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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없는 문화가 빛나는 마드리드의 밤, '문화를 잇는 몸짓'

2025-08-0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40도를 웃도는 마드리드의 여름은 플라스틱 휴지통이 녹아내릴 정도로 뜨겁지만 예술, 무용,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축제들로 가득한 계절이기도 하다. 다양성과 개성들이 스스럼없이 마드리드에 모여 긴 여름밤을 채운다. 다양한 인종만큼 경계 없는 문화가 빛나는 2025년 마드리드. 그 안에 한국문화가 있다. 

올해는 한국과 스페인이 수교를 맺은 지 75주년이 되는 해다. 이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스페인을 문화동반자로 선정해 올 초부터 마드리드 및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스페인 도시 곳곳에서 한국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소개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공연부터 한국 문학과 작가와의 만남 및 쿠킹 클래스, 한국 클래식 음악 공연까지 다채로운 한국문화가 마드리드 및 스페인 여러 지역을 직접 찾아 현지인들과 만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는 관객들

< 공연이 끝난 후 무대에서 함께 춤을 추는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7월 4일 스페인 문화예술센터 마타데로(MATADERO)에서는 '2025 코리아시즌'의 대표 공연 '문화를 잇는 몸짓'이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예매가 시작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450여 석이 매진되며 이번 공연을 향한 그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증명해냈다. 공연 전 열린 개막식 행사에서는 주스페인대한민국대사 임수석 및 세계적인 플라멩코 안무가이자 마타데로 무용 센터의 예술감독인 마리아 파헤스 등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마이라 페헤스는 환영사를 통해 "춤은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어 하나가 되게 해줄 수 있는 예술"이라며 "한국문화와 몸짓을 통해 서로를 잘 이해하고 화합하기를 원한다."면서 이날의 공연을 크게 환영했다. 또한 자리에 참석한 임수석 대사도 올해 스페인과 한국의 문화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두 나라가 긴밀하게 연결돼 더 많은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마련된 오미자차로 건배를 제안했다.

본격적인 공연 시작 전 열린 부대 행사 '꼬모 앤 꼬레아'는 한국문화원이 한식을 스페인에 대중화되고 미식 트렌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는 다채로운 한식 체험이었다. 이날 공연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 관람 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전통 다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 제철 과일과 천연 식재료로 만든 한과는 그 색과 모양부터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았는데 긴 줄을 기다려 먹은 새로운 모양과 색깔, 그리고 맛에 감탄하는 이들이 많았다.
공연 시작 전 '꼬모 앤 꼬레아' 부대 행사에서 다과를 즐기는 관객들

< 공연 시작 전 '꼬모 앤 꼬레아' 부대 행사에서 다과를 즐기는 관객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날의 공연은 국내외의 주목을 받으며 활동하는 최상철 현대무용단의 <그들의 논쟁>, 후댄스 컨퍼니의 <숨쉬는 꿈>, 휴먼스탕스의 <시나위>, 한국의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한국무용 작품으로 구성됐다. 먼저 갈등의 시대 한 가운데 있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남성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표현한 <그들의 논쟁>은 비보잉과 힙합, 스트리트 댄스가 결합된 무대로 강렬하게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정장을 입은 남성 무용수로 꾸며진 무대에 여성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과 응원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초대로 공연을 보러 왔다는 엘레나는 "이 정도의 수준 높은 공연을 보게 될 줄 몰랐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진 한국무용 기반의 현대무용 <숨쉬는 꿈> 공연에서는 징과 소리가 만들어낸 몽환적인 무대에 관객들이 열정적인 박수와 환호로 그 감동을 전했다. "무대 자체에서 뿜어지는 에너지에 힐링됐다."는 관객도 있었다. 전통춤 평양검무를 바탕으로 한 현대무용 무대 <시나위>에도 관객들은 깊이 빠져들었는데 스테이지 파이터 출신의 김시원, 박준우 무용수를 알아보고 놀라며 기뻐하는 관객도 있었다. K-콘텐츠의 인기가 얼마만큼인지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커튼콜이었다. 감동적이고 멋진 무대를 꾸며진 무용수들의 인사가 끝나고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자 무용수들을 객석을 향해 돌진했다. 그리고 관객들을 향해 함께 나가 춤을 출 것을 권유했다. 한국인만큼이나 흥의 민족인 스페인 관객들은 빼지 않고 무용수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무용수들과 관객들이 어우러져 <강강술래>를 추고 서로 환호하고 박수를 치며 환히 웃는 등 진정한 '문화를 잇는 몸짓'의 공연을 완성시켰다.

관객들은 공연장을 나서면서도 열기와 감동에서 한동안 벗어나지 못해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무대를 곱씹으며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한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까르멘은 그다음 날에도 "아직 무대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며 "이번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해준 모든 기관과 관계자분들께 감사를 전한다."고 했다. 서로 다른 문화를 이어 멋지고 환상적인 순간을 창조해 낸 '문화를 잇는 몸짓'처럼 '2025 코리아시즌'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문화가 빛나는 스페인에서 반짝이길 바라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한국어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