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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두 여인 – 아픔의 역사를 공유한 3개국의 합동 무대 아스타나에서 상연되다

2026-03-0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아스타나에 위치한 카자흐스탄 국립 쿠아니쉬바예바 뮤지컬-드라마 극장에서 2월 14일과 15일, 연극 <파리의 두 여인>이 상연됐다. 이 작품은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특별 공연으로, 한국 극단 피악(P.IA.C)과 카자흐스탄, 러시아 배우들이 협업해 만들어졌다. <파리의 두 여인>은 2025년 6월 서울에서 초연된 바 있으며, 이번 아스타나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주 카자흐스탄 한국 문화원의 지원으로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려졌다. 공연 관계자는 “양국 예술가들이 함께 만든 이번 무대는 문화 교류와 역사적 기념을 동시에 담은 의미 있는 자리”라고 전했다.
극장 로비에 세워진 파리의 두여인 포스터

< 극장 로비에 세워진 파리의 두여인 포스터 - 출처 :통신원 촬영 >

연극 <파리의 두 여인>은 카자흐스탄 배우 아실벡의 돔브라 연주로 막을 올렸다. 카자흐스탄 전통악기 돔브라의 선율과 아실벡의 중저음이 어우러진 구슬픈 곡조는 관객의 시선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어 무대에는 두 여인이 나란히 앉는다. 6월의 파리 뤽상부르 정원 벤치를 배경으로 한 이 장면에서, 두 여인은 한국의 실존 인물 나혜석과 안톤 체호프의 희곡 <벚꽃동산>에 등장하는 몰락한 러시아 귀족 여인 라넵스카야이다. 나혜석은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독립운동가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인물이다.

연극은 두 여인의 독백과 대화를 중심으로 1930~194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대서사를 펼친다. 연해주, 간도, 한국, 파리, 카자흐스탄을 오가며 라넵스카야의 딸 아냐와 독립운동가 트로피모프의 사랑, 스탈린 대숙청과 강제 이주, 아냐의 카자흐스탄 추방과 새로운 만남을 그린다. 아냐는 낯선 땅에서 나혜석의 잃어버린 아들 내하를 만나 새로운 사랑과 가족을 꾸린다. 두 여인의 대화 속에는 일제강점기의 아픔, 독립운동가의 희생, 일본군의 만행, 강제 이주 열차에서의 처절한 생존 등 역사적 사건이 녹아 있다. 공연 시간 180분 안에 모든 이야기를 담기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관객은 긴장감과 서사적 깊이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다.
 연극 '파리의 두 여인' 상연 현장1연극 '파리의 두 여인' 상연 현장2연극 '파리의 두 여인' 상연 현장3연극 '파리의 두 여인' 상연 현장4연극 '파리의 두 여인' 상연 현장5

< 연극 '파리의 두 여인' 상연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두 여인의 만남은 실재와 허구, 동양과 서양, 민족과 계급이 교차하는 의미 있는 무대였다. 단순히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복과 카자흐스탄 디아스포라로 이어지는 민족적 화합까지 보여준 뜻깊은 공연이었다. 이틀 동안 약 1,200여 명의 관객이 객석을 가득 채운 <파리의 두 여인>은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역사적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에 한국 배우가 한국어로 연기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 관람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한국어 대사는 카자흐스탄 관객을 위해 러시아어 자막으로 제공됐다. 공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공동 공연을 통해 문화적 공감대를 더욱 두텁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문화 교류와 역사적 기억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받았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