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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에도 통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19-11-1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 개봉 첫 3일(10월 25일~27일) 개봉 영화 중 10위를 차지한 영화 '기생충' - 출처 : TAQUIA CINE ESPAÑA >

지난 10월 25일 스페인 전 지역 63개의 극장에서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스페인 영화 비평가와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누적 관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개봉 첫 이틀 간에는 스페인 10위를 기록했고, 개봉 3주 차인 현재 12위를 달리고 있다. 개봉 직후부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조커>가 스페인 전역 383개의 극장에 개봉했고, 또 상위권의 영화 중에 스페인 영화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유일한 영화이자 유일하게 100개 미만의 상영관을 확보한 것을 감안하면 <기생충>은 스페인 현지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보다 두 배 더 많은 상영관 보유한 여러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순위에서는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기생충의 성공은 주변 반응을 통해 미리 알 수 있었는데, 어떤 이는 먼저 다가와 “한국 영화 <기생충>을 봤는데 대단했다. 2019년 최고의 영화다”라며 극찬했고, “많은 이들이 기생충을 추천하더라. 꼭 같이 보러 가자”라고 언급한 친구도 있었다. 물론 스페인 언론들은 개봉 직전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아낌없이 표했고, 개봉 이후에는 극찬이 이어지기도 했다.

<마드리드 여러 영화관에서 개봉한 기생충(위)와 지난 수요일 '기생충'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은 현지 관객들(아래) - 출처 : 통신원 촬영>

스페인 현지 관객들의 반응을 생생히 살피기 위해 통신원은 마드리드 스페인 광장 근처의 Golem 영화관을 찾았다.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61개의 영화관에서 <기생충>이 상영 중이다. 159석 규모의 5관 6시 30분 영화는 이미 매진되어 미리 예매하지 않은 이들은 다음 회차 영화를 기다리거나 돌아가야 했다. 마드리드 매주 수요일은 ‘문화의 날’로 영화 입장권이 평소(9~10유로, 한화 약 12,300원)보다 저렴한 (4~6유로, 한화 약 5,000원)이다. 평일임에도 많은 이들이 영화관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입장을 기다리는 이들의 연령대는 다양했는데, 누군가의 추천으로, 혹은 언론에서 극찬해서 등과 같은 이유로 영화관을 찾았다.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장 작품이라는 화제성과 <옥자>, <설국열차> 등 자신의 만의 확고한 세계관들의 영화로 외국에서도 인기 있는 감독의 명성에 관객들이 입소문이 더해져 많은 이들이 <기생충>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것이다.
영화 내내 스페인 관객들 때론 웃으며, 때론 놀라워하며 영화에 빠져들었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제시카 송’ 부분에서는 스페인 관객들도 격하게 웃으며 반응했다. 영화가 끝나고 노래가 나오며 엔딩 클레딧이 올라가고 있었지만, 관객들은 한참을 좌석에 앉아 영화의 여운을 즐기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놀라운 영화였다”며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 반응은 스페인 관객들이 영화를 충분히 이해하고 즐겼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남편과 남편 동생 가족들과 같이 영화를 보러 왔다는 카탈리나(59세)는 “놀라운 영화였다”며, “영화제 상을 받은 영화라 작가주의 영화인가 했는데, 첫 장면부터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생충이 되는 약자 계급과 예의 바르지만 선을 넘어오는 이들에게는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 상위층 계급을 잘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극장을 빠져나가는 한 관객은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생각해 낼 수 있었을까 너무 신기하다”라고 언급하자 그 옆의 친구는“ 한국인이라 그렇다”며 웃기도 했다.
여론뿐 아니라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El Español》은 “최근 20년간 개봉된 영화 중 손에 꼽을 정도”라면서 “오스카 시상식에서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 감독 작품과 경합을 벌일 후보작”이라 표현했다. 《El Confidencial》은 “봉준호 영화 중 최고의 영화이자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이 당연한 작품”이라 극찬했다. 《El Mundo》는 동 작품의 현실성 구현을 호평하며 “눈부신 영화. 악몽은 생각보다 가깝고, 정확하며 즐거운 만큼 따끔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진짜 현실에서 있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드는 일을 다루는 달인과도 같은 솜씨”라 언급했다. 동 언론의 카를로스 레버리에고(Carlos Reveriego)는 “굉장하고 놀랍다. <기생충>은 이미 다른 한국 영화를 통해 익히 알고 있든 단순히 훌륭한 영화가 아니다. 코믹하면서도 동시에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이다”라 전했다. 스페인에서도 이렇게 뜨거운 호응을 받는 기생충은 스페인에서 이렇게 많은 극장에서 많은 관객들을 끈 최초의 영화로 기록될 것이다. 기생충은 스페인에서 16세 이상 관람가로 개봉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