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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리드에서 열린 제4회 한국독립영화제

2021-06-2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5일 토요일, 스페인 마타데로 ‘시네테카’에서 열리는 한국영화제'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5일 토요일, 스페인 마타데로 ‘시네테카’에서 열리는 한국영화제'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1일부터 스페인 한국문화원과 서울독립영화제(SIFF)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인디&다큐영화제가 마드리드 문화 예술 센터 마타데로(Matadero)의 시네테카(Cinetaca)에서 개최되고 있다. 올해 4회를 맞는 이 영화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Filmin.es)으로 병행하며 관객들이 안전하게 마드리드에서도 엄선한 한국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이번 영화제는 문화원 개원 10주년을 기념하며 작년 온라인으로 개최된 이벤트보다 더 큰 규모로 열렸다. 영화제는 단편 부문 ‘삶과 사람’, 장편 부문 ‘남매의 여름밤’, 기획 부문 ‘나를 찾는 여정’ 총 세 섹션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시선과 각도로 한국 사회를 비추는 한국 독립영화를 소개한다.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올해 선정작들은 팬데믹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를 관찰하고, 개인과 가족, 사회로 확대되는 관계의 역학과 의미를 고찰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특히, 기획전 ‘나를 찾는 여정’에서는 ‘나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이들, 찾고 있는 이들, 또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모습을 담은 작품들을 집중 소개한다.

개막작은 한국에서 코로나19가 영화산업에 큰 타격을 준 시기,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을 모은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2020)>로 선정되었다. 이 영화를 본 후 한국 독립영화뿐만 아니라 독립영화가 처음이라는 스페인 한 관객은 “사건을 중심으로 기승전결로 진행되는 기존의 상업 영화의 공식에서 벗어나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것이 인상 깊었으며, 그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는 감상평을 남기기도 했다.

영화제의 중반인 지난 토요일에는 소나기가 거세게 내림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맞은 스페인 관객들이 삼삼오오 영화관을 찾았다. 이날 상영 영화는 한국의 여름 풍경과 어린 시절의 느낌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많 은상을 받은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2019)>이었다. 영화 관람을 위해 마드리드 교외 지역에서 시네테카를 찾아왔다는 엘리(23세) 씨는 동 작품이 “한국의 여름 특유의 감성을 잘 녹여낸 것 같다”고 소감을 말하며, “작년 한국 여행을 계획했으나 결국 코로나19의 여파로 취소되었다”며 아쉬워했다. 이어 “코로나 종식 이후 한국에 가게 되면 영화에서 나오는 콩국수, 비빔국수도 먹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한 고등학생은 “독립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한국영화 축제라는 점에 이끌려서 방문하게 됐다”며, “주인공 옥주가 친구를 만나는 장면이 귀여웠다. 어린 한국 남자들은 실제로 수줍음이 많은지”도 통신원에게 묻기도 했다.

앞서 말했듯이 이번 영화제는 온라인 플랫폼 ‘필름인(Filmin)’에서도 동시에 진행된다. 온라인에서는 더 많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최윤태 감독의 <야구소녀(2019)>는 이번 영화제에서 온라인에서만 공개된 작품 중에 하나로, 작품의 주인공, 배우 이주영 씨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이태원클라쓰>에 출연했다는 것을 알아본 이들은 <야구소녀>를 꼭 봐야 하는 영화로 손꼽기도 했다.

독립영화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매끈하게, 다듬지 않고 관객의 판단에 맡긴 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들의 미세한 감정의 움직임, 줄거리 등의 요소는 스페인 관객들이 한국을 좀 더 세밀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기생충>, <미나리> 등의 사례로 보이듯, 영화는 케이팝과 함께, 한류를 선도하는 콘텐츠가 됐다. 다만, 영화제 수상작, 화제작의 경우 스페인 극장가, 넷플릭스와 같은 OTT 플랫폼에서 관람할 수 있지만 독립영화의 경우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독립영화만을 소개하는 영화제는 한국영화만의 또 다른 특성을 현지에 소개할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소재로 제작된 독립영화는 한국 영화산업의 저변을 형성한다. 특히, 세계 곳곳 영화제에서의 수상으로 화제가 된 남성 감독들에 더불어, 독립영화제는 여성 신진 감독들을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한편, 마드리드자치주영화학교(ECAM) 소속 젊은심사위원단은 장편 및 단편 부문 상영작 중 각각 최우수작 1편을 선정할 예정이다. 또한, 온라인 플랫폼 ‘필름인’에서 가장 많은 관람 수를 기록한 작품에는 관객상이 주어진다. 스페인 현지관객들의 적극적 참여를 이끌고, 두 문화의 상호 교류를 증진 시키기 위함이다. 

통신원 정보

성명 : 정누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스페인/마드리드 통신원]
약력 : 현)마드리드 꼼쁠루텐세 대학원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