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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열대우림을 알리는 말레이시아 최대 음악 축제 RWMF

2022-07-1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6월 22일은 세계 열대우림의 날(World Rainforest Day)이다. 열대우림을 보호하기 위해 비정부 기구 열대우림연맹(Rainforest Partnership)에서 2017년에 처음 제정했다. 열대우림은 지구에 산소를 생성하는 ‘지구의 허파’이자 다양한 동식물의 보고(寶庫)다. 그러나 2002년부터 매년 320만 헥타르(ha)의 열대우림이 산림 벌채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유실됐다. 세계 열대우림의 날은 올해 ‘지금이 행동할 때다(The Time is Now)'라는 주제를 선정해 열대우림 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보호를 위한 인식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전 세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열대우림 지역인 아마존을 포함해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콩고 분지의 열대우림, 그리고 지구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보르네오 열대우림 등이 있다. 보르네오는 말레이시아(사라왁, 사바, 라부안)와 인도네시아, 브루나이의 세 나라 영토로 나누어져 있는 섬으로 이곳에 있는 다눔 밸리(Danum Valley)는 아마존 열대우림보다 6,000만 년 더 오래됐다.

1998년에 시작해 올해 25주년을 맞는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RWMF) 홍보 부스 - 출처 : 통신원 촬영

<1998년에 시작해 올해 25주년을 맞는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RWMF) 홍보 부스 - 출처 : 통신원 촬영>


말레이어로 '고양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 쿠칭(Kuching). 쿠칭의 대표적인 고양이 조형물에도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를 찾을 수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말레이어로 '고양이'라는 뜻을 지닌 도시 쿠칭(Kuching). 쿠칭의 대표적인 고양이 조형물에도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문구를 찾을 수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보르네오에 위치한 사라왁은 1998년부터 열대우림을 주제로 음악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25주년을 맞는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Rainforest World Music Festival, RWMF)는 말레이시아 최대 규모의 음악축제다. 세계 각국에서 온 연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공연을 펼치며 음악을 통해 국경과 문화를 초월해 하나 되는 세계를 연결한다.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다가 3년 만에 성대한 축제로 찾아왔다. 6월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사라왁 민속촌(Sarawak Cultural Village)에서 열린 올해 행사는 처음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혼합 방식으로 펼쳐졌다.
 

1998년 8월 첫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 모습. 말레이시아 원주민 오랑 아슬리(Orang Asli) 출신의 가수 Mak Mina(좌), 필리핀 유명 가수 Joey Ayala(우) - 출처 : Wayne Tarman/The Borneo Post

<1998년 8월 첫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 모습. 말레이시아 원주민 오랑 아슬리(Orang Asli) 출신의 가수 Mak Mina(좌), 필리핀 유명 가수 Joey Ayala(우) - 출처 : Wayne Tarman/The Borneo Post>


한국의 '동양고주파'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이웃 국가인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호주, 멕시코, 미국, 핀란드 등 세계 20개국의 연주자 60명이 참여했다. RWMF는 올해 축제 방문객 수를 내국인 1만 8천 명, 외국인 2천 명 등 2만 명으로 집계했다. 가장 많은 방문객의 국적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영국, 인도네시아, 호주였으며, 이 밖에도 스페인, 러시아, 일본, 브루나이 등 41개국에서 참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온라인 생중계 입장권을 가장 많이 구매한 나라는 중국, 호주, 미국, 스웨덴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 예술가로는 유일하게 RWMF 축제에 초청된 동양고주파 - 출처 : RWMF 공식 홈페이지

<한국 예술가로는 유일하게 RWMF 축제에 초청된 동양고주파 - 출처 : RWMF 공식 홈페이지>


처음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RWMF 축제 - 출처 : RWMF 공식 페이스북(@rwmf.official)

<처음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RWMF 축제 - 출처 : RWMF 공식 페이스북(@rwmf.official)>


RWMF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즐기지 못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여 오후에는 시민 워크숍과 작품 전시를 만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사라왁 전통주 투악(tuak) 제조법을 배우고 젊은 사라왁 음악가들을 만나는 등 역사와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프로그램도 다채로웠다. 동양고주파도 행사 둘째 날인 18일 워크숍에서 방문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해가 저물고 더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면 사라왁의 밤하늘을 배경으로 공연이 펼쳐졌다. 올해 RWMF 축제에는 한국 예술가로 유일하게 초청된 동양고주파가 18일 저녁 10시 30분 무대에 올라 외국인 연주자 가운데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현지 언론 《Hipz.my》을 통해 동양고주파는 '우리는 보컬이 없는 연주밴드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다른 예술가들과 협업할 기회를 갖고 싶었다. 지역 최대 규모의 음악축제인 만큼 세계 각국에서 온 연주자와 예술가를 만날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온라인 입장권 1장당 나무 한 그루를 심는 행사를 마련하며 친환경적인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 출처 : RWMF 공식 페이스북(@rwmf.official)
온라인 입장권 1장당 나무 한 그루를 심는 행사를 마련하며 친환경적인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 출처 : RWMF 공식 페이스북(@rwmf.official)

<온라인 입장권 1장당 나무 한 그루를 심는 행사를 마련하며 친환경적인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 출처 : RWMF 공식 페이스북(@rwmf.official)>


3년 만에 재개된 이번 축제는 25년 만에 처음으로 대면·비대면 행사로 함께 진행하며 새로운 축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올해 처음 시도한 온라인 생중계 행사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9시까지만 관람할 수 있어서 동양고주파를 비롯하여 공연 후반대에 무대에 오른 예술가의 무대는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고 실시간 채팅으로 다른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행사는 오프라인의 장점까지 느낄 수 있게 했다. 또한 온라인 관객들은 행사장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보호에도 참여할 수 있기에 비대면 공연을 소비하려는 의도도 가지고 있었다. RWMF도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추어 온라인 입장권 1장당 나무 한 그루를 심는 행사를 마련해 온라인 축제를 더욱 장려하고 환경친화적인 문화공연을 펼치는데 앞장섰다. 

이처럼 올해 RWMF는 그동안 지역축제의 시간적, 공간적 한계를 넘어서 다양한 관객들이 실시간으로 함께하고 열대우림에 대한 관심과 의식을 제고하는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탄소 배출에 대한 염려 없이 음악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RWMF의 공연이 더욱 밝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이다. 앞으로도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과 문화적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이 이곳에서 창의적인 협업을 이어가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열대우림에 관심 두기를 기대한다.

참고 자료
《HIPZ.MY》 (2022. 6. 20). https://hipz.my/south-korean-musician-dongyang-gozupa-has-a-mission-at-rwmf-2022/
《Malay Mail》 (2022. 6. 19). https://www.malaymail.com/news/malaysia/2022/06/19/rainforest-world-music-festival-reaches-target-of-12000-visitors-says-sarawak-tourism-minister/13162
《Borneo Post》 (2022. 6. 18). https://www.theborneopost.com/2022/06/18/it-was-25-years-ago-today-the-rwmf-book-a-review/
 

통신원 정보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현) Universiti Sains Malaysia 박사과정(Strategic Human Resource Manag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