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지역 일간지가 다룬 케이팝과 새로운 한국의 남성성에 대한 기사 – 출처 : 엘 살토/SM 엔터테인먼트>
한국에서 꽃과 같이 아름다운 남성을 뜻하는 ‘꽃미남’. 케이팝, K-드라마 등 한국의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남성성이 주목받고 있다. 강하고 마초적인 남성을 선호하는 스페인에서 그와 반대되는 여성스러운 선을 가진 예쁜 남자 아이돌들이나 한국 배우들은 그만의 매력으로 스페인 한류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데, 스페인 지역 일간지 《엘 살토(El salto)》는 ‘케이팝, 유교의 땅의 새로운 남성성’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파란만장한 역사와 함께 한국의 한국의 남성성의 변화와 케이팝이 끼친 영향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를 실었다. 기사는 유교 사상이 정치, 제도,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분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영향을 끼쳤던 조선 시대를 언급하며 시작한다. 기사는 유교 사상으로 인해 부계 중심의 원리를 뿌리 깊게 자리 잡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빌어 ”산업화가 가속화되고 도시화가 급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유교 사상은 효력을 잃게 되었지만 아직도 사회 곳곳에는 유교의 문화들이 남아있다. 그러한 배경으로 오랫동안 한국의 남성성의 형성은 유교적인 유산과 관계가 깊다. 그리고 6.25 전쟁 이후(1950~1960)에는 의무 징병이 만들어낸 ‘전사’ 이미지의 애국적이고 군국적인 남성성이 지배적이었다. 징병을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필요한 관문’이라는 미신이 시작된 시기이기도 하다. 군부독재 시절, 나라의 영광을 가져오는 것은, 그것이 군과 관련 있는 경제와 관련 있든 없든, 남성성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섬세한 시선으로 한국의 남성성의 변화를 바라보았다. 기사는 재벌이라는 거대 기업이 성장하게 된 이유도 남성적인 서열문화와 밀접하게 관련 있다고 전하며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노동시장에 뛰어들면서 빠르게 여성의 가정에서의 지위는 물론 사회적 위치가 달라졌지만 한국 여성은 ”대학과 노동 시장에서 활발이 활동하면서도 여전히 전통적인 모형을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남성이 가정의 가장인 가족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한국의 고질적인 남녀의 문제를 언급하고 이어 ‘화장하는 남자’로 변화한 한국의 남성상을 설명했다. 또한, 기사는 양성성을 가지고 기존의 군국적이고 단체주의적인 남성성에서 먼 남자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일본 만화도 언급했다. 90년대 한국에서 인기를 끈 일본 로맨스 만화들의 영향을 새로운 남성성이 한국에 알려지게 됐고, 이것이 바로 꽃미남의 원조라고 전했다. 이때 이뿐 아니라 새로운 남성성이 탄생할 여러 조건들이 형성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젊은 남성들이 가정을 책임지는 시대가 지났고 남성들이 노동시장으로 뛰어드는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는 것도 변화의 요인으로 꼽았다. 또 기사는 “서양에서 아시나 남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변화도 언급했다. 오랫동안 영화나 방송에서 그려내는 전형적인 묘사를 통한 어떤 매력이나 카리스마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시선에 둘러싸여 있었다. 최근의 흐름(케이팝의 세계적인 인기를 뜻함)은 ‘남자다움’이 무엇인지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며 한국의 새로운 남성성이 서양에도 주목하고 있는 변화이며 서양에서 동양 남자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은 계기가 되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축에는 케이팝이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린 데이, ‘데이비드 보이’와 같은 서양 음악과 완전히 다른 ‘양준일’과 같은 꽃미남 그룹들이 90년대 주류가 되었다. 이들은 한국이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새로운 모델을 세웠다. ‘스킨 케어 루틴’(한국의 단계별 스킨 케어 루틴은 유럽에게 한국의 미의 비결로 통하고 있다.) 제품들의 깨끗한 얼굴, 화장, 시술, 넓을 어깨, 180cm가 넘는 키, 필요한 상황에서 쓰여지는 감수성을 잃지 않는 전형적인 남성적인 표현들. 이 완벽한 남성은 어떤 의미로 옛날 ‘화랑’을 떠올리게 한다. 태양의 후예의 ‘유시진’ 사랑의 불시착의 ‘리정혁’이 이 새로운 남성을 대표한다. 이 남성성은 융통성이 있다. 남성성과 여성성 사이에서 줄다리기할 수 있는 자유는 전통적인 틀 앞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BTS의 맴버들을 살펴보면 분명해진다. 파스텔 계열의 옷, 귀걸이, 목걸이…… 그들의 모든 것은 새로운 남성성의 표본이다. 스스로를 가꾸고, 자신의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예전 남성성과 본격적으로 대치한다. 또한 그들의 춤은 우아함과 감미로움이 융화된 남성성이 돋보인다. 이들 ‘꽃미남’들은 메트로섹슈얼의 카테고리를 무너뜨린다. (남성과 여성 두 개의 젠더만이 존재한다는) 젠더 이분법을 깬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사가 단편적인 케이팝의 인기를 다루거나 케이팝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담은 것이 아니라 한국의 사회 변화에 따른 한국의 남성성의 기준의 변화, 그리고 그 변화를 바라보는 달라진 서양의 시각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양준일이라는 90년대 한국의 스타를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케이팝에 대한 지식수준이 얕지 않다는 것이고 ‘노래가 좋다. 가수가 좋다. 배우가 좋다’는 단순한 시각이 아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문화 콘텐츠를 하나의 이 시대의 ‘현상’으로 분류하고 깊은 지식과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문화 콘텐츠들은 때로는 서구적 고정관념에서 출발한 편협한 시각에서 읽히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문화권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으로 재발견될 것이다. 우리만의 케이팝에서 이제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의 케이팝이 되어 다가올 평가들에 열린 사고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El Salto》 (20. 10. 23.) < K-Pop, las nuevas masculinidades en tierras confucianas >, https://www.elsaltodiario.com/masculinidades/k-pop-nuevas-masculinidades-en-tierras-confucionas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