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사람들은 '세상은 작다(De wereld is klein)'와 '모두가 서로를 안다(Iedereen kent iedereen)'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벨기에가 한국의 경상도 면적에, 인구수는 서울과 비슷한 작은 나라이다 보니 한 사람 건너 지인이 겹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마다 사람들이 놀라며 하는 말이다. 통신원이 앤트워프에 위치한 한국 마트 '숍 도(Shop d’Ho)'에서 소피 반 든 브룩(Sofie van den Broek, 32세) 씨를 만났을 때 자연스럽게 '작은 세상'이라는 표현이 나왔다. 통신원이 네덜란드어로 인사하면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을 소개하고 사진을 촬영해도 되는지 묻자 소피 씨는 유창한 한국말로 본인이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최한 벨기에 행사에 진행자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현재 청소년 상담자이자 이벤트 및 축제 프로덕션 매니저로 근무하는 소피 씨를 통해 벨기에에서 한국문화 커뮤니티가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들어 보았다.
<앤트워프 한국 마트에서 만난 소피 씨(우측) - 출처: 통신원 촬영>
언제부터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2009년부터 케이팝의 팬이 됐습니다. 영국에서 온 친구가 샤이니의 <링딩동(Ring Ding Dong)> 뮤직비디오를 보여줬는데 음악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물렀죠. 이후 유튜브에서 더 많은 케이팝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저의 관심은 한국의 드라마, 음식, 언어, 예절, 역사 등 다양한 범위로 빠르게 확장됐어요. 한국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서 2013년에는 한국을 방문했고 그 후에도 두 번이나 더 한국을 여행했어요. 내년 봄에 다시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한국을 방문해 좋은 것은 한국인 친구들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연락을 지속해 정기적으로 한국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또한 제가 좋아하는 케이팝 그룹의 팬미팅에도 참여할 수 있어 좋습니다. 한국어가 상당히 유창하세요. 언제부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나요? 저는 한국문화를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앤트워프대학교어학당에서 4년째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글을 읽는 것은 쉽기도 하지만 무척 즐거운 일이기도 해요. 한국에서 사람들과 쉽게 한국어로 소통할 수 있도록 더 유창하게 말하는 법을 배우고 싶습니다. 또한 한국인들과 함께 일할 때 편리하도록 더 쉽고 전문적으로 한국어를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벨기에 한국문화 커뮤니티 운영자 소피 씨 - 출처: 소피 씨 제공>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최한 벨기에 한류 행사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2013년부터 벨기에의 케이팝 팬들을 위한 'Nu-EFF'라는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여러 해 동안 벨기에 팬들이 케이팝에 대한 정보를 나누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모임을 운영해 왔죠. 그렇지만 2013년에는 벨기에에서 케이팝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팬을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던 중 2015년에 한 벨기에 케이팝 커뮤니티(K-Pop Belgian Society)의 개설자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주최하는 한국문화 축제 '한류웨이브'에 함께하자고 제안했어요. 그 후 해당 축제에 진행자로 계속해서 참여하게 됐어요. 이 축제를 통해 수년 동안 많은 방문객을 맞이했고 주벨기에한국문화원과도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유럽과 벨기에에서 최초로 'K-Community Festival'을 개최하기도 했어요. 저는 프로덕션 매니저로 전통 서예 워크숍, 한복 체험, 케이팝 댄스 배우기, 노래방 등을 기획했고 자원봉사자 일정표 등 행사에 필요한 사전 자료들을 작성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축제조직위원회의 활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내년에는 다시 벨기에에서 '한류웨이브' 축제가 열리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벨기에에서 한국문화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시나요? 분명 놀라운 인기도 상승이 있어요. 케이팝에 대해서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일반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더 많이 부상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문화 이벤트들을 조직하고 있고 곳곳에서 한식 레스토랑이 새로 생겨나고 있어요. 한류의 긍정적인 성장임이 확실합니다. 벨기에 내 한국문화 커뮤니티 운영자이자 행사 기획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벨기에에서 한국문화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케이팝 페스티벌이나 한국의 전통문화 워크숍 행사 등을 계속해서 기획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하면서 한국문화 커뮤니티를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벨기에 사람들이 진정한 한국문화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팬들에게 안전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 소피 씨 제공
성명 : 고소영[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벨기에/겐트 통신원] 약력 : 겐트대학원 African Languages and Cultures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