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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트니 미술관, 백남준 유작 상시 전시...팝아트 대가 앤디 워홀 작품과 어깨 나란히

2018-12-0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201551, 뉴욕 4대 예술 박물관 중 하나인 휘트니 박물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 재개장했다. 1930년 뉴욕 사교계 명사이자 미술품 수집가 거트루드 반더빌트 휘트니(Gertrude Vanderbilt Whitney-1875-1942)가 세운 곳으로, 창립자의 이름을 따서 박물관 명을 지었었다. 현지 뉴요커들은 휘트니(Whitney)’라고 부르는 휘트니 박물관은 현재 3000명이나 되는 예술인의 21,000여 종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현대 미술의 보고이다.

 

휘트니 박물관은 본래 뉴욕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어퍼이스트 지역인 76가 메디슨 에비뉴에 위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공간 확장 때문에 세계적인 건축가 렌조 피아노(Renzo Piano)가 중심이 되어 2010년 공사를 시작, 현재 맨해튼에서 가장 젊고 트렌디한 지역 미트패킹 지구(Meatpacking)로 이전했다. 5년이 넘는 공사 기간을 거치며 많은 예술 비평가들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던 휘트니 뮤지엄은 다시 문을 연 후로 줄곧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가를 제시해도 생존해 있는 미국 작가들의 경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절대 팔지 않는다는 소신 있는 휘트니의 경영철학은 젊은 예술가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다.

 

이렇게 뉴욕에서 대표 미술관으로 세계의 명망을 받고 있는 휘트니 미술관은 한국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 전시된 곳으로도 유명하다. 1960년대 뉴욕으로 이주한 한국 대표 현대 미술작가 백남준의 작품을 다수 보유하며 현재도 휘트니 미술관은 적극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휘트니 미술관이 소장한 백남준의 쌍방 소통이라는 철학을 반영한 ‘TV 자석'3층에서 상시 전시되고 있다. 이 작품은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개념을 완벽하게 보여준 그의 대표작 중 하나다. 그리고 1982'휘트니비엔날레' 때 출품한 TV 모니터 40대를 피라미드처럼 쌓아 올린 '비라미드(V-yramid)'도 전시되고 있다.

 


<휘트니 박물관 외관 모습>

 


<휘트니 박물관 상시 전시 중인 백남준 작품 전시장 모습>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작품 모습>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 작품도 백남준 전시장 근처에서 찾아볼 수 있는 휘트니 박물관>

 


<휘트니 박물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디지털 아트 및 예술 작품들>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은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와 뮌헨대학교에서 현대 음악을 전공했고 1958년 현대 음악가 존 케이지의 공연을 접하며 실험적 예술 인생을 시작했다. 백남준은 1960년대 초반 독일 가정에 보급된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작품의 매체로 착안하여 음악과 비디오를 결합한 새로운 미디어 아트를 개척했다. 젊은 백남준에게 브라운관은 상업화된 문화의 상징이며 비인간화된 기술을 풍자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매체였다. 다만 예술가로서 과학과 기술을 섭렵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다. 젊은 그는 물리학과 전자공학에 그의 재능을 기꺼이 할애하기로 결심하고 비디오 전문가 슈야 아베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나 기술자와 협업하며 자신의 예술적 지평을 확장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예술로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백남준은 1964년 뉴욕으로 이주 후 2006년 사망할 때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단연 대한민국 출신 가장 주목받는 현대 예술가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뉴욕에서도 그의 재능을 높게 샀는데, 현대 미술관 휘트니 박물관은 백남준의 작품 활동 초기부터 꾸준히 그의 예술 활동과 작품에 지지를 보내왔다. 현재는 하늘의 별이 된 고 백남준 작가의 작품을 상시 전시하며 뉴요커들은 물론 휘트니 박물관을 방문하는 세계인들과 전문가들에게 그의 유작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미국 팝 아트 선구자 앤디 워홀의 작품과 같은 층에 작품을 전시하며, 백남준이라는 이름과 그의 예술이 가지는 중요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휘트니 박물관은 미국 현대사를 알리는 젊은 예술인들을 격려하고 다각도로 지원하며, 오감을 자극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전 미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그의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의 찬사를 받은 진보적인 박물관이다.

 

휘트니 박물관에서 바라본 백남준 작가의 작품은 단순히 한국 작가의 작품을 뉴욕에서 만날 수 있다는 의미보다 크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가로 평가받는 백남준의 사후 재조명이 활발하다는 증거이자 북미에서 뒤처져 있던 한국 예술가들에게 문을 열어준 선구자 같은 예술인의 작품이 계속해서 사랑받는다는 것은 미술 한류가 생각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2013년 미국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서 백남준의 전시가 열렸으며 이어 뉴욕에서 개인전이 진행됐다. 영국 테이트 모던은 백남준의 작품을 사들였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의 가고시안 갤러리는 백남준 작품에 대한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처럼 그의 유작이 여전히 사랑받는 이곳 뉴욕에서 더욱 많은 한국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 성명 : 강기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 약력 : 현) 패션 저널리스트 및 프리랜서 디자이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