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아공 최대 조각공원인 니록스 조각공원에서는 한국 리얼 DMZ 프로젝트 전시가 한창이다. 통신원은 해당 전시를 보기 위해 남아공의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6월, 니록스 조각공원을 찾았다.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니록스 조각공원은 30 헥타르에 이르는 남아공 최대 야외 조각공원으로, 50여 개의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공원 내 영구 설치되어 있으며 매년 공연, 전시회 등 다양한 예술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니록스 조각공원은 니록스 재단이 운영하는데, 이 재단은 아프리카 예술인들의 활동 장려를 위해 설립된 비영리 신탁기관으로, 아티스트 레지던시, 스튜디오, 워크샵, 조각공원 등을 운영하고 있다.
<니록스 재단이 운영하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 출처 : 통신원 촬영>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 중인 아티스트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금 진행중인 니록스 공원의 ‘2021 겨울 조각 전시회(NIROX Winter Sculpture Exhibition 2021)’는 5월 8일부터 7월 말까지 ‘실수의 여지(Margins of Error)’라는 주제 하에 한국의 ’더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The Real DMZ Project)’와 ‘보이지 않는 선(That Hidden Thread)‘이라는 두 가지 테마로 진행되고 있다. 관람비용은 450란드(약 4만원)로 다소 비싼 편이다.
<니록스 2021년 겨울 전시회 프로그램 소개 – 출처 : 니록스재단 웹사이트>
니록스 재단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가중인 아쉬라프 자말(Ashraf Jamal)은 이번 전시회 주제인 ‘실수의 여지’ 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사일로(성이나 담을 쌓고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공간을 의미)에 살고 있다. 우리의 낡고 움츠러든 시각은 글로벌 문제에 적절한 답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각 나라의 역사적인 순간에 생성되는 생산적인 갈등을 중단시킨다. 고립주의는 해결책이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위기를 나타낸다. 2021년 니록스 프로젝트는 연대와 연민을 파괴하고, 인간 활동을 제약하며, 성장을 저해되는 이러한 역경에 맞서는 한국, 모로코, 및 남아공 예술가들의 시도를 대표한다. 이들은 개방성, 연결, 이해, 그리고 무엇보다 개성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고 있다.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한반도의 비무장지대 DMZ(Demilitarized Zone)와 그 접경지역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동시대 미술 프로젝트이다. 비무장지대의 역설적 상황과 그 역사가 내비치는 문제의식으로 시작해 ‘참된’ 비무장의 의미 고찰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는 프로덕션, 전시뿐만 아니라 포럼, 지역 리서치, 컨퍼런스, 출판 등 인문 사회 과학 분야의 조사와 연구를 지속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는 아카이빙 플랫폼을 마련하고자 하는 장기적 비전의 프로젝트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2012년 DMZ 접경지역 중 철원의 안보관광 코스에서 전시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매해 다른 장소와 공간들을 활용해 전시, 학술포럼, 인문학 토크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새로운 주제를 탐구해왔다.
<더 리얼 DMZ 프로젝트 전시 작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리얼 디엠지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재외 한국문화원, 해외 문화예술기관들과 협력하여 한국 우수 작품들을 현지 수요에 맞게 공연 전시하는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주남아공대사관 문화홍보관 니록스 재단이 공동 진행하였으며, 특히 2018년 ‘트래블링 코리안 아츠 플러스’ 사업으로 한국을 방문한 앤 로버츠가 현지 기획을 맡았다. 코로나19 등으로 한국 작가들이 이곳에 와 상주하면서 작품을 만들 수 없어 원격으로 소통하여 작품이 현지에서 제작되었으며, 한국과 현지 큐레이터가 협력하여 전시를 진행하였다. 특히 현지 니록스 재단의 공동 기금으로 양국의 국제 문화예술 교류를 이루어 냈다는 데 의의가 크다.
<더 리얼 DMZ 프로젝트 전시 작품 – 출처 : 통신원 촬영>
54개국이 공존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보이지 않는 선’과 ‘경계’에 대한 주제는 다양한 의미로 다루어져 왔다. ‘경계’는 단순한 국경을 넘어, 문화적·경제적 차이로 인한 보이지 않는 차별일 수도 있고 아쉬라프 자말이 언급한 것처럼 소통의 부재일 수도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숨겨진 선’ 속에서 한국의 비무장지대는 어떤 의미로 아프리카인들에게 다가갈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 참고자료 http://www.gukj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219964 http://www.realdmz.org/ https://www.niroxarts.com/
성명 : 윤서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남아프리카공화국/프리토리아 통신원] 약력 : 현) 주 남아공 문화홍보관 실무관 전) Africa Master Blockchain Company Marketing Manager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동아프리카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