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캐나다 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고, 양국의 문화교류 영역에서 주요 콘텐츠가 돼왔다. 캐나다의 주요 영화제는 일찍이 봉준호, 이창동 감독과 그들의 영화를 초청해 왔고, 이들의 작품은 북미에서 가장 먼저 상영되면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교두보의 역할을 해왔다. 또한 케이팝이 유행하기 전부터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한국 드라마는 캐나다인들 사이에 인기를 얻어왔는데, 캐나다가 가진 다양성의 힘은 더욱 팬층을 두텁게 하며 인기의 속도를 내었다. 이처럼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향한 캐나다인들의 오랜 사랑은 코로나19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캐나다 내에서 더욱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스트리밍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면서, 캐나다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더욱 커지게 되었다. 또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은 대중들뿐 아니라 영화 산업 전반으로 더욱 확대되었다. 최근 캐나다 내 각종 주류 언론들이 선정한 2020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정이삭 감독의 <미나리>가 손꼽히고 있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은 후 LA 및 플로리다 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며, 북미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아온 영화 <미나리>는 최근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로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그 이유가 작품 속 한국어 비중 때문이라는 설명 때문에 도리어 골든글로브 측은 논란의 중심에 섰고, 캐나다 언론들은 이러한 작품 선정 기준이 인종차별적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동 작품은 영화인 브래드피트가 설립한 ‘플랜 B(Plan B)’가 제작한 작품으로, 미국적인 정신을 담고 있지만 언어 비중을 문제 삼아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한 골든글러브의 결정은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캐나다 《CBC》 방영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에 출연하고 있는 시무 류 역시 “<미나리>는 미국에서 촬영하고 미국인이 출연하고 미국인이 연출했으며, 미국 회사가 제작한 영화”라 못 박기도 했다.
<영화 '미나리'가 골든 글러브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자 캐나다 언론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 출처 : ET CANADA/Josh Ethan Johnson/©A24/Courtesy Everett Collection/CP Images>
캐나다 주류 언론인 《CBC》는 지난 24일 2020년 최고의 영화 10편 중 미나리를 7위에 꼽으며, “미국 중심에 있는 한국인 이민 가족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라”고 평했다. 《CBC》는 “이들의 이야기는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함께 한국인들의 투쟁과 희생을 다룬 서사시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배우 스티븐 연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토론토의 문화 전문 잡지 《나우 매거진(NOW Magazine)》 역시, 올해 베스트 영화로 <미나리>를 2위에 꼽았다. 해당 기사는 내년 2월에 토론토에서 개막될 것으로 보이는 <미나리>를 소개하면서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미나리’를 영화 제목으로 내세우며, 낯선 문화에 정착하는 이주민 가족의 사랑을 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등장인물들은 서로를 아껴주며, 서두르지 않으며 서로를 돕는다. 이국 땅에서 자신의 모습을 뿌리내릴 수 있도록 격려하는 아름다운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그 외에도 《야후 캐나다》, 《버라이어티》, 《이티캐나다> 등도 영화 <미나리>와 스티븐 연을 소개하며 한국 영화의 가능성, 즉 낯선 땅에서 이주민으로 살아 낸 한국인들의 이야기와 한국 영화배우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있다.
<2020년 넷플릭스에서 만날 수 있는 한류 콘텐츠들 - 출처 : Flixboss Canada>
이와 더불어 《Flixboss 캐나다》는 ‘2020년 넷플릭스에서 만나는 한국 영화 Top 20’을 선정하여, 캐나다인들에게 한국 드라마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기사는 “2020년의 독특한 상황은 한국 영화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영화와 드라마를 집에서 시청해야만 했는데, 이 시국 중독성이 강한 한국 드라마를 추천한다”고 서문을 열었다. 이미 한류를 통해 검증된 한국 드라마의 힘은 강력하다. 캐나다 넷플렉스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기사는 “거대한 서사와 로맨스, 범죄물과 호러, 그리고 성장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재를 가진 한국 드라마 시리즈 시청을 권장한다”고 서술했다. 《Flixboss 캐나다》는 2020년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한 한국 드라마 20편을 선정하는 한편, 이에 대한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선정된 콘텐츠는 <사랑의 불시착>,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태원 클라쓰>, <동백꽃 필 무렵>, <시그널>, <미스터 션샤인>, <슬기로운 의사생활>, <하이에나>,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꽃보다 남자>, <상속자들>, <청춘기록>, <응답하라 1988>, <비밀의 숲>, <인간수업>, <로맨스는 별책 부록>, <슈츠>, <밥 잘 사주는 예쁜 여자>, <배가 본드>,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다. 캐나다의 주요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소개될 때마다 개봉을 기다리는 열성 팬들의 줄은 길게 늘어서 있었다. 5시간 이상 일찍 와서 한국 영화를 기다리며 한국 영화에 대한 팬덤을 형성해 가는 캐나다 팬들에게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는 어쩌면 반가운 소식이 될지 모른다. 큰 화면과 웅장한 음향시설을 갖춘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지만, 집에서 안전하게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접하면서, 더욱 다양한 한국 스토리와 장르에 주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자료 https://www.cbc.ca/news/entertainment/best-films-2020-1.5852421 https://nowtoronto.com/movies/best-movies-2020 https://ca.finance.yahoo.com/news/steven-yeun-honesty-minari-eclectic-140024232.html https://etcanada.com/news/727954/golden-globes-hit-with-backlash-over-shutting-minari-out-of-best-picture-race/ https://ca.flixboss.com/guides/the-best-korean-dramas-on-netflix-are-totally-addictive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te Magazine Senior Editor 전) 캐나다한국학교 연합회 학술분과위원장 온타리오 한국학교 협회 학술분과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