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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반정부시위의 협조세력으로 떠오른 케이팝 가수들과 팬클럽

2020-10-30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3월부터 실시한 입국제한 정책으로 코로나19 지역감염이 극히 적은 태국에서, 현재 가장 큰 사회문제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시작된 반정부시위이다. 여기에는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짠오차 현 태국총리가 2019년 집권세력에 유리한 조건으로 개최한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신진 ‘아나콧마이(영문명: 퓨처포워드)’ 당을 올해 초 정당법 위반으로 해산시킨 사건, 현 국왕 마하 와치라롱꼰(라마10세)의 왕실 재산 사유화와 복잡한 사생활, 코로나19로 경제 불황에 빠진 가운데 ‘레드불 사건(2012년 레드불 창업주의 손자가 과속으로 경찰관을 치어 사망하게 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2020년 불기소를 결정했다가 여론의 역풍으로 재조사 실시)’ 등 현 정부의 리더십 및 능력 부재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결국 ‘아나콧마이’ 정당의 주 지지자였던 대학생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섰고, 15일에는 정부에서 비상 포고령까지 선포하고 물대포 진압까지 동원했는데도 시위대는 오히려 게릴라식 시위로 맞서며 총리 퇴진, 군주제 개혁 등의 요구를 펼치고 있다.

주로 10, 20대인 반정부 시위 참가자들은 SNS를 통해 시위에 나서게 된 이유와 지지요청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올리며 전세계인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6일 경찰의 물대포 진압이 발생한 이후에는 여러 케이팝 스타들이 SNS에 폭력 진압에 대한 반대와 시위대 지지를 표현하며 다수의 현지 언론에서 보도되었다. 먼저 태국 출신인 2PM의 닉쿤과 GOT7의 뱀뱀은 각각 트위터를 통해 '폭력 사용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폭력으로 어떤 일을 해결할 수 없다. 모두들 안전하길 바라며 HOTTEST(통신원주: 2PM 팬클럽)는 더 조심해야 한다(닉쿤)', '폭력은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다. 사람들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지 말라. 해결을 위해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해랴. 모두들 무사하길 바란다(뱀뱀)'는 글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17일 현지 일간지인 《데일리뉴스》는 “많은 트위터 사용자들이 시위를 지지한 데 감사하며 리트윗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인 반면 ‘현 시위가 민주화 운동임을 더 상세하게 알리는 등 유명인사로서 목소리를 내달라’, ‘왜 자신의 팬클럽만 언급하는 것이냐’ 등의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태국 경찰의 시위대 진압과 관련 메시지를 남긴 닉쿤의 트위터와 댓글 반응 - 출처 : 닉쿤 트위터(@Khunnie0624)>

그룹 2PM 출신으로 힙합 솔로 아티스트로서 태국 단독 콘서트도 여러 차례 개최했던 박재범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개인 인스타그램에 10월 16일 'Be safe Bangkok'이란 메시지와 함께 태국어로 모두 안전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어 17일에는 영어로 '경찰의 중무장 및 물대포 진압에 시위대는 맨손의 우산으로 맞서고 있다'며 사진과 함께 반정부시위대가 독려하는 해쉬태그 '#whatshappeninginthailand'를 사용한 데 이어 지상철 역에서 시위 중인 시위대의 사진을 공유하며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 10월 18일 일간지 《카오솟》, 《데일리뉴스》는 '제이 박(박재범)의 인스타그램 포스팅 후 유명 래퍼 사이먼 디, 로꼬 등 소속 레이블인 AOMG의 아티스트들 또한 한국어와 영어로 태국 시위에 대한 지지의사와 '#whatishappeninginThailand' 해쉬태그를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박재범 및 AOMG 소속 래퍼들의 시위 지지 포스팅에 대해 다룬 태국 일간지 카오솟 - 출처 : 카오솟/AOMG/박재범 인스타그램(@jparkitrighthere)>

