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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호주한국영화제 초청작 〈유체이탈자〉 윤재근 감독 인터뷰

2022-09-08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한국 영화에 관한 세계인의 관심이 나날이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호주에서 한국 영화는 기대에 부응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어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다. 이러한 인식의 바탕에는 올해로 13회를 맞는 호주한국영화제(Korean Film Festival in Australia)가 한몫을 했다. 호주한국영화제는 시드니를 비롯해 멜버른, 브리즈번, 캔버라 등 주요 도시에서 진행된다. 올해의 영화제는 8월 18일, 시드니 시내 조지 스트리트에 위치한 이벤트 시네마 조지 스트리트(Event Cinemas George Street)에서 개막해 8월 23일 배우 류승룡, 오나라, 김희원 주연의 영화 <장르만 로맨스(Perhaps Love)>를 마지막으로 성공적으로 시드니 일정을 마무리했다. 13회 호주한국영화제에 초청된 배우 윤계상, 임지연, 박용우 주연의 영화 <유체이탈자(Spiritwalker)>의 윤재근 감독을 만나 그의 영화와 활동에 관해 들어보았다.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만난 영화 '유체이탈자'의 윤재근 감독 - 출처: 통신원 촬영

<시드니한국문화원에서 만난 영화 '유체이탈자'의 윤재근 감독 - 출처: 통신원 촬영>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영화 <유체이탈자>를 제작한 윤재근 감독입니다.

영화 <유체이탈자>로 제13회 호주한국영화제에 초청받으셨는데, 소감 부탁드려요.
우선 초청해주신 호주한국영화제 주최 측에 감사드립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상황이어서, 해외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초청받은 경우에도 온라인 참석으로 대신하고는 했습니다. 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이렇게 현지를 방문한 것은 호주가 처음이에요. 그렇기에 더 기쁘고, 반갑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영화 <유체이탈자>를 제작하게 된 배경은? 영감은 어디서 얻으셨나요?
첫 번째 작품을 끝내고, 두 번째 작품을 준비하면서 몇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에 있었는데요. 철학적인 생각인데, 나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화두에 대해 혼자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라고 말하는 나가 무엇인가?' 그런 이야기를 영화에 담고 싶기도 하고, 살다 보면 내가 누군가의 아이이기도 하고, 부모이기도 하고, 친구이기도 하고 등의 여러 가지 정체성을 갖게 되잖아요. 그런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소재를 찾아보고 있었어요. 저 스스로가 삶에 지치고 힘든 시기가 있었거든요. 하루가 재미없고, 개인적으로 앞이 안 보이는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 실제로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다른 사람이 되어있으면 좋겠다.' 같은 망상을 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런 생각을 시나리오로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고, 그런 여러 가지 생각을 합쳐 지금의 영화 <유체이탈자>를 쓰게 되었습니다.
 

영화 '유체이탈자' 상영 전 무대인사 중인 윤재근 감독 - 출처: 통신원 촬영

<영화 '유체이탈자' 상영 전 무대인사 중인 윤재근 감독 - 출처: 통신원 촬영>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배우를 이번 영화의 주연 배우로 캐스팅하게 이유는?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면이 있나요?
어떤 감독이나 그렇겠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연기인 것 같고요. 연기를 잘하는 배우 중에서 시나리오상의 캐릭터와 이미지가 가장 맞는 배우 중에서도, 특히 좋은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 사람이 연기를 잘하고, 인기가 많다 해도 같이 일하기 힘들거나 불편한 사람과는 일하고 싶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아서요. 제가 알고 있거나, 주변에서 들리는 열심히 일하고 진정성이 있고, 좋은 사람들을 찾아 캐스팅하게 된 분들이 이번 작품의 배우들인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영화 <유체이탈자> 완성까지 10년이 걸린 이유를 설명해 주세요.
10년이 걸리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면 안 했겠지요. 정말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는 것이, 10년이라는 것이 당연히 계획한 것이 아니었고, 어떻게 돌아보니 10년이란 시간이 지난 것이거든요. 10년 동안 저는 이 작품을 만들려고, 시도했는데 투자가 될듯하다 안되기도 하고, 캐스팅이 될듯하다가 안되고, 좀 여러 가지 난관이 생기면서 될 듯 안 될 듯을 반복하다 보니 10년이 지났어요.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네요.

