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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코리아 애니메이션 2021+아시아, 온라인 개최

2021-06-15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올해로 14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제 꽃 피는 코리아 애니메이션 2021+아시아가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처음으로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되어 성황리로 막을 내렸다. 상업성 영화관에서 상영하기에 어렵지만 아주 우수한 한국 독립 단편 애니메니션 작품을 모아 일본 팬들에게 소개하는 이 영화제는 2008년부터 매년 도쿄, 오사카(2009년), 나고야(2010년)에서 열려 왔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전편 온라인 방식으로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마지막 관람은 27일까지 가능) 상영되었다.
꽃피는 코리아 애니메이션 2021+아시아 포스터 – 출처 : 花咲く韓国アニメーション2021+アジア

<꽃피는 코리아 애니메이션 2021+아시아 포스터 – 출처 : 花咲く韓国アニメーション2021+アジア>


영화제에는 한국 작품이 17편이 출품되었고 아시아에서도 러시아에서 3편(이중 1편은 독일과의 합작), 대만에서 2편, 홍콩, 인도와 영국, 중국과 미국에서 각 1편 출품됐다. 일본 호소카와 신(細川晋) 감독의 특별 상영 작품도 있어 모두 26편의 작품이 선보여졌다. 한국 단편은 프로그램 1, 2로 나누어 상영되었다. 첫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주로 독립 애니메이션 영화제 등에서의 수상작을 위주로, 두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기타 우수한 작품들을 묶어서 상영했는데 전체적으로 여성을 테마로 한 작품이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래는 상영 후에 일본의 시청자들이 인터넷으로 기고한 감상들을 통신원이 번역, 편집한 내용이다.

여성 감독의 시선 그리고 남성 감독도 '어머니'와의 관계를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다루어서 아주 흥미롭다. 모두 다 재미있었는데 특히 작품 <제사>에서 여성에게 부담을 주는 전통문화에 대해, 딸인 감독이 아버지에게 물어보지만 아버지는 조선 시대의 유교 사상이 이어진 것이라는 대답을 앵무새처럼 반복만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관객의 취향에 따라, 작품이 대중에게 호소하는 바는 다르겠지만, 이번 작품은 특히 취향에 맞았다. 젠더 이슈(남성과 여성)라는 주제를 다루고, 이는 어느 나라에서도 통하는 주제지만, 작품에는 국민성이 반영되어 흥미롭다. 특히 한국의 일부 작품은 젊은 작가들이 오래된 인습에서 탈피를 시도하려는 반항심을 엿볼 수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된 관계자 대담 역시 즐겁고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는 이벤트이었다. 또 기회가 있으면 참가하고 싶다.

이처럼 인터넷에 기고된 평가들을 보면, 유교 전통사상의 문제를 실체 영상과 합성해 영상 애니메니션으로 제작한 <제사>가 특히 흥미로웠다는 평가다. 소파의 스폰지를 소재로 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꿈> 역시 인상적인 작품으로 손꼽혔던 것 같다.

상영 마지막 날에는 폐막식에 앞서, 관객들이 사전 인터넷으로 투표하여 정해진 관객상 시상식이 있었다. 올해 관객상은 김강민 감독의 <꿈>이 받았는다. 동 작품은 어머니와 아들의 이야기다. 김 감독의 어머니는 항상 아들에 대한 꿈을 꾸면서 전화로 그 내용을 알려 주는데, 실제로 어떤 때는 미리 위기를 회피할 수도 있었고, 또 다른 때는 시도를 하기 전에 꿈 탓으로 자제해 버리는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흑백 스탑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꿈>은 “고마워요, 어머니”라는 대사를 통해 무의식으로 어머니의 꿈에 지배당하는 본인의 심리 갈등을 잘 나타내기도 한다. 남자로서, 아들로서의 여성과 모성과의 관계성을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만드는 데 일본의 60년대 영화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에 일본의 관객의 반응이 아주 궁금하다며 토크쇼에서 김 감독 스스로 고백했다. 결과적으로 일본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작품으로 많은 지지를 얻은 결과가 나왔다. 김 감독은 시상식에서 “상은 마약같이 독이 되어서 받으면 더욱 받기 원하게 된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올해의 한국 작품들을 예전의 작품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사회적인 주제보다는 개인적이고 내면적인 주제, 그리고 여성에 관한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작품마다의 개성이 다소 희미해지는 감이 있어 악간의 아쉬움도 느꼈으나, 새로운 도안이나 기법에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아 영화제 시청자들에게서는 전체적으로 호평을 얻었다. 한편, 온라인 상영 방식에 대해서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역시 시청자들이 올린 댓글에서 그 의견을 살펴보도록 한다.

