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일본지적재산학회 심포지엄에 참가해 한국 콘텐츠와 관련한 발표 내용에 주목했다. 일본 내 한국 콘텐츠 현황을 학술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 콘텐츠와 일본 콘텐츠와의 정책적 차이점에 대해서도 논의해 의미를 더했다. 일본지적재산학회는 2002년 지적재산에 기초한 사회 형성을 위한 학술 연구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돼 올해로 설립 23년을 맞이했다. 한국지적재산학회와는 지난 2023년 5년간 학술협력협정을 맺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해당 협정은 학술협력을 촉진하는 것이 공동의 이익에 부합됨을 인식하고 각국의 학술 발전 및 지적 재산권에 관한 우호적 관계에 기여할 것을 강조하며 구성원 간의 교류, 공동 연구 및 교육, 학술 정보 교환을 규정하고 있다. 본 협정에 기초한 활동의 일환으로 2023년 12월 8일 대한민국 부산에서 한일공동지식재산 심포지엄 2023이 개최되기도 했다. 심포지엄은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교대로 개최국을 맡아 연 1회에 한 번 개최된다.
< 좌측부터 와타나베 회장, 한지영 회장, 샤오용 부회장 - 출처: 일본지적재산학회 >
한국지적재산권학회와 협력 관계에 있는 일본지적재산권학회의 이번 심포지엄 현장에서 한국 콘텐츠 관련 발표가 많은 주목을 받았다. 한국 콘텐츠 관련 발표는 일본 정책창조대학원대학의 문화산업지역창조학과 타부치 교수가 담당했다. 내용은 2024년 9월에 일본 정책창조대학원대학에서 개최된 '일본 문화 전략의 미래를 생각하는 심포지엄'에서 조사이 국제대학교의 황선혜 교수의 발표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황선혜 교수는 2022년부터 조사이 국제대학교 미디어학부 및 경영디자인대학원에서 콘텐츠 비즈니스와 비즈니스 모델 연구 분야에 공헌하고 있는 한국 콘텐츠 연구의 선구자다. 황선혜 교수의 발표 내용의 일부를 토대로 타부치 교수가 소개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잔치국수를 시식하는 모습 - 출처: 주멕시코한국문화원 >
참가자들은 <폭싹 속았수다> 속 사건과 유사한 개인 경험이나 인상 깊었던 순간을 공유하며 한국 드라마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감동을 더욱 깊이 체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루벤 사바스 씨는 "이 드라마가 남긴 메시지는 힘든 시기를 겪을 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의 중요성이다."라며 "꽃은 혼자 피는 것이 아니라 밭이 필요하다."는 속담을 인용해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태도를 강조했다. 과달루페 이달고 씨는 자신이 겪은 어려움과 드라마 속 주인공 애순의 삶이 유사하다고 느껴 "성공을 향한 끈기와 가족의 소중함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마리아나 라모스 씨는 "금명이라는 캐릭터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과 사랑,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한국 드라마와 한식이 주는 감동이 일상에 큰 힘이 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 일본지적재산학회 심포지엄 - 출처: 통신원 촬영 >
"일본 콘텐츠의 창조력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관련 행정 조직이 여러 개로 나누어져 있어 정책 결정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하나의 행정 조직으로 통합돼 있어 정책적인 실행력이 효과적입니다. 한국에서는 콘텐츠 수출이 1억 달러 증가하면 화장품과 식품의 수출 또한 1.8배 늘어납니다. 이와 같이 콘텐츠는 관련 산업 분야를 성장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편 일본의 경우 로케 촬영지에 대한 규제가 여러 기관에 걸쳐 엄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또한 일본의 저작권산업은 한국의 문화산업과는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단순 저작권의 판매가 아니라 가치와 공감을 통한 팬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문화산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아시아 엔터테인먼트가 주목받는 시대입니다. 할리우드 중심에서 아시아 중심으로 바뀌는 데 있어 한국과 일본의 연대가 중요합니다.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 한국과 일본의 젊은 세대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부치 교수가 소개한 위 내용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콘텐츠 정책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양국의 콘텐츠산업에 있어 협력과 연대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다. 이해관계자의 상호작용, 인과관계 연구 등 한국 콘텐츠의 성장을 학술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것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학회를 통해 한국의 콘텐츠 제작 환경, 팬 비즈니스, 연계산업과의 관계성, 관련 정책 등이 논의되는 기회가 일본에서 더욱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일본지적학회 홈페이지, https://www.ipaj.org/topics/2023/jck_20231208.html, https://www.ipaj.org/aboutus/ - 일본 정책창조대학원대학 홈페이지, https://www.grips.ac.jp/list/jp/facultyinfo/tabuchi_helga/
성명 : 하승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 호세이대학 대학원 정책창조연구 박사과정