한편 케이팝 팬클럽들의 시위 지지 활동도 눈길을 끌고 있다. 10월 17일 일간지 《마띠촌》은 ‘한국 팬클럽 시위대 지원 단기간에 수백만 바트 모금, 광고 중단 운동도’라는 제목으로 케이팝 팬클럽들의 시위 지원 활동을 상세하게 다뤘다. 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반정부 시위에 많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시위대 지원을 위한 모금 활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팬클럽들 또한 정치적 표현과 뉴스 업데이트 외에도 모금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팬클럽들은 이미 좋아하는 스타들의 생일, 기념일 등을 축하하기 위한 옥외 광고판 비용 등 모금 경험이 풍부하다”며 최근 다양한 케이팝 팬클럽들이 모금을 진행하는 가운데 소녀시대 팬클럽은 2차에 걸친 모금으로 총 77만 9,562.83바트(약 2,800만원)를 모금했다고 밝혔으며 엑소 팬클럽인 엑소엘(EXO-L) 역시 모금액이 30만 704바트(약 1,100만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또한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는 17만3,744바트(약 630만원), 갓세븐 팬클럽 아가새는 16만7,000바트(약 600만원) 등이 모금된 가운데 태국 내 현존하는 한류 팬클럽 중 1세대라고 볼 수 있는 슈퍼주니어 팬클럽 '엘프'는 24시간 만에 70만 바트(약 2,530만원)를 모금하는 등 한류 팬클럽들로부터 모금된 시위대 지원금액만 총 300만 바트(약 1억1,000만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케이팝 팬들의 시위대 지원 모금 현황을 다룬 현지 매체 '네이션TV' - 출처 : 네이션TV 웹사이트>

한편 케이팝 팬들은 정부의 시위 진압 정책에 협조해 시위 발생지역 운영을 중단했던 BTS(지상철), MRT(지하철) 등 교통수단에 광고를 게재하지 말자는 불매 운동도 벌이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교통수단 내 광고판은 태국 케이팝 팬들이 자신들의 스타를 기념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가장 흔한 장소이다. 《마띠촌》의 보도에 따르면 42만 명의 팔로워를 지닌 방탄소년단 태국 팬클럽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아미를 비롯해 다른 케이팝 팬들은 시위 현장 접근이 어렵도록 만든 BTS나 MRT에 광고를 싣지 말아야한다'는 글이 게시되었고 만여 명이 이에 '좋아요'를 눌러 동조의 뜻을 나타냈다. 또 다른 팬들은 대신 버스나 뚝뚝(삼륜차)에 광고를 싣자며 가격과 광고시안까지 게재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팬클럽(페이스북 BTS Thailand 페이지)의 BTS, MRT 광고중단 운동 게시물 등을 다룬 일간지 '마띠촌' - 출처 : 마띠촌 웹사이트>

태국 내 케이팝 팬들의 상당수가 이번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거나 적극 참여한다는 사실은 태국 국내뿐만 아니라 AP통신 등 해외 외신에도 보도되고 있다. 시위대 대부분이 대학생으로 구성되어 연령대가 겹치기도 하지만, 케이팝 팬들이 한류를 접하면서 한국의 사회 분위기와 민주화 등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면서 시위를 지지하는 데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8일 시위대 측이 한국어로 작성한 시위 지지 요청 포스터에 따르면 “1987년 한국의 6월 민주 항쟁과 같이 2020년 태국에서 민주화 운동이 다시 시작됐다”며 한국의 민주화운동 역사와 결부시켜 이번 시위를 표현하고 있다. 현재 시위는 시위대 핵심 요구 사항 중 하나인 ‘군주제 개혁’에 맞서 왕권을 수호하자는 반대 시위파가 등장하며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디 이번 반정부 시위에 나선 태국의 케이팝 팬들과 젊은이들이 다치는 일 없이, 그들이 갈망하는 자유롭고 희망찬 일상 생활로 돌아올 수 있기를 바란다.
※ 참고자료
《데일리뉴스》 (20. 10. 17.) <'แบมแบม-นิชคุณ' ทวีตไม่สนับสนุนใช้ความรุนแรงแต่ทัวร์ลงเบาๆ>, https://www.dailynews.co.th/entertainment/801636
《마띠촌》 (20. 10. 17.) <ปังมาก! แฟนคลับเกาหลี โดเนทท่อน้ำเลี้ยงม็อบ ไม่กี่วันทะลุล้าน ผุดแคมเปญ เลิกซื้อโฆษณารฟฟ.>, https://www.matichon.co.th/entertainment/news_2400337
《데일리뉴스》 (20. 10. 18.) <เจย์ ปาร์ค-ไซม่อนดี' ร่วมโพสต์ถึงเหตุการณ์ม็อบในไทย>, https://www.dailynews.co.th/entertainment/801776
《카오솟》 (20.10.18.) <ชาวเน็ตตื้นตัน! หลังศิลปิน-แร็พเปอร์ดังเกาหลี เจย์ ปาร์ค โพสต์ถึงม็อบไทย>, https://www.khaosod.co.th/entertainment/news_5134470

통신원 정보

성명 : 방지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태국/방콕 통신원]
약력 : 현) 태국 국립쫄라롱껀대학교 석사(동남아시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