영화 <유체이탈자>가 데뷔작 <심장이 뛴다>와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사실 영화에는 오락성만 있는 영화도 있고,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는 영화들도 있어요. 저는 영화 속에 철학적인 화두를 던지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고, 영화 <심장이 뛴다>에도 그런 면이 있어요. 영화 <유체이탈자>에도 그런 것을 담아보려고 했어요. 두 작품이 장르적으로 다르기는 해요. <심장이 뛴다>는 정통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였고, <유체이탈자>에는 판타지, 스릴러, 액션과 같은 요소를 가미해 좀 더 관객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영화 <유체이탈자>가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로 남기를 바라나요?
우선 '그 영화 재미있어'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제일 좋구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고, 재미있게 관람하신 분들이 또 '영화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라는 메시지까지 찾아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한국 영화가 국제영화시장에서 통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한국 영화들이 글로벌 스탠다드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한국 영화가 미국인이 보던, 유럽인이 보던, 동양인이 보던, 호주 현지인들이 보던, 진입장벽이 낮고 보기에 익숙한 문법으로 만들어져서 굉장히 편하게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한국 영화가 헐리우드 영화와 비슷한 면이 있으니, '그동안 관람했던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가 이유이지 싶습니다.

영화 <유체이탈자>를 제작하면서, 재미있거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딱히 이야기할 재미난 에피소드는 없는 것 같아요. 현장 분위기는 참 좋았거든요. 배우들도 너무 좋았고, 지금도 단톡방에서 연락할 정도로 사람들 다 재미있게 지냈어요. 특별히 감동적인 에피소드라고 하면, 윤계상 배우이에요. 윤계상 배우가 액션신이 많았어요. 그 액션 장면들이 배우로서는 촬영하기 힘든 장면들이었구요. 테이크가 길고, 합이 좀 많은 장면이어서 굉장히 힘들고, 탈진 상태에 이르기까지 촬영했어야 했어요. 촬영 중간에 갈비뼈가 금이 가고 부상을 입었는데도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촬영을 했어요. 감독인 저보다도 더 열심히 하고, 오히려 제가 더 자극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했던 모습이 가장 크게 제 기억에 남아 있어요.

다음 작품을 준비한다면, 어떤 배우와 함께하고 싶은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앞에서 언급했듯이 연기 잘하고, 사람이 좋은 사람, 좋은 사람이랑요. 어차피 영화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일이라 사람이 어떻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실력이 좋고, 인기가 많은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일하는 게 즐겁고 편한 좋은 사람들하고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남은 2022년의 계획이 있다면?
벌써 8월이 다 가고 있네요. 촬영을 하기에는 늦었고, 시작은 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성하고 있는 시나리오도 있고, 몇 개 시나리오를 받아서 동시에 보고 있는데, 결정된 것은 아직 없어요. 그 중에 하나를 결정해서 올해 안에는 작업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주한국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윤재근 감독 - 출처: 호주한국영화제 페이스북 계정(@koreanfilmfestival)

<호주한국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윤재근 감독 - 출처: 호주한국영화제 페이스북 계정(@koreanfilmfestival)>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한마디 전해주신다면?
영화 관객들에게 제가 한국 영화 감독으로서 영화는 꼭 극장에 가서 보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OTT도 좋고 다 괜찮지만, 극장에서 보는 것만큼의 즐거움을 얻기는 힘든 부분도 있으니까요. 극장에 가셔서 좋은 화면으로 좋은 사운드로 영화를 온전하게 즐기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누구에게든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영화 <유체이탈자> 윤재근 감독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 <유체이탈자>는 시드니의 호주한국영화제에서 지난 21일 성황리에 상영됐다. 영화를 본 몇몇 관객들은 오랜만에 스릴 넘치는 액션 스릴러 영화를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호평을 전했다. <유체이탈자>에 이은 윤재근 감독의 다음 작품은 어떤 철학적 메시지를 품은 재미있는 영화일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그의 다음 작품도 영화관에서 즐기고 싶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호주한국영화제 페이스북 계정(@koreanfilmfestival), https://www.facebook.com/koreanfilmfestival/

통신원 정보

성명 : 김민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호주/시드니 통신원]
약력 :  현) Community Relations Commission NSW 리포터 호주 동아일보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