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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인 창작 뮤지컬 〈도산〉, 라미라다 극장을 뜨겁게 달구다

2022-09-0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극단 ‘시선(대표 클라라 신)’의 창작 뮤지컬 <도산>이 지난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라미라다 퍼포밍 아트 센터 극장(La Mirada Theatre for the Performing Arts)에서 성황리에 펼쳐졌다.

뮤지컬 '도산'의 시즌3 공연이 펼쳐진 라미라다 극장 - 출처: 통신원 촬영

<뮤지컬 '도산'의 시즌3 공연이 펼쳐진 라미라다 극장 - 출처: 통신원 촬영>

라미라다 극장 앞에는 이번 시즌에 공연되는 <그리스(Grease)>, <왕과 나(The King & I)> 등 유명 뮤지컬과 함께 <도산(Dosan)>의 안내 광고가 대형 전광판으로 반짝거리고 이 지역 주민들을 맞이했다. 더불어, 극장 앞에는 대형 태극기가 꽂혀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떠나온 이들이 고국을 더 그리워하는 법이다. 극장을 찾은 미주 한인들은 새삼스레 태평양 너머의 조국을 생각하고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일깨우는 시간을 가지는 모습이었다. 또한 극장 안에는 도산 선생의 실물크기 입간판을 세운 포토존이 마련돼, 극장을 찾은 이들은 기념 촬영을 하며 즐거운 모습이었다. 
 

라미라다 극장 앞에서 빛나는 ‘도산’ 대형 전광판 - 출처: 통신원 촬영

<라미라다 극장 앞에서 빛나는 ‘도산’ 대형 전광판 - 출처: 통신원 촬영>

극장 앞에서 펄럭이고 있는 태극기 - 출처: 통신원 촬영

<극장 앞에서 펄럭이고 있는 태극기 - 출처: 통신원 촬영>

도산 선생의 실물 크기 입간판이 세워진 포토존 - 출처: 통신원 촬영

<도산 선생의 실물 크기 입간판이 세워진 포토존 - 출처: 통신원 촬영>

뮤지컬 <도산>의 첫 공연은 지난 2019년 3월이다. 이후 팬데믹 기간을 포함해 3년여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뮤지컬 <도산>은 좀 더 큰 무대를 활용한 것 외에도 무대 장치와 의상, 안무 등 여러 면에서 한층 진화되었다는 느낌을 줬다. 

뮤지컬 <도산>은 LA에 거주하고 있는 동포들이 예산과 작품 기획은 물론 작사 작곡에서부터 실제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자력으로 해낸 작품이다. 그동안 한국에서 공연 관련 전문 인력이 참가하지 않을 경우, 학예회 수준으로 끝난다고 평가해왔던 오만과 편견을 철저하게 부숴버렸다. 이제 전문 뮤지컬 컴퍼니의 조직과 구조를 갖춘 극단 ‘시선’은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이끄는 기적을 창조해냈다.   

<도산>의 주인공인 도산 안창호 선생은 일제 강점기에 대한제국의 교육 개혁에 앞장선 민족의 지도자이자 해외 독립운동의 선구자로, 실제 미국의 LA와 리버사이드 지역에 거주했던, 미주 한인 동포들의 정신적 구심점이 되는 인물이다. 약 2시간 30분의 뮤지컬을 통해 도산 안창호 선생의 삶은 꿈과 사랑, 좌절과 헌신을 속속들이 마주하고 경험할 수 있다. 그의 나라 사랑, 그리고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들을 묘사한 무대를 통해 관객들의 가슴에서 활활 타오르는 진정한 애국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통신원은 3년 전, 초연된 뮤지컬 <도산>을 보고 나서 '이 작품은 이렇게 한 번 공연되고 사라져서는 안 되는 작품'이라는 평을 재단 홈페이지에 올렸었던 기억이 있는데, 드디어 그때의 바람이 현실화 됐다. 이렇게 라미라다 극장에서 보다 큰 규모로 공연된 것이 가슴 벅차다. 초연된 뮤지컬 <도산>을 보고 마음이 열려 기금 모금에 참가한 미주 한인들 덕에 3년 전보다 훨씬 다듬어져 재탄생될 수 있었던 것도 기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욕심이 생긴다. 케이팝을 비롯해 한국의 모든 문화가 미국의 주류 사회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지만,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들은 여전히 영국과 미국의 뮤지컬 일색이다. 물론 브로드웨이의 노바(Novq) 극장에서 2017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 <케이팝(Kpop)>이 있고, 2015년 세인트 클레멘츠 극장(St. Clements Theatre)에서 초연된 뮤지컬 <컴포트 우먼(Comfort Women)>이 있다. 위와 같은 뮤지컬과 함께 <도산>은 정부 차원의 대대적 예산 지원이 요구되는 작품이라 여겨진다. 

뮤지컬 <케이팝>, 뮤지컬 <컴포트 우먼>과는 달리, 뮤지컬 <도산>은 모든 대사와 가사가 한국어로 만들어졌다. 국제 무대에서 언어가 장벽이라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오페라들이 전 세계의 오페라하우스에서 영어 자막과 함께 원작인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로 공연되고 있다. 언어적 문제는 ‘음악’이라는 세계적 언어로 인해 충분히 극복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연에 온 현지인 관객 존과 파트리샤 배로스 부부 - 출처: 통신원 촬영

<공연에 온 현지인 관객 존과 파트리샤 배로스 부부 - 출처: 통신원 촬영>

관객들은 노래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공연이 끝나고 만난 현지인 관객인 존 배로스(John Bairos)와 파트리샤 배로스(Patricia Bairos)는 양쪽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투떰즈업!(Two thumps up!)'을 외쳤다. 더불어, '정말 멋진 공연이었어요. 저희는 2019년 로마린다에서 공연했을 때도 뮤지컬 <도산>을 봤고, 이번이 두 번째 관람입니다. 한국인들은 정말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졌네요. 뮤지컬 <도산>에 삽입된 노래들은 너무 아름다워요. 감정도 충만했고요. 공연자들 모두 정말 출중했습니다.'라고 전했다.

뮤지컬 도산을 주제로 한 기념 티셔츠 - 출처: 통신원 촬영

<뮤지컬 도산을 주제로 한 기념 티셔츠 - 출처: 통신원 촬영>

극장 안에서는 뮤지컬 <도산>을 캐릭터로 만든 여러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티셔츠와 머그 등의 굿즈를 보면서 좋은 콘텐츠는 티켓 판매를 통한 수익 창출은 물론 IP(Intellectual Property) 활용을 통한 수익 창출까지 이을 수 있는 최고의 자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뮤지컬 <도산>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세들, 아니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한인들 모두에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긍지를 심어줄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죽어 있는 교과서가 아닌, 살아 숨쉬는 역사를 배우고 나라 사랑의 마음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도구이기도 하다. 더 많은 이들이 관람을 통해 감동을 느끼며 한국인의 역사 의식이 모두의 것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출처: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박지윤[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미국(LA)/LA 통신원]
약력 :  현) 마음챙김 명상 지도자. 요가 지도자 '4시엔 스텔라입니다.' 진행자 전) 미주 한국일보 및 중앙일보 객원기자 역임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졸업 UCLA MARC(Mindful Awareness Research Center)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