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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대형 공연장에서 선보인 묵향 공연

2020-01-0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12월 8일, 파리 17구에 있는 대형 공연장 ‘파리 팔레 데 콩그레(Palais des Congres de Paris)’에서 한국 국립무용단의 <묵향> 공연이 개최되었다. 1974년도 문을 연 ‘파리 팔레 데 콩그레’는 <스타마니아>,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와 줄리엣> 등 프랑스 대형 뮤지컬 공연의 초연 장소로도 유명하다. 지금도 세계 각국의 유명 작품들을 무대에 올려 그 명성을 알리고 있으며 아시아권의 대형 공연들도 이곳에서 공연되곤 한다. 우리나라 작품이 본 무대에 올라간 것은 2012년 한국 유니버설 발레단의 <심청> 이후 처음이다.

<묵향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

이번 <묵향> 공연은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파리코리아센터 개원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또한, 이번 공연이 문화원에 따르면 2020년 대한민국 유네스코 가입 70주년 축하공연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한국의 공연을 알리는 무대인 만큼 작품 선정에서부터 매우 신중하였는데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공연 이전부터 지속된 파리 대중교통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공연 당일 약 1,600명의 관객이 자리를 채웠다.
<묵향>은 고(故) 최현의 ‘군자무(1993)’를 바탕으로 한국 문인화를 대표하는 매, 난, 국, 죽을 주제로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세상을 보는 군자의 시선을 담아낸 작품이다. 지난 2013년, 윤성주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안무를 맡고 아트 디렉터 정구호가 연출하여 초연한 본 작품은 우리의 전통의상과 음악이 국립무용단의 깊은 멋을 지닌 춤사위와 아름다운 색채와 만나 전통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로 표현하여 한국 창작무용의 새로운 전환점을 기록한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하였다. 무용수들은 화선지처럼 길게 늘어뜨린 흰색, 검은색, 노란색, 녹색, 주황색, 빨간색 등으로 다채롭게 변화하는 무대 위에서 마치 물감이 번지듯이 춤을 춘다. 이러한 색색 조명들과 한국 여인들의 아름다운 의상 그리고 무용수들의 춤사위를 이끄는 가야금과 거문고 4중주, 해금산조 등의 전통음악은 프랑스인들에게 우리의 전통과 멋을 전달하는데 충분했다..

<묵향 공연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공연 포스터와 브로슈어>

<묵향>은 이번 파리 공연에 앞서, 지난 2016년 6월, 한국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리옹에서 개최한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Les Nuits de Fourviere)’에 초청되어 이틀간 공연하기도 하였다. 1946년부터 고대 로마 시대의 유적인 원형극장에서 개최하기 시작한 ‘레 뉘 드 푸르비에르 페스티벌’은 연극, 음악, 무용, 영화 등 다영역에 걸친 예술작품들을 선보이는 유서 깊은 무대로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묵향>을 초청하여 선보인 무대이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묵향>은 덴마크, 헝가리, 세르비아 등 유럽의 다른 국가에서도 매진이라는 성과를 거두는 등 유럽에 한국의 전통미를 알리는데 선두 역할을 해왔다.

<팔레 데 콩그레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묵향>

이번 파리 공연은 프랑스에서 한국 문화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무대로 준비된 만큼 장마크소베 프랑스 국제예술촌 관장과 장밥티스트 샹토아조 로댕박물관 사무국장, 엘리자베스도마 프랑스 문화부 교육 및 문화예술발전국장 등 프랑스 문화예술계 인사와 키오우 제야 미얀마 대사, 위댜 쳄 캄보디어 대사 등 프랑스에 주재한 대사들도 참석하였다. 문화예술 전문 매거진을 비롯한 현지 언론에서도 이번 <묵향> 공연을 호평하였다. 연극, 미술, 음악, 영화 등에 관한 새로운 소식을 보도하는 온라인 매거진 아르티스티크 헤조(Artistik Rezo)는 ‘영원한 한국, 무용·음악·의상으로 승화되다(La Coree eternelle, sublimee par ses danses, musiques et costumes)’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본질인 흰색과 검은색으로 춤을 추는 아주 오래된 전통에 기인하지만, 전통을 미묘하게 현대적으로 바라보는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대형 프로스코화처럼 한국의 순수한 전통과 현대의 감성을 매우 우아하게 융합하여 6개의 화폭에 표현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파리 팔레 드 콩그레’에서 공연한다는 것은 굉장히 큰 대형 무대가 필요하기 때문인데 이번 <묵향> 공연은 새로운 한국문화원 개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며 새롭게 문을 연 파리코리아센터의 소개도 덧붙였다.
지난 11월 파리코리아센터 개원과 함께 문화원은 개원 특별주간을 통해 다양한 한국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현지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 앞으로도 한국의 멋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을 꾸준히 선보여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져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 사진 출처 :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 참고자료
https://www.artistikrezo.com/spectacle/la-coree-eternelle-sublimee-par-ses-danses-musiques-et-costumes.html

통신원 정보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재)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