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넷플릭스 톱 10에서 한국문화 열풍이 재점화됐다.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영화 부문 2위를,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한국문화 관련 영화와 드라마가 나란히 상위권을 점령한 것은 수개월 만의 일로 폴란드 시청자층에 뚜렷한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케이팝 아이돌이 악귀를 사냥한다는 기발한 설정과 함께 한국 전통 미학을 정교하게 녹여낸 비주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영화 속 세계에는 인간으로 변신할 수 있고 몸에 특정 문양을 지닌 악귀들이 존재하는데 그들은 인간의 혼을 노리는 영적 존재다. 이들을 막기 위해 대대로 세 명의 헌터가 사람들을 단합시키는 노래의 힘으로 혼문을 만들어 왔으며 혼문의 힘이 극대화돼 황금 혼문이 완성되면 악귀들은 인간 세계로 나올 수 없다. 이를 통해 악귀의 침입을 막는 것이다. 하지만 악귀들은 세 명의 헌터 '헌트릭스'의 팬심을 빼앗기 위해 남자 아이돌 그룹 '사자 보이즈'를 결성해 정면 승부에 나선다. 겉보기엔 화려한 무대와 아이돌 세계를 그리지만 영화는 정체성, 배신, 연대의 의미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며 전통문화와 대중문화가 교차하는 독창적인 세계를 완성한다. 폴란드어 더빙은 현지 전문 스튜디오에서 제작했는데 성우진의 몰입도 높은 연기와 세심한 대사 현지화 작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감독은 슈몬 바치코프스키, 번안은 토마시 로바체프스키가 맡았으며, 더빙 연출과 편집, 녹음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주요 성우진으로는 루미 역의 카타지나 카나부스, 미라 역의 아드리안나 말레츠카, 조이 역의 주잔나 사포르즈니코프, 진우 역의 세바스티안 델라, 귀마 역의 로베르트 야로친스키 등이 참여해 원작의 감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 외에도 총 20명 이상의 폴란드 성우들이 참여해 더빙의 질을 높였다. 특히 악귀 스튜어디스 역의 킹가 타보르, 어린 루미 역의 야그나 발도브스카 등 조연들의 연기도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폴란드어 자막과 함께 제공되는 더빙 버전은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부담 없이 감상할 수 있도록 제작됐으며, 음악은 원어 그대로 유지해 케이팝 특유의 리듬감과 감성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 케이팝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폴란드에서 인기 - 출처: 넷플릭스 >
이 작품의 독창성과 완성도는 폴란드 현지 비평가들의 호평으로도 입증됐다. 영화 전문 매체의 카밀 포드리반 기자는 6월 27일자 리뷰에서 "여성 악귀 헌터가 동시에 케이팝 스타라는 설정은 처음엔 다소 터무니없어 보였지만 실제 영화는 최근 몇 달간 본 작품 중 최고였다."며 놀라움을 드러냈다. 그는 "엉뚱한 줄거리와 농담이 이 작품의 유쾌한 코미디 톤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며 가벼운 개그와 진지한 메시지가 공존하는 구조가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또한 "만화식 과장된 얼굴 연기와 절도 있는 액션, 노래와 결합된 전투 안무가 웃음과 몰입을 동시에 유발했고 영화에 등장하는 일곱 곡 모두가 독립적인 히트곡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스타일에 대해서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험적 미학"이라 평가하며 "일부의 비판은 과장된 반응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더빙 퀄리티에 대해서도 "거의 흠잡을 데 없으며 원곡을 유지한 자막 처리 또한 현명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영화 공개와 함께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된 의상 분석 콘텐츠도 현지 팬덤의 흥미를 끌고 있다. 루미의 의상과 무기에 들어간 문양은 전통 건축의 단청에서 유래했고, 미라의 의상에는 민화 '호작도' 속 호랑이와 까치가 숨어있다. 또한 한복 장신구인 노리개와 댕기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있으며, 사자 보이즈의 갓과 검은 도포는 사신 의복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해석도 폴란드 팬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시즌 3 공개 이후 폴란드 넷플릭스 TV 프로그램 부문 1위를 꾸준히 유지하며 극단적인 생존 경쟁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서사로 논란과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바르샤바와 크라쿠프 등 대도시 곳곳에서 관련 홍보 배너가 눈에 띈다. 특히 수도 바르샤바에는 전례 없는 규모의 대형 홍보부스가 설치돼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넷플릭스, https://www.netflix.com/pl -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https://flixpatrol.com/top10/streaming/poland/2025-06-30/
성명 : 김민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폴란드/바르샤바 통신원] 약력 : 에피소든 운영 총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