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칭의 겨울은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해를 보기가 하늘에 별 따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1월 11일 토요일 주말 신년 들어 처음으로 해가 떴다. 때맞춰 한국 관련한 반가운 행사 소식도 들어 직접 방문해 보았다. 충칭에는 한국 기업과 교민도 적지 않지만 실제 코리아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그나마 한국인 밀집 지역이라 할지라도 한국 음식점 3~4개가 몰려있다는 것 외에 한국 식품 전용 마트가 전부이다. 어찌 보면 한국문화와 관련한 숍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와중에 들려온 K-컬처 관련 숍 오픈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그에 맞춰 케이팝 댄스 행사도 마련이 돼 더 기대가 컸다.
< K-컬처 숍 한윈싱(한운흥, 韩芸兴)의 외관 모습, 축하 화환과 함께 케이팝 가수들의 홍보 사진이 펼쳐져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K-컬처 숍은 난안취(남안구, 南岸区)의 강변인 난빈루(남빈로, 南滨路)에 위치해 있는데 교통이 편하고 강변의 풍경이 좋기로 유명한 곳이다. 다만 숍이 위치한 상업지구가 최근 들어 임대 상황이 좋지 않고 유동이 현저히 줄어들었기에 걱정이 됐다. 그러나 이날은 올해 들어 첫 해가 뜬 날이자 케이팝 행사를 비롯한 오픈 행사으로 유동인구가 상당히 많았다.
< K-컬처 숍 오픈 기념 행사에 맞춰 김태호 대표가 관중에게 유창한 중국어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는 한운흥 대표 김태호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김태호 대표는 추첨을 통해 준비한 한국 제품을 관객들에게 선물로 나눠 줬는데 중국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여러 댄스팀이 준비한 케이팝 댄스 공연과 랜덤플레이댄스 배틀은 관중들이 무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도록 했다. 참여 댄스 그룹 중에서는 충칭뿐만 아니라 먼 션전(심천은 비행기로 3시간거리다)에서 참가한 댄스팀도 있었다.
< 랜덤플레이댄스 배틀에 참가한 많은 중국인 학생들과 큰 호응으로 이를 감상하고 있는 관중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실 이날 관람객 중에서는 성인뿐만 아니라 누가봐도 어린 친구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뿐만 아니라 아주 어린 꼬마들도 고등학교 언니, 오빠들을 따라 케이팝에 맞춰 무대 주변에서 춤을 추고 손과 발을 열심히 움직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귀엽게 보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는 더할나위 없고 주변의 어른들도 그 모습을 귀엽고 사랑스럽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이날 이곳 주변은 모든 것들이 한국과 관련된 것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 한국 제품을 선물받고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 케이팝을 들으며 춤을 추고 한국문화를 접하는 중국 남녀노소 모두가 한국에 열광하는 것 같았다. 마치 통신원이 2000년대 초반 중국에 왔을 때 한류에 엄청난 열광을 보였던 시기처럼.
< K-컬처 숍 내부에는 케이팝 음반 및 굿즈를 비롯해 아이돌 그룹을 내세운 다양한 한국 과자 및 음료수가 진열돼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 중간에 잠시 숍 내부 구경도 가보았는데 실내는 복잡하지 않고 정돈돼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사진들이 벽면에 걸려있었고 그와 관련한 음반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었다. 한국 중소기업이 제작한 전자제품을 비롯해 화장, 미용용품과 더불어 한국산 간식거리도 눈에 들어왔다. 아직 물건이 다 진열된 것은 아니었지만 중국인들의 관심을 끌만한 색다른 물건들이 많이 보였다.
< 벽면에는 블랙핑크를 비롯한 케이팝 아이돌 사진을 마련해 팬들이 좋아할 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통신원도 나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이번 한운흥은 2호점이며 이미 2024년에 1호점이 오픈한 바 있다. 오랜 기간 충칭에서는 K-컬처 관련 전문 숍을 보기 어려웠는데 정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충칭이라는 도시가 중국에서도 상당히 규모가 큰 대도시이기는 하지만 K-컬처 관련 행사는 현저히 드물다. 그만큼 한국문화 관련 사업이 쉽지 않은 곳이다. 그 가운데 한운흥은 여러 방법을 모색하며 새로운 시장에서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한국과 중국 직원 모두가 이날 행사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은 한편으로 안쓰럽기도 했지만 K-컬처를 알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고 고맙기까지 했다. 이날 두 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행사의 공연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오늘의 도전이 5년 후, 10년 후에는 더 큰 무대에서 더 힘차게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성명 : 한준욱[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중국(충칭)/충칭 통신원] 약력 : 일사광선(一丝光线) 스튜디오, 아트노벰 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