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Food festival 현장-출처: 통신원 촬영>
지난 27일 마드리드 유명 요리 교실 ‘키친 클럽 마드리드’ 에서 K-Food 페스티벌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 식품 브랜드와 한국 음식을 알리기 위하여 스페인 kotra가 개최하였으며, 샘표, 명진, 대상, 팔도 등 스페인 및 유럽 진출 한국 식자재 기업과 한국 식품을 수입하는 스페인 기업, 스페인 언론사, 스페인 인플루언서 등이 초대되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행사에 참가한 16개의 한국 식자재 기업들이 제품 홍보를 위해 설치해놓은 전시대와 각 기업들의 부스들이 마련되었고, 그 뒤쪽 행사장에서는 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 및 요리 시연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 초대된 스페인 한국 식품 수입 기업 및 관계자들은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부터 한국 기업들의 부스를 찾아 제품들을 직접 맛보고, 설명을 듣는 열의를 보였다. 이들에게는 누룩 등과 같은 발효제품과 오미자 차, 버섯부터 유튜브 먹방의 소재로 인기를 끈 매운 라면까지 다양한 한국 제품들이 이색적이었는지 행사장 입구에 전시된 제품들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또 행사장 주방에서는 ‘키친 클럽 마드리드’ 셰프들과 오늘 행사를 위해 특별히 초대된 유명 셰프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행사에 필요한 요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며 행사장에 활기찬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윤유선씨는 한국의 음식 문화를 자신의 경험과 함께 유창한 스페인어로 풀어내며 다소 어수선한 행사장을 정돈해 나갔다. 윤유선씨는 스페인에서 MC, 모델, 배우로 활동하는 한국인으로 스페인 유명 시사프로그램 《엘 인터르메디오》(intermedio)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한인 2세가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나 부산대학에서 공부를 하다가 스페인 마드리드의 연극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스페인 연예계에 발을 딛게 된 이력의 윤유선씨는 한국과 스페인 두 문화가 공존하는 행사를 유연하게 이끌어 나갔다.
이날 행사를 조직한 스페인 코트라의 류재원 관장은 환영사에서 “산이 많고 바다가 3면에 접해있는 한반도의 특성상 육지와 바다에서 나는 풍부하고 신선한 식재료들이 ‘빨강’, ‘파랑’, ‘흰색’, ‘검정’, ‘노랑’의 다섯 가지 색으로 조화롭게 이루어져 밥상이 되는 한국의 음식 문화를 소개하며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식재료들과 음식문화가 스페인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후 이어진 한국 및 스페인 식자재 업체 관계자들의 프레젠테이션에서는 먼저 2008년부터 한국의 버섯을 수입하고 있는 스페인 업체 ‘olmo mazcuñan’(올모 마즈쿠냔)의 페드로 올모는 “자신의 한국 버섯 유통 시작과 과정을 소개하며 한국인들과 거래는 항상 즐거운 일이며 항상 자신들을 가족처럼 맞아주는 거래처들에게 감동하고는 한다”라고 전했다. ‘olmo mazcuñan’(올모 마즈쿠냔)의 경험담은 이날 행사에 참가한 한국 식자재를 직접 수입하고자 하는 스페인 업체 관계자들에게 좋은 조언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행사는 스페인 현지의 유명 한인 셰프 ‘루크 장(장명순)’의 요리 시연으로 절정에 이르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레스토랑인 ‘엘 불리(El buli)’ 등에서 일한 경력을 가진 루크 장 셰프는 마드리드의 한식 퓨전 레스토랑 ‘소마 데 아란도’(Soma de Arrando)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와 그 레스토랑은 스페인의 메스컴을 통해 여러 번 소개되기도 했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좌중을 사로잡은 그는 그 자리에서 한국의 식자재를 이용해 창의적인 분자요리를 시연했다. 한국 브랜드 요리 에센스와 매실초를 섞어 참치 타르트 소스를 만들어 낼 때는 행사를 지켜보던 이들이 셰프가 사용한 제품을 보기 위해 모두들 한껏 고개를 치켜들기도 하는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두 번째 음식 시연에서는 누룩과 발표장 등의 국내 전통식 브랜드 ‘명인명촌’의 푸드 디렉터 제이슨 로 셰프가 ‘명인명촌’의 감귤초, 매실액, 된장 등과 같은 자사 제품들로 4가지의 음식을 시연했다. 앞서 장 셰프가 한국의 식재료들을 그가 가진 기술로 필요한 맛과 식감을 내어 창의적인 요리로 재창조해냈다면, 제이슨 로 셰프는 재료가 가진 그 자체에 한국의 전통장과 발효액을 적절히 가미하는 요리를 선보였다. 기름에 튀겨지는 신선한 재료들과 향기로운 한국 장의 향이 행사장에 가득 찼다.
