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낭트 ‘한국의 봄(Printemps Coréen)’ 축제가 5월 19일부터 30일까지 프랑스 낭트에서 개최되고 있다. 낭트 한국의 봄 축제는 축제 조직위원회와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이 2013년부터 프랑스 주요 도시 중 하나인 낭트에서 한국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공동으로 만든 축제이다. 지난 제1회 축제를 시작으로 낭트 내 복합문화예술공간 코스모폴리스(Cosmopolis) 등에서 지금까지 전시, 공연, 컨퍼런스, 음식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낭트 한국의 봄 축제는 낭트 시민과 근교에 거주하는 프랑스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중요한 매개 역할을 담당해 왔다. 더욱이 매년 축제를 즐기고 참가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등 10년 넘게 축제가 지속해서 개최되며 낭트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내에서 열리는 대표적인 지방 한국문화축제로 성장했다. 특히 2020년 축제의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프랑스 내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개최되지 못했지만, 올해는 이동제한 해제와 문화예술기관 개방에 맞춰 다시금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제8회 한국의 봄 축제 포스터 - 출처 : 한국의 봄 축제 페이스북(@Printemps Coreen) >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낭트는 한국과 오래된 인연을 가진 도시이기도 하다. 2006년 한불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낭트와 순천시는 한국의 남도 풍경을 재현한 순천 동산을 낭트에 조성했으며, 2009년에는 순천시에 낭트 정원을 조성하였다. 지난 2019년에는 당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지역 우수 문화교류 콘텐츠 발굴 사업 지원을 통해 순천만 습지와 흑두루미를 주제로 한 컨퍼런스와 공연을 개최한 바 있다. 또한, 문화예술 분야뿐만 아니라 한국과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낭트와 서울을 방문하여 교류하고 있으며, 생조셉로키디(Lycee Saint-Joseph du Loquidy) 고등학교는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한국과의 오랜 인연이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양국의 교류를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써온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며, 특히 한국의 봄 축제 미라 보데즈 협회장과 이정주 감독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축제 개막 공연 - 출처 :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류혜인 공연/축제 팀장>
올해 축제는 ‘한국식 삶(L’art de vivre à la coréenne)’을 주제로 다양한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개최되었던 민화전 ‘책거리’가 낭트에서 선보인다. 책거리는 ‘책과 물건을 그린 정물화’를 의미하는데, 조선 시대부터 이백여 년간 유행했던 민화 장르로 알려졌다. 특히, 낭트 한국의 봄 축제에서는 ‘Le livre est plein de beauté(책은 한껏 아름다워라)’라는 제목으로 스무 명이 넘는 작가들이 참가하여, 삶에서 매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들을 통해 한국인의 삶을 형상화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제작한 한국문화상자가 처음으로 낭트 한국의 봄 축제에서 소개된다. 한국문화상자는 ‘사랑방’, ‘안방’, ‘한복’, ‘안녕’ 총 4개 주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 선비의 삶, 부녀자의 소품, 한복, 한글을 소개할 예정이다. 축제 기간에는 전통 무용, 현대 무용, 거문고 연주회 등 다양한 창작 공연과 윷놀이, 한식 요리법, 드라마파티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주프랑스 한국문화원 전문위원 조르쥬 아르세니제빅(Georges Arsenijevic)이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적 코드’를 주제로 본인이 지난 35년간 문화원에서 일하면서 경험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낭트 시민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한국인 이해하기(Comprend les Coréens)』의 저자 장-이브 뤼오(Jean-Yves Ruaux) 교수가 패널로 참석하여 서로 다른 양국의 문화코드를 잘 이해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한국과 한국인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지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프랑스에서 문화예술행사를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동제한 해제에 맞춰 개최된 이번 낭트 한국의 봄 축제를 통해 앞으로도 파리뿐만 아니라 프랑스 내에서 한국 관련 행사를 많이 접하고 한불 문화 교류가 더욱더 활성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성명 : 지영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프랑스/파리 통신원] 약력 : 현) 파리3 소르본 누벨 대학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