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회를 맞는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페스티벌(Festival Internacional de Buenos Aires: FIBA)이 지난 2월 26일 금요일 개막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보다는 다소 참가 아티스트가 줄었지만, 비대면 형태와 대면 형태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문화공간과 야외공간 등 31개 장소에서 1,400명 이상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가운데 3월 7일 일요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개막식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26일 금요일, '회복력'이란 모티브로 이탈리아 디자이너이자 세트 디자이너 인 에마누엘레 시니시 (Emanuele Sinisi)가 고안 한 판데믹 극장(Pandemic Theatre)의 공개와 함께 푼타카라스코컴플렉스의 만다린 문화텐트(la sede Mandarine Cultural Tent, dentro del Complejo Punta Carrasco)에서 치러졌다.
<제14회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 페스티벌 홍보 영상 - 출처 :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 페스티벌 유튜브 채널(@FestivalesBA)>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페스티벌은 지난 14년간 아르헨티나 국내 예술가는 물론, 국제예술가들의 활발한 참가로 예술가 간의 협업 또는 교류를 이끌었으며, 도시 시민과 관객들에게 예술활동에 한 발짝 다가가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평가받는다. 이번 해에는 특별해 '팬데믹에 대한 답변'이란 대주제를 가지고 기획되었으며, 국내외 예술가들의 참여한 250개 이상의 퍼포먼스, 연극, 음악 공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었고, 다양한 야외공간과 가상 플랫폼을 통해 소개했다.
<스위스와 아르헨티나 예술가들의 협업 프로젝트 '가상횡단(Virtual Crossings' - 출처 : El Cultural San Martin 페이스북 페이지(@elculturalsanmartin)>
이번 페스티벌에 출품되고 소개될 작품들은 지난 1년간 우리 삶과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직, 간접적으로 투영하고 있는데. 새로운 '뉴노멀' 방식에 대한 새로운 대안과 제안, 또 마비된 세상에서도 계속해서 창조성을 유지하며 디지털 방식과 아날로그 방식을 혼합해 예술활동을 해온 예술가들의 노력과 열정을 반영하고 있다.
<센테나리오 공원 안 야외 영화상영장인 안피테아트로(Anfiteatro)도 올해 FIBA의 공연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다 – 출처 :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 공식사이트>
물론 코로나19 방역지침과 확산 우려로 인해 2019년부터 매해 진행되어왔던 '아바스토 마라톤'과 같은 야외 프로젝트는 이번 해 프로그램에서 제외됐다. 다수의 관람객이 밀집될 가능성이 있는 행사 대신 유동인구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의 전시는 도시 곳곳에 마련되었다.
<한국문화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서 후원한 아트 프로젝트 보라(Art Project BORA)의 현대무용 작품 '소무 SOMOO'의 홍보 포스터– 출처 : 주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페이스북(@CC.Coreano)>
또 이번 페스티벌에는 '2020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사업 일환으로 아트 프로젝트 보라(Art Project BORA)의 현대무용 작품 <소무 SOMOO>가 아르헨티나 아티스트들와의 협업을 통해 재해석되어 출품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집 안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김보라의 소무를 다시 추어 편집한 작품으로 '작품 소무, 집에서 새로 입히기(Revisitando la obra Sommo en residencia)´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안무가 김보라는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동시대 아티스트로 동양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작품으로, 한국의 전통 소재(각시탈 소무, 삼베의상, 아리랑 멜로디 등)를 현대무용으로 재탄생시킨 장본인이다. 퍼포먼스의 동작은 물론 밀양 아리랑을 모티브로 김재덕 음악가가 작곡하고, 가야금‧거문고 연주자가 직접 연주한 음원과 사운드 이펙트가 춤과 절묘한 조화를 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이번 행사는 성인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가족 단위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젊은 층의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디지털 매체에 훨씬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었던 세대이기도 한 만큼, 이번 축제가 던지는 질문, 즉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강요한, 그러나 다가올 비대면 시대 우리 삶의 형식과 그로 인해 다시 정의 내려야 하는 것들'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참고자료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 공식 홈페이지 https://turismo.buenosaires.gob.ar/es/article/fiba-festival-internacional-de-buenos-aires https://www.buenosaires.gob.ar/fiba/virtual-crossings 주 아르헨티나 한국문화원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CC.Coreano/
성명 : 이정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르헨티나/부에노스아이레스 통신원] 약력 : 현)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 사회과학부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