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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런던한국영화제 - 관람 후기 그리고 영화 평론가와의 인터뷰

2021-12-0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11월 4일 영화 <모가디슈>로 시작된 제16회 런던한국영화제가 약 2주 간의 일정을 마친 후, 지난 19일 <행복의 나라로>를 마지막 작품으로 막을 내렸다. 주영한국문화원이 주최하는 이 영화제는 2006년에 시작되어 매년 30여 편의 한국 영화를 영국에 소개하고 있는 영국의 대표 한류 문화 축제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장편 및 단편 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35편이 넘는 작품이 상영되었으며 배우 윤여정의 특별전도 진행되었다.

<배우 윤여정 다큐멘터리 – 출처 : 주영한국문화원 유튜브 채널(@Korean Cultural Centre UK)>


통신원도 영화제의 현장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지난 14일 런던으로 향했다. 첫번째 목적지는 김종관 감독의 영화 <아무도 없는 곳>이 상영되는 런던 엔젤 역 근처의 한 영화관이었다. 온라인으로 미리 영화 표를 구매한 관객들이 들뜬 표정으로 영화관 앞에 줄을 만들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는 이미 표가 매진된 후였기 때문에 현장에서 취소 표를 사 보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그럴 수 없었다. 현장에 비치된 영화제 안내 책자만 받아 들고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안내 데스크와 책자 – 출처 : 통신원 촬영

<안내 데스크와 책자 – 출처 : 통신원 촬영>


상영관 안내 화면 – 출처 : 통신원 촬영

<상영관 안내 화면 – 출처 : 통신원 촬영>


다음 목적지인 프랑스 문화원에서는 영화 <조제>가 상영될 예정이었는데, 마찬가지로 김종관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었다. 운 좋게도 이 영화는 예매하는 데 성공하여 영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었다. 영화제 안내원의 소개와 함께 극장 내부가 어두워졌고, 한국관광공사와 영화제의 홍보 영상에 이어 영화가 시작되었다. 영화 곳곳의 재치 있는 장면에서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특히 영국이나 위스키가 관련된 장면에서 객석의 반응이 느껴졌다. 영화 후반부의 감성적인 장면에서는 훌쩍이는 소리와 탄식도 들려왔고 마침내 OST와 함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는 큰 박수가 나왔다.

영화가 끝나자 곧이어 영화 평론가 Anton Bitel이 진행하는 감독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원작과의 관계, 영화의 톤이나 디테일 등 연출적인 부분, 배우들의 연기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특히 한 관객은 직전의 영화 <아무도 없는 곳> 상영관에서도 질문을 했던 것으로 밝히며, 한국 영화제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종관 감독은 당일 상영된 두 작품 모두 런던에 머물면서 구상한 것이라고 말하며 영국에서 작품을 상영하게 된 감회와 함께 새로운 작품으로 다시 찾아올 것임을 전했다.
 

김종관 감독과의 대화 – 출처 : 통신원 촬영

<김종관 감독과의 대화 – 출처 : 통신원 촬영>


런던에서 돌아온 후, 통신원은 영국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영화 제작자이자 영화 평론가인 Jason Verney와 연락이 닿아 영화제에 대한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Jason Verney의 웹사이트 – 출처 : mini mini movie 웹사이트

십수 년 전 처음 한국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는 지난 10년 간 런던한국영화제를 경험해왔다. 런던에 방문하는 한국의 영화 감독과 배우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영화제에 대해 글을 써온 그에게서 영화제에 대한 폭넓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화제를 비롯해 영화, 음악, 사회 등 한국과 관련된 그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다. 인터뷰가 끝났을 때는 이미 두 시간이 흘러 있었다. 그와의 대화 중에서 영화제와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인터뷰 장면 – 출처 : 통신원 촬영

<인터뷰 장면 – 출처 : 통신원 촬영>


지난 10년 동안 런던한국영화제를 경험했다고 하셨는데, 영화제는 어떻게 변화해 왔습니까?

내가 경험한 처음 5년 동안의 영화제는 런던 중심지에서 열리는, 유명한 배우가 함께하는 약간은 화려한 분위기가 특징이었습니다. 최근 5년 동안은 분위기가 어떻게 보면 학문적인 느낌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상영관도 여러 다양한 곳에 위치해 있고 상영되는 영화도 더 다양하고 섬세하게 선정되는 것 같고요. 매년 진행되는 특별전, 다큐멘터리 등 런던한국영화제만의 공식도 생긴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국문화원과 영화 평론가 Mark Morris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영화제에서 특별히 좋았던 부분이 있나요?
올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최근에 다큐멘터리, 단편 영화, 여성 감독 영화, 특별전 등 다양한 기획과 함께 여러 종류의 한국 영화를 선보인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영국에 있는 사람에게는 한국의 다양한 영화를 접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또한 맨체스터, 글라스고 등 런던이 아닌 곳에서 순회 상영도 한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찾아갈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료로 상영되거나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영화도 있어서 돈을 내지 않고도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가지 바라는 점은 (웃음) 인터넷에 검색했을 때 과거 영화제의 웹사이트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영국에서 이 영화제가 갖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제 경우를 보면 알겠지만 (웃음) 사람들이 한국 영화를 이렇게 좋아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제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의 성공 이후에 생긴 한국 영화나 배우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이번 영화제가 잘 이어줘서 관객 중의 대부분이 현지인인 점도 볼 수 있었습니다. 런던한국영화제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알찬 프로그램과 훌륭한 작품들로 많은 영국 관객들을 사로잡은 런던한국영화제는 올해도 이렇게 마무리되었다. 올해 영화제에 찾아왔던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 속에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싹텄기를 바라며, 내년에 열릴 영화제도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https://movie.naver.com/movie/bi/fi/basic.naver?code=223
런던한국영화제 공식 사이트, https://www.koreanfilm.co.uk/
영화제 트레일러, https://www.youtube.com/watch?v=gHDYiLJp7_k
윤여정 배우 다큐멘터리, https://www.youtube.com/watch?v=0ZACXIkyyA0
Jason Verney 웹사이트, https://miniminimovie.com/
 

통신원 정보

성명 : 윤태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케임브리지 통신원]
약력 : 전) 카카오, 로엔 엔터테인먼트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