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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행사 '외국인이 본 한국, 〈올드 코리아〉'

2021-05-2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2000년대 초반에만 하더라도 한국을 향한 호주사람들의 관심은 높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요즘 코로나 K-방역, 영화인들의 국제적으로 연이은 수상 소식 등은 호주사람들에게 한국에 관해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물론 대중적인 K팝 또한 한국의 지명도를 높이는 데 공헌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양국의 문화교류는 약 10년 전인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국과 한류 전반에 현지인들의 인식이 조성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다. 이제는 호주의 거리를 지나다 현지인들에게 한국에 관한 질문을 하면 방탄소년단(BTS), 영화 <기생충>을 언급한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신규앨범 발매 소식이나 각종 수상 소식은 현지 언론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주제다. 라디오에서 케이팝을 듣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현지인들이 코로나19 이후 방문해보고 싶은 나라로 유럽, 미국을 제외하면 한국는 높은 순위에 포함된다. 호주사람들에게 한국은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보고 있을까.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 이하 문화원)은 현지인들에게 영화제, 각종 전시, K팝 강좌, 한식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을 홍보하고 있다. 문학 역시 문화원이 다루는 분야로, 문화원은 한국의 문학작품에 대해 현지인들과 함께 공유하는 북클럽(Book Club)을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 25일, 온라인 줌(Zoom)을 통한 웨비나형식으로 북클럽 행사가 열렸다. 이번 북클럽 행사는 제주 해녀의 모습을 그린 작가 리사 시(Lisa See)의 장편 소설 <해녀들의 섬(The Island of Sea Women)>이 소개되었다. <해녀들의 섬(The Island of Sea Women)>은 리사 시 작가가 직접 제주도를 방문해 해녀와 제주 문화, 역사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진행되어, 관객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관객들의 몇몇은 코로나가 풀리면, 제주도를 방문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북클럽 홍보 포스터 – 출처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reAU)

<북클럽 홍보 포스터 – 출처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reAU)>


이번 북클럽에 초청 게스트로 참여한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웨인 클로더 수석큐레이터(좌)와 호주아시아미술협회 재키 멘지스 회장(우) – 출처 :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reAU)

<이번 북클럽에 초청 게스트로 참여한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 웨인 클로더 수석큐레이터(좌)와 호주아시아미술협회 재키 멘지스 회장(우) – 출처 : 주시드니 한국문화원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reAU)>


또한, 문화원은 지난 4월 24일 페이스북 포스팅을 통해 오는 5월 20일에 열리는 북클럽에서 스코틀랜드 출신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Elizabeth Keith)의 <올드 코리아(Old Korea: The Land of Morning Calm)>을 소개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번 북클럽은 코로나 규제 완화로 새롭게 단장한 문화원 내의 도서관 공간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에는 멜버른 빅토리아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Victoria)의 웨인 클로더(Wayne Crother) 아시아미술전문 수석큐레이터와 호주아시아미술협회(The Asian Arts Society of Australia)의 재키 멘지스(Jackie Menzies)회장이 함께했다. 특히, 한국미술에 관심이 높은 전문가와 함께 엘리자베스 키스의 <올드 코리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북클럽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북클럽 현장 – 출처 : 통신원 촬영>


책 <올드 코리아>의 원본은 1946년에 출판되었고, 미국 동캐롤라이나대학의 송영달 명예교수에 의해 번역된 첫 한글판 <올드 코리아>는 2006년에 출판되었다. 이어서 완전복원판이 지난해 6월 10일 재출판 되었다. <올드 코리아>는 자매인 엘리자베스 키스와 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Elspet Keith Robertson Scott)이 20세기 초반 한국 사람들의 일상과 풍속에 관해 생생하게 묘사한 책이다. 키스 자매는 1919년 3.1운동이 일어난 직후에 한국을 방문, 그 당시의 만세를 부르던 한국인의 뜨거운 마음을 잘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가인 엘리자베스 키스가 그린 그림을 바탕으로 언니인 엘스펫 키스 로버트슨 스콧이 글로 당시의 상황을 묘사하는 <올드 코리아>의 완전복원판은 엘리자베스 키스 작가의 그림을 수집가이자 연구자인 송영달 교수가 30여 년간 발굴해낸 키스의 한국소재 그림 일체와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기념비적인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재출판된 책은 키스 작가가 한국을 소재로 한 85점의 작품을 초고화질로 디지털화한 그림을 작품 도록용 종이에 인쇄해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구현해냈다.

복원판 299쪽에 실린 <이순신 장군 초상화>(추정)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초상화이자, 이순신 장군의 실제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해낸 역사적인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책을 통해 이방인이 본 당시 한국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북클럽은 책에 대한 소개 이후, 질의응답(Q&A) 시간을 마련하여 참가자들의 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북클럽 행사에 참석한 이들은 웨인 클로더 큐레이터와 재키 맨지스 회장의 설명으로 한편의 생생한 역사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북클럽 행사도 참가자들의 열띤 호응과 관심으로 빛을 발했다. 호주인들에게는 한층 호기심을 북돋게 했고, 한국인들에게는 밖에서 보는 우리의 생생하고 정감이 가는 옛 삶의 모습에 한없이 정이 가는 시간이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