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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한국어로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는 토론토 도서관

2018-11-2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옛날 옛적에...’로 시작되는 한국의 전래동화는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들을 수 있다. 어릴 적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듣던 한국의 옛 이야기가 그대로 재현되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들을 수 있다. 그것도 한국어로 말이다. 토론토 공립 도서관(Toronto PublicLibrary)이 운영하는 다이얼--스토리(Dial-a-Story)24시간 내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16가지 언어로 된 700여 가지의 어린이 동화를 구비하고 있다. 1989년부터 주 정부 지원으로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다문화 정책을 지원하려는 정책적 기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칼레던(Cadedon), (Vaughan), 브램튼(Brampton), 노스욕(North York) 도서관이 컨소시엄(Consortium) 형태로 함께 시작했고, 1998년부터는 토론토 공립도서관이 전화를 통해 이를 운영하게 되었다.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는 처음에는 영어와 불어(French) 그리고 이탈리아어 세 가지 언어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최근에는 중국어(Cantonese, Mandarin), 페르시안어(Persian), 포르투칼(Portugues), 러시아(Russian), 우르어(Urdu) 16개 언어로 그 폭을 넓혔다.

 


<토론토 도서관의 이야기 들려주는 전화 서비스가 16개 언어로 제공되고 있다- 출처 : 토론토 도서관>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모국어로 모국의 이야기를 전달해 주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인식해 시작된 이 서비스는 최근에는 영어 및 타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게 다가가는 스토리텔링 프로그램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캐나다 유력 일간지 토론토 스타(Toronto Star)는 현재 토론토 다운타운 싱크 탱크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베트남 난민 출신 가정의 앤드류 두(Andrew Do)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토론토에 처음 정착했을 때, 그의 부모님들은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이엘--스토리(Dial-a-story)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영어 동화를 듣게 하였다고 한다. 그가 이용한 도서관과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는 그가 이를 통해 캐나다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자녀들에게 모국의 전래동화를 모국어로 듣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혹은 영어로 영어권 문화와 어휘를 습득할 수 있는 장을 선사하는 것으로서의 긍정적 기능을 언급하고 있다.

 


<‘토론토 스타가 소개한 앤드류 두가 경험한 토론토 공립도서관 서비스- 사진: 토론토 스타 캡쳐>

 

토론토 공립도서관 프로그램 메니저 모린 잔슨(Maureen Johnson,Toronto Public library Program manager)“30년이 되어가는 이 서비스가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자녀들과 연결하는 기회가 되고 16가지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학습의 수단이 되기를 소원한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지난해 다이얼--스토리를 이용 건수는 16만 회에 달했고, 도서관 측은 이야기와 스토리 텔러의 목소리를 자주 바꾼다고 언급하였다. 도서에서 제공한 전화번호인 416-395-6400로 연락을 하면 먼저 언어 선택을 할 수 있는 선택을 준다. 한국어인 6번을 누르면 청자는 동화를 듣는 어린 아이 버전, 큰 어린이 버전 중 선택해야 한다. 두 가지 조건 모두 스토리텔러 한상진 씨가 이야기를 읽어 준다. 어린 아이 버전은 여우 재판관님이야기를, 큰 어린이 버전은 혹부리영감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이야기를 읽어가는 중간중간 동물 소리 등, 음향도 이용했다. 그러나 영어인 1번을 누르자, 어린 아이와 큰 어린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토리 텔러가 달랐다. 이야기 내용도 책을 읽어 주는 것과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등 좀 더 다양해 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불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부모님의 이야기(bedtime story) 시간은 자녀들에게 가정 안에서 경험하는 안정감, 따뜻함, 편안함, 만족감, 행복감 등을 선사한다. 비록 전화를 통해서 들리는 이야기이지만, 나이와 언어를 선택하여 자신이 필요로 하는 동화를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은 더 많은 이들에게 스토리를 통해 모국의 문화와 캐나다의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점차 다문화 가족이 많아지는 한국도 함께 거하는 이들이 한국어의 능통함 뿐 아니라 모국어로서 가지는 정체성과 문화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지 제고할 필요가 있는 듯하다. 캐나다에서 들려지는 한국어 전래동화에 뭉클해하는 우리처럼, 한국의 많은 이민 가정도 그들의 언어로 한국 땅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다음 세대들과 마음껏 나누고 이를 통해 건전한 정체성과 시민의식으로 한국 땅에 아름답게 머물게 되길 기대해 본다.


  •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약력 : 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