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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의 중국 진출 관련 소식

2019-07-2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되어 방영되었던 <이몽>이 중국의 양광칠성그룹(阳光七星)과 계약을 맺고 중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한국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양광칠성그룹이 드라마의 배급과 <이몽>의 재편집 및 추가 촬영을 통해 영화로 제작해 중국에서 개봉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사드 문제가 불거진 이래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중국에 전혀 진출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계약이 실제 방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국의 상황에 따라 항상 유동적이다. 하지만 외부의 관찰로만 본다면 성사 가능성이 매우 커 보인다. 

이번 보도를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한국 인터넷에서는 여러 매체의 관련 소식을 접할 수 있지만, 중국 인터넷에서는 관련 보도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미디어 뉴스가 거의 시간차 없이 중국에 소개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례적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몽>의 제작사인 이몽 스튜디오 문화전문회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중국 파트너가 <양광칠성그룹(Sun Seven Stars Group)>의 계열사인 Seven Stars Film Studios Limited(US)라는 것이다. 실무적인 부분은 계열사에 담당하지만, 이를 주도한 인물은 阳光七星娱乐媒体集团의 CEO인 우정(吴征)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중국의 유명 포탈인 바이두가 운영하는 백과사전이나 관련 질문에 그가 운영하는 회사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하지만 우정은 정치적으로나 비즈니스적으로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로 관련 정보가 적지 않게 검색된다. 그렇다면 우정을 움직인 사람은 누구일까? 한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 외사위원회 부주임 겸 차하얼학회 회장인 한팡밍(韩方明)이 힘을 썼다는 얘기가 있다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몽>은 중국에서 크게 관심을 받은 드라마가 아니다. 웨이보 핫이슈 조회 수도 5,000만 회 정도에 불과하다. 리뷰 전문 사이트인 도우반에 감상평이 올라 온 것도 수십 건에 불과하다. 호평도 많지 않다. 그런데도 상업적 이익을 얻기 힘든 <이몽>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다. 여러 가지 정황을 비춰볼 때 이번 계약은 경제적인 면보다 정치적인 요소가 고려됐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유에서일까, <이몽>을 검색하면 다른 작품들과 달리 평점이 나오고 있지 않다. 평점에 참여한 네티즌이 없는 것이 아니라, 수치가 계산되어 나오지 않는다.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몽>이 중국에 방영되고,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얘기한다.

< 도우반에 '이몽'의 페이지 - 출처 : https://movie.douban.com/subject/30263646/ >

<이몽>은 흥행성과 관계없이 한중관계의 중요한 역사적 경험을 드러낼 수 있는 드라마이다. 한중은 공동 항일의 역사적 경험이 있으며, <이몽>의 다루는 김원봉, 의열단 등은 공동 합작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중국의 지원을 받은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 연유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과 국제학술대회가 지난 4월 10, 11일 상하이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를 비롯해 많은 정치인과 학자들이 이 행사에 참석했다. 이외에도 적지 않은 행사들이 중국에서 개최되었다. 이러한 행사들은 한중의 공동 협력 정신을 기릴 수 있는 중요한 행사였다. 만약 사드 여파가 지속되었다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이 한중관계에 의미 있는 역사적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념행사는 조촐하게 열렸을 것이다. 
	
현재 한중관계의 변화가 곳곳에서 보이고 있다. <이몽>의 중국 진출은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해할 필요하다. 실질적으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중국 진출이 막혀 있었지만, 중국은 공식적으로 ‘한한령’을 인정한 바 없다. 그렇기에 이를 변화시키는 데 어느 정도 명분이 필요할 것이다. <이몽>의 중국 진출은 이러한 명분을 마련한 기회가 아닐까. 이를 통해 그동안 막혀 있던 많은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손성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북경)/북경 통신원]
약력 : 현) 산동대학 역사문화학원 조교수 북경대학교 역사학계 박사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