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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일본의 젊은 세대가 여전히 한류에 빠져있는 이유

2020-03-1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반일 한국이라는 환상과 오해투성이의 한일 관계』라는 단행본이 출판됐다. 저자는 마이니치 신문 외신부장으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오랫동안 취재해 온 기자이다. 특히 기자는 ‘중년 세대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일본의 젊은 세대의 뿌리 깊고 단단한 한류 열풍’에 대해 일본의 중년 세대의 입장으로 저술했다. 아래는 책의 출판과 관련, 한 매체에 기고된 글을 통신원이 번역, 편집한 내용이다.

<일본의 젊은 세대가 한류의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일본 문화와 비교한 기사 – 출처 : IT Media>

케이팝에 빠진 경험이 있고, 현재는 소셜 미디어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사이즈카 씨는 “예전이라면 일본 아이돌에 빠져있었을 젊은 세대가 지금은 케이팝에 빠져있다.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좀 더 위기감을 가지는 것이 좋을 듯하다”고 말한다.

일본 TV는 어른들만을 위한 것
시네마현 출신의 1991년생 아즈카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케이팝 팬으로 와세다 대학교 문화 구상학부 4학년 때 한류 아이돌의 마케팅 기법과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 배우고자 고려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대학 졸업 후 소셜마케팅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한류 관련 기사를 온라인 미디어에 쓰거나 청소년 만화 잡지에서 패션과 한국 트랜드 특집을 할 때 기획을 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 이즈카 씨가 마케팅 일을 하고 느낀 것은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초등학생과 중, 고등학생을 상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반면 케이팝의 경우 젊은 세대에 파고 들기 위해 철저한 전략을 세우며 노력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케이팝은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있으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유튜브 등을 활용해 돈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팬을 확대하고 사업을 펼치는데, 이것이 바로 한류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전략이다. 이즈카 씨와 만난 장소는 한국 요리 가게가 늘어선 도쿄 신오쿠보였다. 평일 오후인데도 교복 차림의 여고생 같은 집단이 많이 보였다. 이즈카 씨는 “수학여행으로 도쿄에 온 지방의 아이들이 많다”고 말해주었다. 초등학생이나 중고생 전용 잡지의 설문 조사에는 “도쿄에서 가고 싶은 곳 1위가 하라주쿠와 신오쿠보로 나왔다. 한류의 영향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한다.

젊은 세대를 향한 한국 콘텐츠
1억 3,0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일본에서 기업들은 자국 시장에서 나름의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만, 5000만 명 인구의 한국은 자국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인식했을 것이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세계 시장에 눈길을 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한류 콘텐츠를 통한 자국 이미지는 다른 산업에도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정책 또한 뒷받침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한류 콘텐츠밖에 없다. 또한 이즈카 씨는 한류 콘텐츠가 만화 등 일본 대중문화의 세계관을 잘 가져와 캐릭터 만들기에 활용하고 있어 더욱 받아드리기 쉽다고 말한다. 일본의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상대하지 않는 젊은 세대가 한류 콘텐츠에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한류의 기반은 서양 문화
필자는 이즈카 씨의 이야기를 듣고 이어령 전 장관과 인터뷰했던 때를 떠올랐다. 이어령 장관은 1990년 전후 한국의 초대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고, 일본에서도 『축소 지향의 일본인』 등의 저자로 일본에서도 알려진 인물이다. 이어령 전 장관과 2012년 서울에서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그는 한류에 대해 “순수한 한국의 전통문화가 아니다. 서양의 문화를 새로운 형태로 세계에 발신하고 있다. 그래서 서양에서도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이라 평가했다. 한국에서의 서양 문화 수용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을 거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은 일종의 ‘필터’였다. 그렇게 서양의 근대 문명은 일본을 통해 한반도로 흘러갔고, 냉전 종결까지도 그러한 흐름은 이어졌다.

소셜미디어가 한류 붐을 촉진
또한 이 장관은 “우리는 아날로그 시대에 뒤쳐졌기 때문에 디지털 세계에 더욱 빨리 들어갈 수 있었다. 일본처럼 산업화 시대의 축적이 많았다면, 거기에 안주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을 수도 있다. 전화위복이라고 말할 수도 있고, 운이 좋았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한류 열풍의 배경에는 스마트폰의 등장과 소셜 미디어의 빠른 발전이 있었다. 소셜미디어는 젊은이들의 세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초등학생이나 중고생의 세계에서 현재 인기와 영향력의 크기를 '스쿨 카스트'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일본의 문화가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소통과 마케팅이 필요할 듯하다. 그들의 세대를 그 누구보다 공감해 주고 있는 한류처럼 말이다.
※ 참고자료
https://headlines.yahoo.co.jp/hl?a=20200220-00000019-zdn_mkt-bus_all&p=1
https://www.itmedia.co.jp/business/

통신원 정보

성명 : 박하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오사카)/오사카 통신원]
약력 : 현재) 프리랜서 에디터, 한류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