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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토론토 국제 영화제의 김준 씨 인터뷰 : TIFF와 한국영화

2018-12-0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1976, 타 영화제에 출품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 토론토국제영화제TIFF(Toronto International FilmFestival)는 이제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하였. 첫해 127개 영화를 35,000명의 관객에게 선보인 토론토국제영화제는 2016, 397편의 영화를 480,000명의 관객과 함께 하는 큰 성장을 이루어 냈다. 또한 영화계 및 일부 회원들에게만 공개되는 세계의 주요 영화제와는 달리, 처음부터 일반인들에게 영화들을 공개해 온 TIFF는 논란이 있을 수 있는 작품의 판단을 일반 관객들에게 넘김으로써 영화인들의 전유물로서의 축제가 아니라, 모든 이들이 영화를 통해 사회 이슈에 대해 직접 대화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열기도 했다. 다양성을 도시와 국가 모티브로 삼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의 영화제답, 다양한 주제와 형식은 영화작품 선정에서부터, 휠체어 접근과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자막 등과 같은 문화적 권리, 캐나다 과거 원주민 문제를 외면하지 않아왔다


또한 10일 간의 단기적인 축제가 아니라 1년 내내 캐나다 전역의 모든 이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축제로 변모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넓은 캐나다의 다른 지역에 영화를 보여주기 위한 순회프로그램, 차세대 리더를 위한 어린이 무료 교육 및 체험 프로그램, 학교 교사들이 영화를 수업도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세미나와 워크샵, 지역 노인들과 정신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 등 여러 이유로 소외되어 있는 자들에게도 영화를 경험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캐나다 토론토를 대표하는 가장 큰 축제이자, 세계적인 영화제인 TIFF의 흐름은 캐나다와 토론토 도시 정신을 잘 나타낼 뿐 아니라, 변화하는 영화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영화의 북미 및 세계영화시장 성공여부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며,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에도 큰 역할을 한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서 작품선정과 프리뷰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June Kim(김 준)씨와 인터뷰를 진행하여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의 한국영화의 입지, 그리고 토론토 영화계에서의 한국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다.

 


<2018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를 소개하고 있는 김준씨 - 출처 : 김준제공>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미국에서 태어나 9살에 캐나다로 이민을 왔고, 토론토대학에서 영화와 시각예술을 전공하면서 여러 영화제에서 자원봉사로 일을 하였습니다. 자원봉사로 일을 할 때 TIFF의 벨 라이트박스 극장(Bell Lightbox)이 공사가 한창이었는데, 이를 보며 언젠가 꼭 저기서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워 나갔습니다. 그 후 대학 졸업 전에 TIFF의 프로그래밍 팀에 취직이 되어 풀타임으로 4년 정도 일을 하다가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한국영화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지금은 영상 자막번역을 주업으로 하고 있고, TIFF는 파트타임으로 진행 중입니다.

 

TIFF와 일을 하게 된 계기, 과정을 알려주십시오..

저는 영화와 사진이란 매체가 한순간의 특정적인 느낌을 포착하고 그것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에서 매력을 느껴왔습니다. 그래서 대학 재학 중에는 실제로 미술팀의 일원으로 영화촬영에도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제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영화제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매력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아트 영화나 작은 영화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새로운 시선들을 일반인들에게 소개시켜 주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저는 아시안 영화 부분의 Program Associate으로서 프리뷰 스크리닝, 작품 선정, 프로그램 책 만들기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영화와 감독님들 소개, 의전, 그리고 상영 후 질의응답 등을 맡고 있습니다.

 

영화제로서의 TIFF 매력, 캐나다에서 TIFF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여러 영화제를 다녀 보면, 토론토국제영화제가 가진 큰 매력은 모두들 위한 영화제라는 것이었습니다. 칸영화제 같은 경우는 영화 관련인이여도 상영관에 들어가는 것이 힘든 경우가 있는데, 토론토 영화제는 영화인, 영화 마켓, 그리고 일반인 모두 원하는 좋은 작품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현재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캐나다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영화제이며, 북미에서도 중요한 영화제입니. 청받았던 작품들이 아카데미상을 받은 적이 많기로 유명하며, 토론토의 지역 경제에도 기여하는 바가 커 토론토 지역의 자랑거리이기도 합니다.

 

TIFF에서 한국영화 상영과 관련된 지난 몇 년간의 추이를 알려주십시오.

이 부분에 대해선 아쉽다는 말씀을 먼저 드려야 하는데요, 지난 몇 년간은 오히려 한국영화의 초청 숫자가 줄어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인데요, 총 영화 초청수를 줄이고, 작품 당 집중도를 높이고자 했던 영화제 자체의 방향도 이유였지만, 지난 몇 년간 한국작품들 중에 저희 영화제의 색깔과 맞는 작품이 많지 않았던 것도 그 이유입니다.

 

이 전에는 Gala 프로그램(가장 권위있는 프로그램)에 꼭 한국영화가 한편씩은 초청이 되었었는데요, 이런 경우 한국관객들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관객들도 영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항상 좋은 성적을 얻었습니다. 올해는 이창동 감독님의 <버닝>Master 프로그램에 초청이 되었고, 티켓이 조기 매진되어 한국영화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걸 다시금 확인 할 수 있었지만, 그 외에는 아주 소수의 작품들만 초청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에는 더 많은 한국작품들이 초청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영화가 캐나다에서 좀 더 큰 영향력과 대중성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아무래도 아직은 한국배우들이나 감독님들을 일반 관객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영화내용 자체에서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사극 보다는 액션, 호러, SF같은 처음 한국작품을 접하는 관객들은 보기 쉬운 장르가 경쟁력이 있고, 한국작품들의 높은 예술성과 우수한 완성도를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인기 있는 kpopkdrama의 좋은 영향력이 영화산업에도 일어나길 바랍니다.

 

최근 한국영화가 토론토 영화관(씨네플렉스)에서 계속 상영되고 있는데, 상영 횟수에 비해 화제성이나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현재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소수 영화관에서 한국작품들을 상영하고 있는데, 시간대가 많지 않고, 상영기간도 짧아서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티켓이 잘 팔리고 수요가 있다면 그 기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겠죠. 지금은 티프 같은 영화제에서 그리고 아카데미상 같은 곳에서 한국영화의 작품성을 알 수 있다면 힘이 되겠지만, 가장 큰 것 마케팅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면에KOFICE KOFIC 같은 기관의 협조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올 하반기만 하더라도, <신과 함께2>, <안시성,>, <명당>, <완벽한 타인>, <창궐>비롯하여 얼마 전 개봉한 <성난 황소>에 이르기까지 토론토, 밴쿠버지역에서 활발하게 상영되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개봉에 비해, 한국인이 아닌 캐나다의 다양한 관객들에게 포괄적인 사랑을 받는 데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김준씨의 언급처럼, 좀 더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캐나다 전역에서 한국 영화가 더욱 좋은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 약력 : 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