를 통과했다. 부지 안에는 비슷하게 생긴 건물들 여러 채가 옹기종기 모여있었는데, 각종 방송사들의 실내 스튜디오가 있는 곳이었다. 그중에 해당 방송사를 찾아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도착과 함께 오픈 키친은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빔밥 만드는 것을 시연하기 위한 재료를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의 스탭들은 비빔밥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완성된 비빔밥과 재료들을 보면서 함께 야채를 준비했다. 섭외가 되었을 때에는 잠시 앉아 대화를 나누다가 음식도 소개하는 것으로 컨셉을 들었는데, 분위기를 살펴보니 비빔밥을 주로 이야기하게 될 것 같았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을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친애하는 대사님(大使)'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주로 대상으로 하며 가정, 미용, 육아, 심리 등에 대해 관련 전문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유행하는 트랜드에 대해 다루는 토크쇼이다. 스크립트도 없고, 질문을 미리 받지도 않았는데, 스탠바이 시간이 되었고 쇼는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경력이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스탭들이 노련하게 움직였다.

 

 


<생방송으로 방영되고 있는 토크쇼에서 비빔밥을 소개하고 있는 장면 출처 : DMC 유튜브 채널(https://youtu.be/pUj0xTmjdMU)>

 

각 나라에는 고유의 문화가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으로 여행을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의 문화와 음식등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실 분을 소개합니다.” 진행자의 소개로 우리 코너가 시작되었다. 음식을 만드는 중간중간 인터뷰가 계속 진행되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짧게 다양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대화 내용의 일부이다.


오늘 만들 음식은 무엇인가요?

저는 오늘 비빔밥을 만들어 보겠습니다비빔밥을 고른 이유는 건강에 좋기 때문이고 현지에서 재료를 구하기도 쉽기 때문입니다또 재료들의 조합이 잘 맞는 데다가 만들기도 쉽습니다.

 

이집트에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이집트가 세계의 어머니라는 별명이 있지요. (문명이 발생했다는 의미로 쓰이고현지인들의 자부심이 섞인 별명이다_보충설명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궁금했고마침 이집트에 먼저 온 친구가 이집트에 대해 기회가 많고 좋은 곳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그래서 처음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젓가락을 주로 쓰는데저도 잘 쓸 수 있어요.(진행자가 젓가락 쓰는 것을 보여줌)

반찬을 집을 때는 젓가락을 쓰고 밥은 저희도 숟가락으로 먹습니다.

 

한국 음식은 이집트 음식과 어떻게 다릅니까조금 더 건강하게 조리한다고 들었는데요.,

우리는 기름을 많이 사용하지 않고이집트 음식에 비해서 소금을 적게 사용합니다이집트에서는 쌈나라고 하는 쇼트닝을 많이 사용하는데한국 가정집에서는 거의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밖에 조리 방법과 개인적으로 이집트 음식을 좋아하고 알고 있는지에 대한 대화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이 되었고, 중동의 문화와 다르게 남성이 여성과 같이 음식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요리를 하면서 호흡이 잘 맞는 부분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바라보았다. 또한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는 했지만 이집트 문화나 음식을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상당 부분 차지했다.

 

15분 가량의 비빔밥 시연과 이야기를 마치고 방송은 끝났다. 불과 7-8년 전만 해도 이집트에서는 한국 음식에 대해 낯설게만 느끼고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는데, 한류가 소수의 그룹에게만 관심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 방송국에서 한국 관련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모습을 보니 반갑고 기쁜 마음이 들었다. 방송이 끝나고 개인적으로 아는 현지 친구들로부터, 오늘 저녁은 비빔밥을 해 먹어 봐야겠다는 메시지를 받고도 보람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한국 음식의 맛과 특징에 대해서 표현할 때 '맵고 칼칼하다', '개운하다', '얼큰하다' 등 풍미를 더해주는 한국어 고유의 형용사들이 있는데, 그것이 외국어로 전달이 잘 안 된다는 점이다. 또한 더 다양한 한국 음식을 소개해 주고 싶어도 재료가 구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는 점도 있다. 또 중국 음식과 한국 음식이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하는 질문을 이번 인터뷰 이전에도 종종 받곤 했는데,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특징을 더욱 잘 알고, 그것을 짧고 간결하게 표현할 줄 알면 좋겠다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 성명 : 손은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집트/카이로 통신원]
  • e-mail : cairo2018@kofice.or.kr
  • 약력 : 현) Korean Culture Lounge 'the NAMU'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