침샘을 자극하는 샘표와 대상의 세프들의 요리 시연회가 이어졌고, 행사 마지막에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매운 음식 참기 대회’가 열렸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5명의 참가자들은 ‘떡볶이-매운 떡볶이-매운 라면-핵 매운 라면’ 4단계의 매운 맛을 참는 경기였다. 어릴 적부터 김치와 떡볶이를 먹고 자라는 한국인들에게도 매운 것들이기에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는 현지인들이 견딜 수 있을까 Samur(마드리드 긴급구조 지원 서비스)를 불러야 되지 않나 옆 사람과 걱정스런 농담을 주고받던 찰나 순식간에 입에 털어 넣는 지원자들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마지막 4단계까지 거침없이 가장 빠르게 해치운 2명의 우승자들에게는 소정의 상품이 주어졌다. 의기양양하게 시상식까지 마친 참가자들은 뒤늦게 몰려오는 매운 맛에 얼굴이 벌게지며 땀을 흘려 웃음을 자아냈다.
<행사를 더 재미있게 했던 '한국 매운 맛 참기 대회' - 출처 : 통신원 촬영>
두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볼거리가 풍성했던 행사의 끝에는 초대된 셰프들과 ‘키친 클럽 마드리드’ 셰프들이 준비한 요리들을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프레젠테이션과 요리 시연회를 통해 보고 들었던 한국의 식재료들과 음식들을 직접 맛보며 끝맺을 수 있었던 이 행사는 한국의 음식과 식자재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행사였다. 실제로 행사에 초대되었던 스페인 음식, 여행, 인터넷, 잡지 『Coloralia』 관계자는 “한국 음식은 처음 접하는 것이라며 중국, 일본 음식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며 조만간 마드리드에 있는 한식당을 방문해 한국 음식을 좀 더 알아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또 스페인 여가, 레저를 다루고 있는 웹 ‘moderno y castizo.es’의 운영진들도 마찬가지로 한국 음식은 처음이라며 필자에게 마드리드 한국 식당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는 그룹들과는 다르게 한국의 음식을 전혀 맛보지 못한 현지인들이 많았는데, 이에 코트라의 심재상 차장은 “한국 음식이 스페인 현지에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단계이고, 퓨전이 가미된 한식으로 현지인들이 느끼는 생소함을 없애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대부분 독일의 유통회사나 중국 거대 유통사를 통해 스페인에 들어오고 있는 한국의 식재료들이 스페인과 한국의 직접적인 유통 판로를 모색함과 동시에 한국의 음식 문화를 알리는 이 같은 행사들을 더 많이 계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반찬이 어우러져 풍부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고, 발효의 맛으로 건강과 깊은 맛까지 겸비한 한식은 스페인에 새로운 한류의 물결을 몰고 올 수 있는 충분히 경쟁력 있는 상품이다. 코트라의 노력과 함께 다양한 유통 판매망의 확보가 이루어져 가까이서 한국의 음식과 식자재를 구입하고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행사 후 여가 관련 웹사이트 ‘moderno y castizo.es’에 케이 푸드 행사와 한국 음식에 대한 기사가 게재됐다 -출처 : moderno y castizo.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