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BTS 중동 투어 비판>
K-Pop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소재의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10월 12일 마무리했다. 이번 콘서트는 방탄소년단이 중동 지역에서 개최한 첫 단독 공연이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해외 가수 최초로 스타디움 규모로 열린다는 점에서 공연 시작 전부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 '역사적인 콘서트'는 다른 한편으로 독재 체제를 '세탁' 또는 '옹호'한다는 비판 또한 받았다. 10월 12일 자 《가디언》지 보도는 후자를 특히 부각시켜 'K-Pop 그룹 BTS 사우디아라비아 콘서트로 비판받다'는 제목을 뽑았고 '인권 운동가 그룹들과 팬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리야드에서 공연을 강행했다'는 부제를 달아 크게 보도했다. 이번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공연은 BTS가 2018년 8월 서울에서 출발한 '러브 유어셀프' 투어의 연장선 상에서 연 것이다. BTS는 이 2개 투어로 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서 62회 공연 기록을 세웠으며, 한국 가수 최초, 최고 기록을 세우며 K-Pop의 새 역사를 썼다고 볼 수 있다. 이로써 BTS는 미국 빌보드 월간 '박스 스코어'와 폴스타 '라이브 75' 등 투어 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티켓 파워를 보여주기도 했다. 《가디언》지는 BTS가 특히 지난 6월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단독 콘서트를 가졌음은 물론, 비영어권 가수로는 이례적으로 2회 공연을 매진시켰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은 최대 약 7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이다. 축구 경기가 아닌 콘서트에 맞게 객석이 꾸며지고 안전 등을 고려해 공간을 확보한 까닭에 이날 BTS 공연은 약 3만명 규모로 치러졌다. 공연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좌석들은 순식간에 매진됐고, 무대에 가까운 좌석 티켓들은 온라인 거래에서 100만 원 이상에 거래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BTS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100여 명의 팬들의 환영을 받았고 그들 중 많은 이들은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리트와 같은 나라들에서 이 콘서트를 참관하기 위해 왔다고 한다. 아랍 여성들은 2017년 이후에야 비로소 킹파드 인터내셔널 경기장 입장이 허용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연을 하기로 한 결정이 지난 7월에 발표되었을 때 커진 비판의 목소리는 BTS의 팬들을 분열시켰다고 한다. 비판의 목소리들은 2018년 터키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에서 살해된 ‘Jamal Khashoggi’의 죽음과 관련해서 높아졌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의 인권 문제 또한 이런 맥락에서 심각하게 거론되었다. 검열을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 여성의 권리에 관한 제한, 또 동성애가 불법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황을 고려할 때 BTS가 유니세프의 폭력을 종결하라는 캠페인 'End Violence'에 동참하고 그들 자신의 Speak Yourself 연설을 유엔에서 하는 등의 활동이 이상하게 보인다는 것이 《가디언》지의 입장이다. 이 신문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주하는 이들이 이 콘서트에 관한 발언을 할 겨우 살해당할지도 모른다고 밝힌 소셜미디어 또한 인용하고 있다. 수많은 팬들이 BTS가 리야드에서 공연을 하기로 한 결정을 존중한 반면, 다른 팬들은 '가지 말라'는 입장을 트위터를 통해 전달하였다고 한다 (#BTSdontgo). 12일 토요일에 인권재단(Human Rights Foundation/HRF)도 이러한 비판적 입장에 가담하여 BTS가 사우디 아라비아 독재 정권의 인권 유린을 '세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위터에 공개된 입장에 따르면 '사우디 정권의 권력 남용을 폭로하기보다는 오늘 리야드에서 공연함으로써 BTS는 독재 정권의 인권유린을 덮어주기로 선택했다'고 비판했다. HRF는 스타들로 하여금 독재정권을 지지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달라고 호소하고있다. Human Rights Foundation (@HRF) Rather than using their platform to denounce the Saudi regime’s abuses, BTS chose to whitewash the regime’s human rights violations by performing in Riyadh today. (https://t.co/843nov1R2i) BTS는 10월 초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연을 하기로 한 결정을 옹호한 바 있다. 이 결정을 내리는 것은 쉽지 않았으며 그들은 ”공식적으로 초대를 받았다“며 ”우리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어디든지 간다“고 말한 것이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BigHit)는 지역 정서를 감안하여 몇몇 춤 동작 등을 변경시켰다고 밝혔다. 이에 《가디언》지는 올해 초 머라이어 캐리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연했지만 미국의 래퍼 니키 미나이 (Nicki Minaj)는 해당 지역에 사는 여성들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 등을 요구하는 인권 운동가들을 지지한다며 콘서트를 취소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트로》지는 10월 12일 BTS의 팬들이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 날 지민의 24세 생일을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이슬람 문화를 고려해 안무를 변경시킨 BTS의 리야드 공연>
※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the Guardian》 (19. 10. 12.) , https://www.theguardian.com/music/2019/oct/12/k-pop-group-bts-criticised-for-saudi-arabia-concert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