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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정책/이슈]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문화홍보관 '코리아 코너'

2022-12-07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튀르키예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스탄불 대학교에서의 한류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1월 24일 한국문화홍보관 개념의 '코리아 코너(현지명 코레 쿄셰시)' 개소식이 동 대학교 인문대학에서 열렸다. 대학교 내에서 이번과 같이 문화 홍보관을 독자적으로 내어 준 곳은 다른 외국어 학과들은 물론 튀르키예 전체에서도 전무해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가 유일하다. 한류의 인기가 K-Pop과 K-Drama, K-Food와 같은 개별 문화 콘텐츠를 넘어서 이제는 학문과 지성을 대표할 수 있는 대학교에서 문화 홍보관 개관을 통해 한류 문화를 지속적으로 소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앞으로의 역할이 기대가 된다.

그러나 상기 행사를 바라보는 통신원에게는 그 의미가 한류의 인기 아래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이슈들과는 사뭇 차원이 다르게 다가온다. 그 이유는 한국어문학과가 자리하고 있는 이스탄불 대학교는 그 이름만으로도 튀르키예에서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이스탄불 대학교의 창립자는 동로마 제국의 수도였던 콘스탄티노플을 함락시킨 메흐멧 2세이다. 이슬람 제국의 일곱 번째 술탄이었던 메흐멧 2세는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뛰어난 전술로 천 년이 넘도록 난공불락의 성이었던 콘스탄티노플 성벽을 다 7주 만에 함락시켰다.

'코리아 코너' 공간 - 출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정은경 교수 제공

<'코리아 코너' 공간 - 출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정은경 교수 제공>


당시 전대미문의 최신의 무기였던 거포를 사용해 성벽을 공격했고 삼각만이란 지리적 위치를 이용해 양방향에서 공격하기 위해 거대한 함대를 기름을 칠한 통나무를 사용해 산 너머로 옮겨 공격을 가했다. 성벽 아래로는 갱도를 파고 화약을 매설해 폭파했다. 공중과 지상, 해상에서 동시에 이루어진 공격으로 불가 7주 만에 천 년의 난공불락이었던 콘스탄티노플 성을 함락시켰다. 1453년 5월 29일 당시 메흐멧 2세 나이는 21세였다. 이스탄불 대학교가 개교한 건 놀랍게도 콘스탄티노플 성 함락 바로 그 날이었다. 메흐멧 2세의 뛰어난 전술도 채 입을 다물지도 못하는데 정복 바로 그 다음 날에 대학교를 설립했다는 사실에는 더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통신원이 한류 확산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를 소개하기 앞서 먼저 이스탄불 대학교가 보여 주고 있는 상징성이 현지에서는 어느 정도인지를 언급하고자 했던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21세 젊은 약관의 나이에 그 누구도 생각하지도 못한 전술로 천년 난공불락의 콘스탄티노플 성을 함락시킨 메흐멧 2세는 향후 이스탄불 대학교가 튀르키예의 미래가 되어 줄 걸 기대했을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이스탄불 대학교의 슬로건은 '역사에서 미래로의 과학의 다리'이다.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했고 튀르키예의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국가와 사회를 대표하는 수많은 인재들이 이스탄불 대학교를 거쳤다. 그만큼 이스탄불 대학교가 보여주고 있는 상징적 의미는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매우 크다.

통신원은 그 점에 주목하며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를 통해 이번에 개소식을 가진 한국문화홍보관 '코리아 코너' 소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실 개소식 행사 일정은 지난 11월 17일에 있었다. 그러나 행사가 열리게 되는 주간 이스탄불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아흔 명에 가까운 사상자가 나오자 안전을 위해 행사가 한 주간 늦게 열렸다. 본 행사가 다시 열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위험한 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 행사는 한 주 만에 재개됐다.

'코리아 코너' 개소식 행사 장면들 - 출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정은경 교수 제공

<'코리아 코너' 개소식 행사 장면들 - 출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정은경 교수 제공>


11월 24일 당일에는 한국문화홍보관 '코리아 코너' 개소식과 함께 한류 공연이 개최됐다. '코리아 코너'에는 누구든지 와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가야금과 대금, 북과 장구와 같은 전통 악기들과 신랑과 신부가 입었던 전통 혼례복 등이 전시됐다. 이날 개소식에는 이스탄불 대학교 총장과 재단 관계자가 참석했고 본 행사를 위해 지원해 준 이스탄불 총영사관에서도 관계자가 참석해 축하의 자리를 함께 했다. 코리아 코너 개소식 행사가 끝난 이후에는 한류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코리아 코너가 한국의 옛 문화와 역사를 정적으로 소개하는 자리였다면 현대 한류 문화공연 무대에서는 현대와 전통 문화예술을 아울러 즐기는 동적인 문화 공간이었다. 40여 명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학생들과 한국문화 동아리 '어울림' 회원 전원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70분 동안 진행된 한류 공연에는 K-Pop 댄스와 합창이 있었다. 

'코리아 코너' 개소식 이후 진행된 한류 문화 페스티벌 행사 장면 - 출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정은경 교수 제공

<'코리아 코너' 개소식 이후 진행된 한류 문화 페스티벌 행사 장면 - 출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정은경 교수 제공>


시간과 공간을 너머 한류 문화 안에서 튀르키예인과 함께 조화를 느끼게 해 준 공연이었다. 방탄소년단의 <아리랑>에 맞춰 소고춤을 선보였고, <홀로 아리랑> 곡에 맞춰 아름다운 부채춤을 선사했다. 한국 전통 공연 이후 재학생들이 구성한 K-Pop 댄스 공연은 재능과 열정을 마음껏 발산하는 장이었다. 블랙핑크, 에스파, 아이브의 곡들을 선보여 모든 참석자들이 환호하며 즐기는 시간이었다. 이어 열네 명의 한국어문학과 학생들이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와 국악 크로스오버 장르의 <아름다운 나라>를 흥겨운 굿거리 장단에 맞춰 한국어로 합창했다.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외즐렘 바란 이스탄불대학 연구재단 대표는 "튀르키예 학생들이 한국의 수준 높은 예술 문화를 이렇게 열심히 준비해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번 공연에서 소고춤과 K-Pop 댄스를 선보인 한국어문학과 1학년 학생 귤세 오작은 "한국의 전통춤과 K-Pop 댄스를 한 자리에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둘 다 한국의 예술적인 멋과 흥을 보여 주는 장르여서 연습하느라 힘들었지만 한국 문화의 정수를 체험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한 관계자는 "어려움 속에서도 튀르키예 현지에서 이번 한류 문화 행사가 성황리에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도 감사한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 통신원은 이번 행사를 취재하며 500년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이스탄불 대학교에서 한국어문학과를 통해 계속해서 신한류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의 문화 발전을 위해 관련된 좋은 소식들이 들려 오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이스탄불 대학교 한국어문학과 정은경 교수 제공

통신원 정보

성명 : 임병인[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터키/이스탄불 통신원]
약력 : 현) YTN Wold 리포터 전) 해외문화홍보원 대한민국 바로 알림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