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운 '컴포트 우먼'은 단연 한국 관련 뮤지컬 콘텐츠로는 유일무이하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뉴욕은 뮤지컬의 본고장이라고 불리기도 할만큼 유명작들이 매일 공연되고 있다. '라이언킹'은 최장수 인기작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같이 만석이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컴포트 우먼'은 로컬 베스트 뮤지컬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수상했다. - 출처 : 브로드웨이 월드 캡처>
오프브로드웨이 뮤지컬 <컴포트 우먼>은 2015년과 2018년 뉴욕에서 전석 매진이라는 기록을 세운 공연이다. <컴포트 우먼>은 1941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도쿄의 공장에 일자리가 있다는 말에 속은 조선인 소녀 ‘고은’이 돈을 벌러 길을 떠났다가 인도네시아의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같은 처지의 소녀들을 만나는 내용을 그리고 있다. 한국 현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픈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이라는 장르로 승화시켜 미국인들에게 알리는 것은 물론, 일본 중심의 역사의식을 바꾸는 데에 큰 역할을 해냈다. 전 세계 뮤지컬을 이끌어나가는 뉴욕 브로드웨이 시장에서 개최된 만큼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또한 한국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오프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하여 2015년에는 ‘2019 브로드웨이 월드 어워즈’에서 수상식 최우수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 후보에 올라, 30편의 후보작 중 2위에 랭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런 <컴포트 우먼>이 최근 세계적인 공연 전문 사이트 브로드웨이 월드가 진행한 ‘2019 브로드웨이 월드 로스 앤젤리스 어워즈’에서 7개 부문 후보에 오는 것은 물론 수상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컴포트 우먼>은 최우수 뮤지컬, 연출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 조연상, 음악감독상 후보에 올랐으며 우수 뮤지컬상에는 <메리포핀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와 같은 미국 현지 대형 뮤지컬과 경쟁해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 지난 8일 오전(뉴욕 시간 기준)에 결과가 발표된 해당 시상식은 2019년 12월 31일까지 관객들이 직접 선정하고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는 미국 현지 관객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신뢰도 높은 방식으로 선정되는 만큼, <컴포트 우먼>이 최우수 뮤지컬, 연출상, 여우주연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어 낸 것은 한국 뮤지컬 역사상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특히 <컴포트 우먼>을 공연을 감독한 김현준 연출은 한국인 최초로 전미 연출 노조에 가입한 연출가로서 해당 시상식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연출상을 받았다. 2018년 공연에는 세계적인 안무가 김현 씨가 합류, 한국 문화 예술의 수준을 뉴욕 뮤지컬 계에 알린 만큼 위와 같은 결과가 놀랍지만은 않다. <컴포트 우먼>은 총 3,000여 명의 지원자들 가운데, 치열한 오디션 과정을 거쳐 총 24명의 배우들이 캐스팅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한국계 배우 에비게일 최 아레이더는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미국 현지 대표 매체 《FOX》 방영 드라마 <포즈(POSE)>, <리틀 숍 오브 호러(Little Shop of Horror>의 여주인공 엠제이 로드리게스(MJ Rodriguez) 등 쟁쟁한 뮤지컬 스타들과 경합 속에 받은 상으로서 한국계 및 아시아계 배우가 주목받을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기도 했다. 또한 <컴포트 우먼>은 뉴욕을 넘어 LA 공연도 성황리에 마치며 2019년 미국 대표 도시에서 위안부 문제와 한국 현대사를 문화 예술 뮤지컬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현지 시민들에게 알렸다. 현지 제작자 전신영 씨의 기획으로 추진된 LA 공연은 《LA 타임스》, 《NBC》 등 주요 매체들의 호평을 받기도 하며 2019년 미국 뮤지컬 업계에서 한국인의 저력과 콘텐츠의 힘을 보여주었다. 특히 한국인과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은 LA 지역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단순히 미국 시민들을 향해 일방적으로 외치는 역사가 아닌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켰다. <컴포트 우먼>뿐만 아니라 2020년 초, 뉴욕 내에서 다양한 시상식과 매체를 통해 한국인과 한류 콘텐츠가 인정받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지난해 <기생충>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2020년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을 거머쥐며 미국에서 가히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기생충>은 미국 현지 《HBO》 방송국에서 드라마로 제작할 것을 발표하며 올해도 한류 콘텐츠 열풍을 이어갈 것을 알렸다. <컴포트 우먼> 역시 한류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미국 뮤지컬 계에서 새로운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주역이다. 향후 한국 뮤지컬과 연극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재들이 미국에서도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국내외 관심과 지지가 계속되고, 또 하나의 걸작 탄생을 기대해본다.
성명 : 강기향[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뉴욕)/뉴욕 통신원] 약력 : 현) 패션 저널리스트 및 프리랜서 디자이너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대학교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