비대면 개최의 가장 큰 장점은 4시간의 프로그램을 불과 1,800엔(약 18,300원)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만큼 다양한 종류의 단편을 즐길 수 있으니 무척 저렴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스크린에서 보고 싶긴 하지만.

이 이외에도 “온라인 상영에서는 기억에 남은 작품을 다시 돌려볼 수 있어 이해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거나 “온라인 상영이라서 작품마다 멘트를 하나하나 사무국에 전할 수 있어서 좋았다.” 등 당초 사무국에서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주최 측 역시 상영 극장의 시용 제한 시간에 신경을 쓰지 않고 토크 이벤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는 메리트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긍정적인 의견이 있는 방면, 역시 “의견이나 반응을 직접 볼 수 없어 아쉽다.”, “가족 모두가 컴퓨터 1대를 공동 사용하기 때문에 볼 수 없었다”라는 단골 손님들의 불편함도 있었다. 따라서 “내년에는 부디 대면 상영회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으면 좋겠다” 등 대면으로 실시하기를 원하는 고정 팬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사무국에서 매년 준비에 매진한 다나카 에미 씨는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KIAFA) 사무국 측에서 면밀하게 준비를 해 주신 덕분에 잘 할 수 있었다”고 감사의 말을 전한 한편, “여태까지 공동 개최하면서 협력해 주신 영화관들의 도움을 못 받아 우송 작업등을 직접 해야 했기에 힘든 점도 있었다”고 토로하는 한편, “앞으로 광고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안들은 향후의 과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미야케 씨는 “영화제 기념품이나 수상 작품집, DVD 등을 올해는 판매할 수 없었는데 내년부터는 통신판매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새로운 판로 모색을 시도하고 있음을 알렸다.

올해, ‘겨우’ 열렸던 이번 영화제에 대해 다나카 씨는 “정기적으로 개최해 온 이벤트인 만큼 지속적인 개최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관객들이 ‘올해도 개최해줘서 참 좋았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그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토크쇼도 올해는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 대만과의 게스트들을 연결시킬 수도 있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앞으로도 영화제를 오프라인에서만 개최하더라도 토크쇼에는 온라인으로 게스트를 초빙하는 것도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미야케 씨도 “온라인 개최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이 영화제에 참석한 사람이 늘어난 것은 기쁜 일”이라 언급했으나 내년 이후에는 온, 오프라인 어느 루트로 개최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밝혔다.

아마 그 판단은 내년 이후, 코로나19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올해 실시된 관객 설문조사에서도 온, 오프라인 어느 채널에서 개최하기 희망하는지 묻는 질문에 답변은 50:50이었다고 한다. 다만 도쿄의 경우, 작년까지 상영회장으로 사용했던 영화관 업링크 시부야(UPlink SHIBUYA)가 문을 닫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개최지 물색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에 미야키 씨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어떤 형태든 이 영화제는 좋은 작품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어쨋든 계속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쿄에서 꽃피는 영화제를 상영해 주겠다는 극장을 열렬히 모집 중이다”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꼭 그런 극장이 나타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한편, 이번 영화제를 온라인으로 시청한 횟수는 821회, 6차례에 걸쳐 열린 온라인 토크 이벤트 시청 횟수 합계는 1,253회다.

통신원 정보

성명 : 한도치즈코[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 현) 도쿄외국어대학, 국제기독교대학, 무사시대학 강사 리쿄대 사회학과 졸업, 서강대 사회학과 문학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