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발달이 TV 광고 저조로 이어지면서 한류 콘텐츠의 주 보급통로 또한 트위터 등 SNS 채널과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으로 전환되고 있다. 과거 어떤 한국 드라마가 태국 방송사에서 수입되어 방영되었는지가 한류 관련 통계 중 중요한 정보로 각광받았으나 이제는 큰 의미가 없게 되었다. 현 태국 지상파 방송사들에서 수입, 방영하는 드라마는 주로 주부 대상의 일일 드라마 또는 사극 등으로 방송 시간대 또한 새벽, 주말 오전대 등으로 밀려난 지 오래이다. 이미 많은 최신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OTT를 통해 시청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기 OTT 플랫폼 중 하나인 넷플릭스가 주요 한류 콘텐츠의 소비 창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태국에서 큰 인기를 모은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더킹 – 영원의 군주>,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이 방영기간 내내 태국 넷플릭스 TOP10 차트 1위를 차지하며 한류의 척도로 주목받았다. 9월 들어서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방영 서비스를 시작하며 1위에 등극한 이래 현재(9월 25일 기준)까지 꾸준히 TOP10 내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한류스타 박보검이 주연한 드라마 <청춘기록>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9월 10일에는 영화 <#살아있다>가 태국을 비롯한 35개국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이와 관련, 태국 유일의 영자 신문인 《방콕포스트》가 9월 18일 <#살아있다>의 영화평을 게재했다. 타탓 분낙 기자(Tatat Bunnag)가 ‘살아있다 - 전면통제된 도시에서 삶의 도전을 일깨우는 한국 좀비영화(Staying alive - korean zomebie flick is an eerie reminder of the challenges of life amid lockdown)’라는 제목으로 작성하였으며 현지 유력언론이 태국 내 영화관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 서비스 중인 영화에 대한 평을 작성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하단에 내용을 번역하여 실어본다.
<영화관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살아있다' - 출처 : 방콕포스트>
오늘날 수년간 많은 영화에서 좀비를 다루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좀비들은 과거보다 빠르고 똑똑한 형태로 진화해왔다. 세계적으로 좀비 영화가 과잉 제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작 다수는 아시아 영화이다. 따라서 때로는 재미있는 신작을 찾기 어려운 가운데, 넷플릭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한국영화 <#살아있다>는 좀비 영화 팬들을 충분히 즐겁게 할 만한 영화로, 풍부한 드라마와 호러, 액션 요소를 갖추고 있다. 조일형 감독과 유아인, 박신혜 한국의 두 탑배우가 주연을 맡은 <#살아있다>는 아파트 안에서 온라인 게임과 라이브 중계로 하루를 보내는 젊은이, 오준우(유아인 역)의 삶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어느 날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도시 전체의 사람들이 통제불능의 상황에 빠지면서, '자발적 고립'에 가까웠던 예전과 달리 강제적으로 고립된다.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감염되어 서로를 죽이는 상황에 놓이면서, 준우는 살기위한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한다.
< 영화 '살아있다' 중 한 장면 – 출처 : 방콕포스트 >
영화가 좀비와 바이러스의 존재로 인해 밖으로 나갈 수 없이 집안에 고립된 상황에 대해 다루면서, 마치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큰 혼란과 고립이 일상이 된 현실세계를 반영한 듯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된 세계에서 이 영화의 개봉은 적절해 보인다. 당신이 좀비 영화의 팬이라면, <#살아있다>의 좀비들은 <새벽의 저주(Dawn of the dead, 2004)>, <새벽의 황당한 저주(Shaun of the dead, 2004)> 또는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속 그들처럼 느릿느릿 하지 않다. 대신 그들은 <28일 후(28 days later, 2002)> 또는 <부산행> 속 좀비들처럼 분노에 차서 매우 빠르게 질주한다. 또한 그들은 벽을 타고 오르거나 잠기지 않은 문을 여는 법을 아는 등 몇몇 인간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것들이 영화의 재미와 공포에 강도를 더한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이 준우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 알아내는 동안 감독은 그가 어떻게 기술과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자신을 구해내는지 보여준다. 준우가 드론을 사용해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주변의 피해상황을 살피는 장면은 웃기는 동시에 무섭기도 하다. 처음에는 텔레비전, 비디오게임과 인터넷이 있기에 잘 견뎌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랜 기간 집에 갇혀 있다는 것은 결국 나중엔 음식과 물이 떨어질 것임을 뜻한다. 하지만 밖으로 나간다면 좀비 무리에게 공격당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관객들은 이 캐릭터가 가족 및 친구들과 만날 수도, 말할 수도 없는 고립과 우울의 단계를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지켜보게 된다. 더군다나 그는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영문도 모르고 있다. 나(통신원주: 기자)는 배우(통신원주: 유아인)가 이런 캐릭터의 정신상태를 잘 묘사해냈으며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이 캐릭터와 연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느꼈다.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은 주인공 준우가 무력한 사람에서 강인하고 항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게 된다. 거기에는 또한 준우와 맞은 편 아파트에 사는 소녀 김유빈(박신혜 역) 과의 강력한 우정이 있다. 소통하기 위해 그들은 레이저, 쌍안경을 사용하고 드론으로 서로에게 음식을 보내주기도 한다.
<현지에서 넷플릭스로 서비스되는 영화 '살아있다'의 포스터 - 출처 : 넷플릭스>
<#살아있다>에 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많은 부분은 예측이 가능하고 다른 좀비 영화들에서 많이 본 상황들이 차용되어 있으며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 장면도 있다. 주인공이 원래 있던 장소에서 사라지고 검은 화면으로 전환되는 등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탈출했는지 확신할 수 없는 몇 장면도 있다. 그보다는 더 진전이 있는 것을 보기 바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적 긴장도와 피 튀기는 많은 액션 신들은 아주 선명하다. <#살아있다>는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으며 당신이 올해 볼 수 있는 괜찮은 좀비 영화 중 하나이다.
※ 참고자료 《Bangkok Post》 (20. 9. 18.), https://www.bangkokpost.com/life/arts-and-entertainment/1987547/staying-alive
성명 : 방지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약력 : 현) 태국 국립쫄라롱껀대학교 석사(동남아시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