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으로 출간된 소설 ‘Kim Jiyoung, Born 1982’의 표지>
조남주(Cho Nam-Joo) 작가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176쪽 분량의 영어판 번역본으로 『Kim Jiyoung, Born 1982』라는 제목 하에 영국의 출판사 Scribner를 통해 2월 20일 출간되었다. 가격은 12.99 파운드(약 1만 6천 5백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온라인 으로는 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Jamie Chang이 번역을 맡은 이 소설의 영문판 출간을 며칠 앞둔 지난 2월 15일 《가디언》지는 '대한민국 작가 조남주 : 내 책은 나보다 더 용감하다'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하였다. 전직 방송 작가가 성적 불평등을 다룬 이 소설로 한국에서 뜨거운 공적 논쟁에 불을 붙이며 어떻게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를 주제로 다룬다는 부제를 달고 있다. 올해 41세의 작가 조남주는 전직 방송작가로 그녀가 쓴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2016년 출간되었을 때 당시 한창 진행 중이었던 미투 운동의 흐름 속에 대한민국에서 격렬한 논쟁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현재 영어로 출간된 조남주의 책은 대한민국 사회의 전역에 걸쳐 남자 아이가 갖는 특권에서부터 직장에서의 차별과 모욕에 이르기까지 만연해 있는 젠더의 불평등을 폭로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디언》지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경제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 차별은 153개국 중 108번째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가디언》지는 가족과 함께 서울에 살고있는 조남주 작가를 인터뷰하였다. 그 개요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에서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반응은 어땠나? 여성 독자들이 자신들과 스토리를 실제로 연관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삶 같다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었다고 온라인 상으로 공격을 당한 유명인들도 있었다. 이 책으로 인헤 공적 논쟁을 벌이는 기회를 제공했으므로 내가 작은 기여를 했다는 어떤 자부심 같은 것을 느꼈다. 한국에서 미투 운동은 어땠나? 2016년 5월에 강남역에서 한 여성이 살해되었다. 그리고 그 해 10월에는 문학계와 예술계를 포함해 다양한 영역에서 수많은 성희롱 스캔들이 있었다. 여성들이 느꼈던 공포와 위협에 대해 사람들이 이전에는 거론되지 않았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 서지현이란 여성 검사가 미투 운동에 동참하여 그녀가 경험했던 것을 폭로하였다. 대한민국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서 검사는 직장에서 성적으로 희롱당했던 경험을 밝혔는데 이 폭로는 다른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자극을 주었다. 그 때에 비해서 현재에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젊은 여성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가? 여전히 성적 학대와 차별이 있다. 최근의 뉴스에서는 자신이 여자라는 이유로 일자리를 얻지 못했던 한 여성 공무원 지원자에 관한 보도가 있었다. 그런데, 몇몇 변화도 있다. 여성들이 저항을 하고 청원을 하고 있다. 그녀들이 연대하며 모이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임신 중절이 범죄라는 것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변화의 속도가 느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가 퇴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의 아버지와 삼촌이 당신이 태어나기 전에 내기를 했다고 언급한 것을 보았다. 당신이 태어난 후 남자 아이이면 이미 다섯 명의 딸이 있는 삼촌이 당신을 자신의 딸로 데려가겠다고 한 것이다. 당신이 다른 가정에서 성장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느낌이 어땠나? 실제로 그것은 내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가 여성인 한 내가 삼촌하고 살건 아버지하고 살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남자아이로 태어났더라면 나는 이 삶, 내가 살고있는 이 세상을 현재에 바라보는 것과 같은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약자의 편에서 살면 세상을 더욱 폭넓게 볼 수 있다.
<'가디언'지와 인터뷰를 한 조남주 작가>
딸과 아들을 교환하는 것은 한국에서 흔한 일이었나? 나의 어머니 세대에서는 더욱 흔했다. 나의 아버지와 삼촌 간의 계약에 대해서 들었을 때 나는 진짜로 놀랐었다. 그런데 내가 책에서 말한 대로 여성들이 여자 아이를 임신했을 때 임신 중절을 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런 추세는 1980년대와 90년대 초에 절정을 이루었다. 이 소설은 이미 수백만 부가 팔렸고 18개국 언어로 번역되었다. 이러한 글로벌적 성공이 어떻게 느껴지는가? 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김도영 감독이 이 책은 그 자신의 인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나는 동의한다. 이 책은 나보다 더 진보적이고 용감하다. 소녀시대의 수영이나 BTS의 RM같은 몇몇 K-Pop 스타들이 이 책을 칭찬하였다. 그 효과는 어땠나? 당신은 K-Pop 팬인가? 최근에 한국에서는 ‘idol-seller’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베스트셀러처럼 우리는 K-Pop 스타들을 아이돌이라 부른다. 유명인들의 추천은 영향력이 크다. 나는 오래전부터 K-Pop 팬이다. 그룹 마마무와 태연의 팬이기도 하다. 당신의 소설은 여성들이 직장에 있는 화장실에서 비밀스럽게 촬영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 어느 정도 만연해 있는가? 그 멤버들이 불법 촬영을 공유하는 큰 웹사이트가 있었는데, 2016년에 그 사이트가 닫혔다. 하지만 요즘에도 사람들이 불법 촬영을 하다가 구속되었다는 뉴스를 계속 접하게 된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한국은 표면적으로 볼 때는 아주 부유하고 화려한 나라인 것처럼 보이지만 부자와 빈자의 상대적 부의 차이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젊은 세대들은 특히 많은 절망감을 느낀다'고 밝힌 적이 있다. 동의하는가? 동의한다. 젊은 남성 세대가 일종의 상실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전 세대와 비교해볼 때 많은 권력이나 자본 또는 기회를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여성들은 이 남성들보다 더 적은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왜 출생률이 낮은가? 실제 부동산 가격이 너무 비싸고, 수많은 직업의 안전성이 보장되어 있지 않다. 많은 젊은이들은 단지 자기 혼자 살아남기에도 상당히 벅차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 회사 체제들은 육아 휴직같은 혜택이 좋지 않은 등 훌륭한 복지 정책을 갖추고 있지 않다. 이것은 남성들에게나 여성들에게 모두 일과 가정의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다. 육아의 도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엄마인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보통 한국 사회에서는 아이들을 키우는 여성들을 아주 호감을 갖고 보지는 않는다. 내 경우에 경력 단절을 겪은 후 다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거의 갖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우리 사회구조가 변하면 아이들을 키우는 것에 더욱 많은 가치를 부여하게 될 것이고 아이들을 양육하는 것을 더욱 즐기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들어 K-Pop과 한국 영화, 한국 음식, K-뷰티 분야를 넘어서 문학 작품들이 직접 번역되고 여러 작가들이 런던의 서점에서 직접 독자들과의 만남을 갖고 유명 일간지들을 통해 인터뷰를 하는 현상을 예전에 비해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참으로 반갑고 바람직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미지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언어의 장벽이 무너질 혹은 그다지 두텁지 않은 날이 오는 것은 수많은 문학 작품들이 많이 번역되어 무리 없이 쉽게 서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는 단계를 선행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 : 가디언
성명 :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