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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분석]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방탄소년단에 대한 부정적 시선

2020-09-14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디지털 싱글 ‘다이너마이트’가 빌보드 핫100에서 2주 연속 1위에 오르면서 현지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주요 언론들은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소식을 연이어 보도하면서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말레이시아 최대 영어 일간지인 《더스타》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소식부터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방탄소년단의 패션, 방탄소년단의 경제적 효과가 1조 7천억 원에 달한다는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다. 또한 말레이시아 최대 영화관 GSCinema는 방탄소년단 팬들을 위해 영화관을 방탄소년단의 상징인 보라색으로 새단장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방탄소년단 다큐멘터리 영화 <브레이크 더 사일런스: 더 무비(Break the Silence: The Movie)>가 상영하는 9월10일부터 13일까지 프리미엄 영화관인 아우룸 상영관에 한해서 방탄소년단의 팬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새로운 행사를 선보였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른 소식에 방탄소년단의 팬들을 포함해 현지 언론과 기업은 기쁨을 나누며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가운데 말레이시아 일부 유명인들은 방탄소년단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했다가 지적을 받고 있다. 이슬람 종교인인 셰드 바크리(Syed Bakri)는 방탄소년단이 말레이시아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다.

종교 연설가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방탄소년단을 '악마'라고 묘사하면서, 러시아에서 방탄소년단의 최근 콘서트 영화가 성적소수자 요소를 담고 있어 상영 금지됐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그는 “우리는 이슬람 국가다. 우리가 악마를 이곳에 초대할 수 있을까? 러시아 같은 국가도 국민을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아는 것 같다. 종교를 통해 우리의 다음 세대를 교육하자”며 “말레이시아의 종교적 존엄성과 윤리적 가치, 사회의 영향을 고려해 방탄소년단이 말레이시아로 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빠르게 방탄소년단 팬들에게 공유됐고, 이슬람 신자를 포함한 방탄소년단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작업이 얼마나 섬세하고 모든 종교 그리고 문화적 차이를 포용하는지 알아야 한다”며 “방탄소년단을 공격하기 위해 과격한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탄소년단을 '악마'라고 묘사한 셰드 바크리에 대한 기사 - 출처: 'Matamata musik'>

그에 대한 기사는 인도네시아 언론에서도 조명했다. 《Pakiran rakyat》은 “방탄소년단의 성공은 수익을 창출한 경영방식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이 인간애적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했기 때문이다”며 방탄소년단이 코로나19로 피해 받은 사람들을 위해 기부활동을 한 사실을 보도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의 성공과 인간애적인 활동은 전 세계 일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셰드 바크리의 발언을 기사로 다뤘다.

<셰드 바크리의 발언을 지적한 인도네시아 언론 - 출처: 'Pakiran rakyat'>

한편, 말레이시아 여배우 티즈 자그야(Tiz Zagyah)는 ‘다이너마이트’를 겨냥해 “애들을 위한 노래”라고 발언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티즈 자그야는 ‘다이너마이트’ 너무 단순해서 초등학교 3학년이 쓴 것 같다고 지적한 에피 사하루딘의 트위터에 “애들을 위한 노래 아닌가?”라는 댓글을 작성했다. 방탄소년단 팬들은 “그녀의 발언이 말레이시아를 수치스럽게 만들었다”며 “방탄소년단 노래의 가사를 공부해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최소한 방탄소년단은 당신보다 부유하고 친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그녀의 행동을 질타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의 비난이 이어지자 그녀는 자신이 의도한 말은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중독성 있는 노래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케이티 패리(katy perry), 시아 푼야(Sia punya)의 노래도 모든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내가 한 말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그녀의 해명에도 누리꾼들은 '사랑 노래만 성숙한 노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다'고 지적했다.

<'애들을 위한 노래'라는 트위터 댓글을 작성한 여배우 티즈 자크야 - 출처: 'Malay Mail'>

<방탄소년단 팬들의 비난을 받은 티즈 자그야에 대한 기사 - 출처: wolipop(좌), 'Malay Mail'(우)>

<티즈 자그야의 발언에 대한 말레이시아 팬들의 반응 - 출처: 'Malay Mail'>

누군가의 행보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있는 것은 늘 상존하는 일이다. 방탄소년단에 대해서도 역시 마찬가지로 누군가는 이들을 질시와 질투 혹은 오해를 갖고 바라본다. 방탄소년단은 종교적인 이유로 일부 말레이시아인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말레이시아 무슬림 팬들의 텔레그램 채널인 “Agama BTS(BTS 종교)”가 공개되면서 말레이시아에서 케이팝 문화가 많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BTS 종교 채널에서 익명의 사용자가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 대신에 방탄소년단 영상을 볼 것”이라고 지침을 내린 화면이 스크린샷으로 공유됐다. 공개된 화면에는 방탄소년단 응원봉과 포스터를 “기도 도구”로 소개하고 방탄소년단 멤버들을 “예언가”라고 설명하고 있다. 사실인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이 스크린샷이 공개되면서 채널에 가입된 방탄소년단 팬들은 친구와 가족들에게 비난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한 방탄소년단 팬은 'BTS 종교 텔레그램 채널에 가입되어 있다는 이유로 부모님이 케이팝 굿즈를 모두 버렸다'며 '공개된 화면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 《말레이메일》은 “우리는 변절자가 아니에요: 말레이시아 무슬림 케이팝 팬들이 ‘BTS 종교’ 채널을 비난하다”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크게 보도했다.

<방탄소년단 팬들의 'BTS 종교' 텔레그램 채널에 대해 보도한 기사 - 출처: 'Malay Mail'>

동성간의 신체적 접촉, 노출, 젊은 무슬림에게 미치는 영향 등으로 이슬람 문화권은 케이팝 문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우려를 제기해왔다. 하지만 한류는 이슬람 사회를 민주화·비종교화 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애리얼 해리앤토 교수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의 영향으로 이슬람 여성이 다른 문화권과 동일한 관심사를 갖게 되면서 종교적 통합이 이뤄지는데 기여했으며, 이슬람 여성들이 가부장적 남성 사회에서 해방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한다. 나아가 말레이시아인들은 방탄소년단의 노래 그리고 그들의 인류애적인 행동에 주목하면서 크게 공감하고 있다. 한국 가수와 노래에 대한 폭발적인 현지 언론 보도 그리고 일부 말레이시아인들의 부정적 시선은 한류가 현재 말레이시아에 미치는 사회적·문화적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

※ 참고자료
《Malay Mail》 (20. 5. 8.) 
<“We’re not apostates”: Malaysian Muslim K-pop fans denounce creation of ‘BTS Religion’ on Telegram>, 
https://www.malaymail.com/news/showbiz/2020/05/08/were-not-apostates-malaysian-muslim-k-pop-fans-denounce-creation-of-bts-rel/1864394
《Pikiran rakyat 》(20. 8. 26.) , https://bogor.pikiran-rakyat.com/entertainment/pr-08689786/ustadz-di-malaysia-menuduh-bts-setannilai-apa-yang-hendak-mereka-bawa-kecuali-kesesatan
《Malay Mail》(20. 8. 27.) , https://www.malaymail.com/news/showbiz/2020/08/27/bts-fans-hit-back-at-local-actress-tiz-zaqyah-for-criticising-k-pop-groups/1897665

통신원 정보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