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가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다른 나라보다 특히 더 많은 어려움과 고초를 겪고 있다. 몇 년동안 계속된 경제제재와 함께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에서도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가 늘어남에 따라 집에서 TV를 시청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드라마도 꾸준히 방영되고 있어 한류 열풍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란 국영방송 채널에서 외국드라마와 영화를 다양하게 방영하고 있어 인기가 높은 《타마샤 TV(Tamasha TV)》는 한국드라마와 한국영화도 꾸준히 방영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사극드라마가 아닌 현대 드라마가 5월부터 방영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는 이란에서 시청률이 비교적 높은 시간대인 오후 7시부터 매일 같은 시간대에 방영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 출처 : KBS ‘넝쿨째 굴러온 당신’ 웹사이트>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다룬 가족 드라마로, 한국에서 방영할 때에도 인기가 높았다. 한국 《KBS 2》에서 2012년 2월부터 2012년 9월까지 7개월동안 총 58부작으로 편성됐다. 당시 최고 시청률은 45.3%를 기록,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이 45.3%라면 한국 국민 중 산술적으로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드라마를 본 것이기 때문에 화제성을 짐작케 한다.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2012년 연말 연기대상에서 여주인공 김남주는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박지은 작가의 작품으로, 시댁의 존재를 달갑지 않게 여기며 ‘능력있는 고아’를 이상형으로 꼽아온 커리어 우먼 차윤희가 완벽한 조건의 외과의사 방귀남을 만나 결혼하지만, 상상하지도 못했던 시댁의 등장으로 생기는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유쾌한 웃음과 감동으로 그려낸 가족드라마이다. 현대가족과 다르게 대가족 중심의 다양한 에피소드는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가족들의 끈끈한 정과 가족간의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주인공이 시댁과의 갈등도 현명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국영 TV에서 방영 중이다. – 출처: 타마샤 TV 웹사이트(http ://tamasha tv.ir)>
어릴 때 아들을 잃어 한평생 한으로 남아있던 부부는 다른 자녀들과 함께 어머님을 모시고 살아간다. 이웃으로 차윤희 내외가 이사를 오면서 방귀남이 30년 전 잃어버린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방귀남은 어렸을 때 미국으로 입양 보내졌고, 미국 명문 의대를 졸업한 후 한국으로 오게 된다. 그리워했던 부모님과 가족을 결혼하고 난 뒤에, 새로 이사온 동네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고아로 알고 결혼해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던 여자 주인공에게, 남편이 가족을 찾으면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새로운 가족이 등장했다. 이 상황 속에서 그려지는 대가족 중심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을 흥미롭게 하는 한편, 감동 역시 선사했다. 현대 이란사회는 점차 핵가족 중심으로 변화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보다는 대가족 중심의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이란에서는 종교와 가족의 가치를 가장 중요시하게 여기고 살아간다. 그러나 동시에 여성들의 사회참여는 늘어나고 있고, 여러 사회 상황, 경제 상황은 갈수록 어렵기 때문에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와는 다르게 자립적으로, 자주적으로 성장한 젊은이들은 결혼으로 가족관계가 복잡해지는 현상을 기피한다. 결혼 연령대는 높아졌고, 출산률 역시 줄어들면서 가정은 점점 핵가족화되고 있다. 타문화권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란 사람들은 특히 한국과 한국의 가족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인다. 한국의 결혼생활과 가족관계를 궁금해하고 있는 이란 사람들과 많은 젊은이들에게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은 현재 변화되고 있는 가족의 형태 속에서 현명하게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는 한편,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란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더 재미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이란 TV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참고자료 <넝쿨째 굴러온 당신> 웹사이트, https://program.kbs.co.kr/2tv/drama/nungcool/pc/index.html
성명 : 김남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란/테헤란 통신원] 약력 : 전) 테헤란세종학당 학당장, 테헤란한글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