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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오쿠보에서 한복체험,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모이데'

2020-09-1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7년 전부터 도쿄 아케보노바시에서 한복 대여와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가게 ‘오모이데(Omoide, 추억)’가 올해 본점을 신오쿠보로 이전하고,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한복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본점은 일본에서도 제일 유명한 코리아타운 신오쿠보 한가운데 있다.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소요되는 이곳은 인기 아이돌 굿즈숍 2층에 입점해 유동인구도 매우 많은 곳이다. 가게 주변 길가에는 한국음식점과 화장품 가게가 있고, 휴일이면 각 지방에서 오는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곳이다. 부부가 운영하는 이 한복 대여점은 한복 디자이너 이향순 씨가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 라사라패션직업전문학교, 일본에서 도쿄모드패션전문학교를 졸업한 그녀는 서울 강남 한복전문점과 일본의 디자이너 브랜드 A/T에서 기획 일을 하며, 한복 연구를 해왔다. 현재는 일반사단법인 한복보급협회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의뢰로 산리오 인기 캐릭터 헬로키티의 한복을 디자인한 경험도 있다.

<‘오모이데’에 비치된 한복들>

이향순 대표는 회사에서 한복 기획 일을 하면서 한국에서 한복을 입어 본 경험이 있는 일본사람이 다시 한복을 입어보거나 구입하고 싶을 때, 어린이 이벤트에서 한복을 입히고 싶다는 등의 요청에 종종 응했고, 일본에서도 한복 수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한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한복을 손쉽게 입어볼 수 있고, 한국문화의 좋은 점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회사를 설립했다고 한다. 100종류 이상의 한복을 구비하고 있는 이 가게는 이향순 대표 본인이 한국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한복으로 모두 세련된 디자인으로 손질도 잘 되어 있다. 기본적인 한복부터 지금의 트렌드에 맞춘 색깔과 스타일 그리고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까지 다양한 취향에 맞춘 한복들이다.

한복체험은 고등학생 이하는 1인 3,000엔(약 33,500원), 일반인은 1인 4,000엔(약 44.7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고, 머리 장식, 메이크업 도구, 드라이(헤어), 백, 소품, 셀카봉 등의 옵션은 모두 무료다. 가게 안에는 소셜미디어 게재용 예쁜 사진 배경과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풍스러운 세트까지 약 10종류 스튜디오가 준비되어 있고, 시간 안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1,000엔(약 11,700원)을 더 지불하면 외출할 수 있는 서비스도 인기다. 코리아타운에서 한복 차림으로 여럿이 다니다 보면 주목도 받고, 한국 스타일의 기분을 맛볼 수 있다.

처음으로 한복을 체험하러 온 한 중학생은 “한복은 일본의 기모노보다 입는 법이 간단하고, 꽉 조이지도 않아 편하다. 그리고 부드럽고 가벼워 입었을 때 착용감이 너무 좋아서 놀랐다. 걷기 또한 편하다. 머리 장식은 종류가 많아 고르기 어려웠지만 가게 점원이 어울리는 것을 잘 골라주어서 좋았다. 언젠가 한복의 본고장에서 입어보고 싶다”고 호평했다.

<한복을 입고 신오쿠보 거리를 걷고 있는 일본인 중학생>

<‘오모이데’의 한복을 입고 기념촬영 중인 일본인 중학생>

한편, 체험뿐만 아니라 정식 대여서비스도 이목을 끈다. 남성용은 22,000엔(약 245만 6,000원), 여성용은 33,000엔(약 36만 8,000원)부터 있고, 고무신, 버선, 속치마, 가방, 노리개, 비녀, 브로치 모두 포함된 가격이다. 대여 서비스는 착용을 원하는 날 전날까지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오모이데는 어린아이 돌잔치 한복부터 어른용, 남성용은 물론 혼례용 의상까지 제공하고 있어 일본에 거주하며 한국 스타일의 결혼식을 할 때나 졸업식이나 입학식 같은 행사에 한복차림으로 참석할 수도 있다.

더욱이 ‘웨딩한복 포토플랜’은 한국전통혼례사진 촬영과 세트로 된 서비스도 있어 일본에서 결혼한 한국인 커플도 좋아한다고 한다. 한복을 대여하는 사람 중에는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문화나 K-Pop을 좋아해 한국을 접하면서 자신이 주인공인 졸업식 등에서 패션의 하나로 한복의 가치를 알고 대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는 한국문화의 하나인 한복이 지역을 넘어 그 스타일과 패션적 가치를 인정받아 ‘한복’이라는 새로운 패션문화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4차 한류붐이라고 명명되는 한국문화의 영향으로 한류에 흥미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에 방문한 적은 없는 사람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의 실용적 요구에도 부응시켜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한복 대여 방식은 두 가지 방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확대방지 지침에 따라 한복 대여와 체험은 4월 초부터 영업에 제한이 따랐다. 더욱이 신오쿠보는 일본에서 제일 큰 코리아타운이지만, 아직 코로나19의 미래가 뚜렷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가게에서도 코로나 이전의 북적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에서 한국문화를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고, 또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한복을 체험할 수 있는 오모이데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한국문화 보급에 공헌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 사진 출처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한도치즈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 현) 도쿄외국어대학, 국제기독교대학, 무사시대학 강사 리쿄대 사회학과 졸업, 서강대 사회학과 문학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