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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미국 뉴저지, 20년만에 한국계 하원 입성...뉴욕 한국 문화 예술 영향 미칠까?

2018-11-26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116(이하 현지시각 기준) 실시한 미국 중간선거 뉴저지 주() 3선거구에 출마한 앤디 김(36)’ 후보가 현역 공화당 의원을 물리치고 하원(下院) 입성에 성공했다. 뉴욕에서 가장 가깝고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뉴저지 시민들이 많은 선거구에서의 쾌거이다. 그동안 미국 선거 역사상 양원(兩院)에 입성한 한국계 미국인은 현재까지 제이 김(김창준) 전 하원의원이 유일했다. 앤디 김 후보가 당선함으로써 제이 김 이후 20년 만에 하원의원이 탄생한 셈이다. 특히 김 당선인은 민주당 소속으로는 미주 한인 역사상 첫 연방 하원의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제이 김이 공화당 위원이었던 것과는 다르게 앤디 김은 뉴저지 출신으로 민주당의 지지를 받아왔다. 앤디 김 당선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명해 주목받은 인물이다. 2013~2015년 미국 국방부와 백악관 국가 안보회의(NSC)에서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했다.

 

미국 사회에는 약 200만 명의 한인이 있으나 유독 정계 진출은 미흡했다. 20년간 단 한 명의 상하원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면서 주류 사회에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도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당선 확정을 눈앞에 둔 이들은 개인적 성취를 넘어 한인 사회의 발전을 상징하는 존재다. 한국계 미국인이 미연방 정계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두 나라를 잇는 가교가 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앤디 김은 각기 북한 인권 문제와 통일 문제 등에도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이번 선거의 선전은 한인 사회도 연방 무대에 진출할 정도로 성숙했고, 미국 주류 사회에도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한류, 한국 문화, 예술이 미국 주류 사회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만큼, 한국계 미국인 정치인들의 입지는 이러한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미국 사회에서 날개를 펼칠 수 있는 발돋움이 되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앤디 김 의원 모습 출처 : 앤디 김 공식 페이스북>

 


<앤디 김 공식 당선 확정 축하 모습 출처 : 앤디 김 공식 페이스북>

 


<뉴욕시 투표 후 배포하는 투표 확인 스티커-통신원 직접 촬영>

 


<텍사스주 투표 확인증. 주마다 다른 디자인으로 '인증샷'을 통해 투표를 하라는 메시지를 홍보하고 있다 출처 : 통신원 촬영>

 

동양인, 이민자의 아들이라는 핸디캡을 딛고 당선된 앤디 김의 아버지 김정한(69) 씨는 소아마비를 앓는 고아 출신으로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거쳐 유전공학박사로 활약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민 1세대로서 아메리칸드림을 이룬 케이스다. 어머니 역시 뉴저지 주에서 간호사로 활약한 엘리트이다. 아버지 김정한 씨는 아들에게 한국어를 숙지시키지 못한 게 후회되지만 그래도 장하게 커줘서 고맙다'라고 밝혔다.

 

앤디 김 후보와 함께 기대를 모았던 캘리포니아 서부 지역의 한국계 미국인 영 김(김영옥·56) 후보는 17(현지시간) 결국 낙선했다. AP,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영 김은 출마한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서 109580(49.2%)를 얻어 113075(50.8%)를 얻은 길 시스네로스에 최종 패배했다. 두 사람 간 표차는 3495표다. 영 김은 지난 1975년 한국에서 괌으로 이민했고 이후 하와이로 이주했다.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 소재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공부한 영 김은 1990년 정계에 입문해 20년간 에드 로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을 보좌했다. 영 김은 앞서 뉴저지 3선거구에서 당선이 확정된 민주당 소속 한국계 앤디 김과 함께 당선이 기대됐으나 결국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한국계 여성 최초 미연방의원 당선이라는 타이틀도 아쉽게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영 김과 앤디 김이 이번 미국 정치판에서 큰 바람을 일으켰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정계 진출이 '유리 천장'에 막히는 것이 아닌, 가능하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마치 한류가 미국 주류 사회에서 절대 성공할 수 없다 하던 비판에도 불구하고 2018년 현재 한류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처럼 말이다. 20년 만에 다시 탄생한 한국계 미국인 하원의원 앤디 김은 향후 뉴욕과 가장 가깝고 실제로 뉴욕으로 출퇴근하는 절반 뉴요커들에게 어떤 행정으로 영향력을 미칠지 기대가 된다. 특히 뉴저지 한인 사회가 앤디 김을 적극적으로 지지한 데에 대해 공식적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 것처럼, 주류 사회에서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뒤처져있던 한국인들의 삶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행정을 펼칠지 궁금하다. 한류 스타들이 동부를 대표하는 뉴욕을 찾을 때 주로 방문하는 공연장이 뉴저지 뉴워크(Newark)에 있는 만큼, 그곳의 하원으로 당선된 앤디 김의 의미가 남다르다. 앞으로 뉴저지를 넘어 미국 정치판에서 한국인들의 문화 예술 정책에 힘을 싣고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삶을 나아지게 해서 한류가 더 풍성하게 자랄 수 있는 곳을 만들어 줄 한국계 정치인들이 더욱 많이 배출되길 기대해본다.


  • 성명 : 강기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 약력 : 현) 패션 저널리스트 및 프리랜서 디자이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