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5회 런던한국영화제 개막작 '담보' - 출처 : 주영 한국문화원/런던한국영화제/CJ 엔터테인먼트>
2020 런던한국영화제(LKFF)가 지난 10월 29일 목요일부터 11월 12일 목요일까지 런던 시내의 주요 극장들과 온라인 상영을 통해 개최되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런던한국영화제는 10월 29일 저녁 7시 런던 시내에 있는 커존 소호(Curzon SOHO) 극장에서 개막되었다. 강대규(Kang Dae-kyu) 감독의 영화 <담보>(Pawn, 2019)의 상영으로 막을 연 2020 런던한국영화제는 예년에 비해 짧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영화제가 진행 중이던 11월 5일, 팬데믹으로 런던이 봉쇄됨에 따라 오프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상영은 봉쇄령이 끝나는 12월 이후로 연기되는 사태를 빚기도 했다. 보통 2주 동안 런던 시내에서 진행되고, 열흘 정도는 글래스고우, 에딘버러, 벨파스트, 쉐필드, 맨체스터, 노팅햄 등 영국 지방에서도 순회로 진행되었던 런던한국영화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예년에 비해 소규모로 계획되었다. 오프라인으로는 런던에 있는 리오 시네마, 커존 소호, 제네시스 시네마, 에인절에 있는 에브리맨(스크린 온 더 스크린) 극장에서 열렸고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주영 한국문화원 주최로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영상자료원이 후원한 제15회 런던한국영화제는 ‘친구들과 가족(Friends and Family)’에 스페셜 포커스를 둠에 따라, 한국인의 가족생활 묘사에 초점을 맞춘 영화들이 이 부문에서 상영되었다. 팬데믹 상황으로 고통받고 고생하는 개인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가까운 이들, 특히 가족과 친구의 의미를 되새겨보자는 의미에서 마련된 이 스패셜 포커스의 대표적인 초대 작품들로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2019),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2006),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2007), 이재규 감독의 <완벽한 타인>(2018), 강이관 감독의 <범죄소년>(2012) 등이 초대되어 상영되었다. 2020년은 특히 봉준호 감독의 작품 <기생충>(2019)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여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해였던 만큼, 런던한국영화제도 이를 기념하여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프로그래밍으로 한국영화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의 단편영화들인 <지리멸렬>(Incoherence,1994), <인플루엔자>(Influenza, 2004)를 영국에서 처음으로 개봉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봉준호 감독이 출연한 강대희 감독의 작품 <불 좀 주소>(2009) 또한 ‘봉준호 쇼츠’ 부문에서 상영되었다. 영화 비평가 안톤 바이텔(Anton Bitel)이 프로그래밍을 맡은 ‘Now Cinema’ 부문에서는 김조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 김주호 감독의 <광대들: 풍문조작단>(2019), 정진영 감독의 <사라진 시간>(2019), 전계수 감독의 <버티고>(2018), 홍상수 감독의 <도망친 여자>(2019), 이해준, 김병서 감독의 <백두산> (2019)이 초대되었다. 이 부문에서는 가장 최근에 주목받는 한국 영화들의 미학과 예술 경향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올해에도 영국의 영화 프로그래머이자 학자인 마크 모리스(Mark Morris)가 영화 선별과 조직 담당을 맡은 ‘클래식 영화’ 부문에서는 고전적인 샤머니즘 영화에 중점을 두어 무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무당 영화들'인 임권택 감독의 <불의 딸>(1983), <신궁>(1979)과 변장호 감독의 <을화>(1979)가 선정되어 상영되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근년에 이어 계속해서 여성 감독들의 영화들에 특별한 중점을 두었던 ‘여성들의 목소리’ 부문도 마련되었다. 이 부문에서는 임순애 감독의 <69세>(2019),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2020) 등 최신작들이 상영되었다. 이 외에도 다큐멘타리 부문에서는 강유가람 감독의 <이태원>(2016), 김소영 감독의 <작은 풀에도 이름있으니>(1990),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3-숨결>(1999)이 초대되었다. 애니메이션 부문에서는 김보영 감독의 <레버>(2018), 정다희 감독의 <움직임의 사전>(2019), 한병아 감독의 <우주의 끝>(2020), 김리하 감독의 <마스코트>(2019), 이춘백 감독의 <언더독>(2018)이 초대되었다. ‘미쟝셴 쇼츠’ 부문에서는 이나연, 조민재 감독의 <실>(2020), 김소형 감독의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거야>(2020), 변성빈 감독의 <신의 딸은 춤을 춘다>(2020), 김정민 감독의 <긴 밤>(2020), 박우건 감독의 <서스피션>(2020), 김소형 감독의 <우리의 낮과 밤>(2020), 김도연 감독의 <술래>(2020), 이건휘 감독의 <탑스타>(2019) 등 가장 최근인 작년과 올해에 개봉된 영화들이 초대, 상영되었다. 아티스트 비디오 부문에서는 무진 형제들과 서영창 감독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영화제는 11월 12일 김진유(Kim Jinyu) 감독의<나는 보리> (Bori, 2018)로 폐막되었다. 이 폐막작은 온라인으로 상영되었다.
< 런던 봉쇄로 상영이 연기된 '백두산' - 출처 : 주영 한국문화원/런던한국영화제>/CJ 엔터테인먼트<
한편, 11월 5일부터 실시되었던 영국의 봉쇄령으로 이날 이후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었던 영화들은 런던 봉쇄가 끝나는 12월 2일 이후로 상영이 연기되었다. 따라서 게네시스 극장에서 <즐거운 인생>은 12월 4일에, <백두산>(2019)은 12월 6일에 상영될 예정이다.
이현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현)SOAS, University of London 재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