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미니(Rimini)는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 주에 있는 도시로 아드리아 해 연안의 깊지 않은 바다와 그 주변의 해변 나이트 클럽으로 유명하다. 지리 상 이탈리아의 중앙에 위치해 이탈리아의 전국 각지에서 매해 여름마다 150,000만 명의 휴양객들이 이 도시를 즐겨 찾는다. 리미니는 특히 이탈리아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휴양 도시로 20-30대의 하위 문화가 발달했다. 리미니에서는 1985년부터 해마다 애니메이션 영화, 만화, 게임을 아우르는 국제 페스티벌이 개최되어 즐길거리와 낭만을 찾아 리미니를 찾는 젊은 휴양객들을 불러 모았다. 이 국제 페스티벌의 주최인 만화 클럽(Cartoon Club)은 최근 30년 동안 성장을 거듭해 전세계 50여개국에서 들여온 300편 이상의 장단편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국제 만화 영화 페스티벌로 발전시켰다. 작가, 감독, 출판사와의 만남, 워크숍, 전시회, 비평가와 예술가 토론, 연극 공연, 마스터 클래스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는 코스프레 컨벤션이 추가되어 이탈리아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이나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장인물들을 코스프레하는 이탈리아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2022 리미니 코믹콘 행사에 모인 수많은 인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지난 주말 7월 16일,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광장은 만화 전시회, 코스프레 등 다양한 행사들을 즐기는 이탈리아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2022 리미니코믹스(Riminicomix 2022)의 셋째날 밤 저녁 9시부터는 케이팝 경연 대회가 펼쳐졌다.
<2022 케이팝 댄스 경연대회 배너 - 출처: 통신원 촬영>
이 날 무대에는 총 7팀의 이탈리아 케이팝 팀이 무대에 올라 NMIX, 퍼플키스, 있지의 커버 댄스를 선보였다. 케이팝 가수들의 무대 의상 컨셉을 분석하여 세심하게 선택한 듯한 의상을 입은 각 팀들은 음악에 맞춰 칼군무와 솔로 댄스를 보여주어, 페데리코 펠리니 광장에 모인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특히 이탈리아 젊은 관중들은 흘러나오는 노래들을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다.
<케이팝 댄스 경연 대회에서 NMIX의 노래를 선보이고 있는 팀 - 출처: 통신원 촬영>
16일, 17일 양일간 진행되는 이번 케이팝 경연대회에서 우승자는 2023년 4월 29일부터 5월 1일까지 나폴리 코믹콘에서 열리는 전국 결승전인 케이팝 댄스 파이트 페스트(The K-Pop Dance Fight Fest)에 지역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케이팝 댄스 파이트 페스트는 리미니에서처럼 밀라노, 파도바, 시칠리아, 나폴리 등에서 펼쳐지는 예선전을 통과한 팀들이 모여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안무의 복잡성, 의상, 무대 퍼포먼스 및 기타 기술적이고 창의적인 측면을 전문 평가단에게 심사받게 되며, 최종 우승자는 전용 프로필을 만들고 해외 축제 무대에서 공연하며 활동하게 된다.
<리미니 케이팝 댄스 경연 대회에 모인 관중들 - 출처: 통신원 촬영>
리미니 케이팝 댄스 경연 대회을 주최한 만화 클럽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한국 대중음악을 즐기는 것은 더이상 드문 일이 아니며, 이제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서 안무를 해석하고 의상을 만들고 무대에 오르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 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마음 속에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만화 클럽이 한국 케이팝의 아이돌 문화를 애니매에션 캐릭터를 이해 하는 동일 선상에서 케이팝 유행을 분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른 유럽 여러나라들과 비슷하게 이탈리아에도 일본의 망가로 아시아 문화를 접하고 일본 문화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하위 문화를 이끌었던 시절이 있었다. 현재 이탈리아 30-50대들에서 일본 망가 팬을 찾아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뿐만 아니라 10대와 20대 사이에도 여전히 일본 망가 팬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이 일본 망가 매니아 문화는 이제 한국 케이팝 문화로 대체되고 있는 듯하다. 현재의 이탈리아 10-20대들은 케이팝으로 아시아 문화를 접하고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들만의 문화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한류가 더욱 더 거세게 불기를 바라는 이탈리아에 사는 한 명의 한국인으로서 이탈리아 케이팝 문화가 일본의 망가가 유행하던 모습인 매니아 문화를 넘어, 보다 여러 세대에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성장하기를 바란다. 참고자료 《Cartoon Club》 https://www.cartoonclubrimini.com/en/home-eng/
성명 : 백현주[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이탈리아/피사 통신원] 약력 : 전) 뮤지컬 <시카고>, <스팸어랏>, <키스미 케이트>, <겨울 나그네>, <19 그리고 80>, <하드락 카페> 등 출연 한영 합작 뮤지컬 작, 연출 현) 이탈리아 Theatre No Theatre 단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