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HIT TV에서 방영 중인 ‘연애말고 결혼’ - 출처 : ‘HIT TV’>
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늘 인기가 있다. 특히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티격태격 하지만 결말에서는 사랑의 결실을 맺는 스토리는 흔하긴 하지만, 국가를 불문하고 꾸준히 사랑받는 주제다. 거기에 출연진까지 잘 꾸려진다면 시청에 부담이 없는, 그러나 가볍지 않은,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몇 달 전 방영을 시작해 종영을 앞둔 배우 연우진, 한그루 주연의 한국드라마 <연애말고 결혼>이 대표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한국에서는 2014년 《tvN》에서 방영됐던 <연애말고 결혼>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 두루두루 인기를 끌고 있다. <연애말고 결혼>에 등장하는 공기태(연우진)는 현재의 삶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재능 있는 외과 의사다.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한국 서울 청담동 한복판 소재의 개인병원 원장이다. 끊임없이 연애하지만, 결혼 생각은 없는 독신이다. 그러나 부모의 생각은 매우 달랐다. 비혼을 고집하는 아들에게 끊임없이 결혼을 권고하고 맞선 자리를 주선한다. 이에 공기태는 부모가 그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임을 깨닫고, 계획을 짠다. 부모의 기준에 맞지 않고, 절대 결혼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은 여성을 부모에게 소개하는 것이었다. 이에 공기태는 자신의 '여자 친구'의 역할에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찾는다. 바로 또 다른 주인공 주장미(한그루)다. 결혼이야 말로 ‘사랑의 완성’이라 믿는 그녀는 가난한 지방대 출신의 백화점 명품매장 판매직원이다. 이 두 주인공은 우연히 만나 ‘역할극’을 하게 된다. 결혼을 강요하는 부모, ‘적절한’ 신붓감 찾기 등의 내용은 다소 시대착오적이게 보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점은 카자흐스탄에서도 마찬가지다.
<카자흐스탄 HIT TV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연애말고 결혼’ 한 장면 – 출처 : ‘HIT TV’>
가령 부모들은 자녀가 괜찮은 집안의 자제와 결혼하기를 바란다는 점, 극 중에서 어머니 역을 맡은 김해숙 배우처럼 자녀의 결혼이 늦어지면 부모가 나서 상대를 찾는다는 점은 카자흐스탄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샀다. 또 ‘시어머니’ 등 시댁과의 관계 등, 특히 아시아에서만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는 카자흐스탄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연애말고 결혼>을 향해 현지 시청자들은 “우울한 저녁이나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인 주말 시청하기를 권한다”, “가볍게 보기 좋은 드라마”, “이해하기 쉽기도 하고, 활력을 준다”, “가끔은 감동적이고, 웃음을 주기도 한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다음 화에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기대된다”, “극중 남자 주인공의 부모가 무섭다” 등등의 견해를 자유롭게 밝히며 주목하고 있다. 한편, <연애말고 결혼>의 OST는 카자흐스탄 젊은 세대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에서 음악이 나오면 애플리케이션 ‘샤잠(Shazam)’에 바로 검색한다. 샤잠은 주변에서 재생되는 음악과 TV 프로그램을 인식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좋아하는 콘텐츠 정보를 찾고, 감상하고, 공유할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자흐스탄 젊은 시청자들은 <연애말고 결혼>뿐 아니라 최근 한국드라마에 삽입되는 모든 OST를 동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검색하고, 듣고 서로에게 공유하고 있다.
<주로 젊은 세대에서 이용률이 높은 애플리케이션 ‘샤잠’ - 출처 : 샤잠>
<연애말고 결혼>은 《HIT TV》 채널에서 매일 오전 11시 15분, 저녁 9시 30분에 방영된다. 대부분 시청자들은 가족과 저녁 식사 후 함께 드라마를 시청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한국드라마는 인기가 높아 주로 황금시간대에 편성된다. <연애말고 결혼>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현지에서는 한국, 터키, 인도 드라마가 강세다. 인기가 많은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요구로 종영됐더라도 재방영되기도 한다. <연애말고 결혼>도 앞서 언급했듯,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유사한 결혼 문화로 공감대를 형성했기에 재방영이 결정될 지도 모르겠다. 한국드라마의 연이은 강세가 지속될 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성명 : 아카쒸 다스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카자흐스탄/누르술탄 통신원] 약력 : 현) 카자흐스탄 신문사 해외부 한국 담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